얼마되지 않은 지하철 사건이라고나 할까.
토르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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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5 21:37
원래 이친구가 좀 깨는 친구입니다.
둘이서 어딘가로 가려고 지하철을 탔더랬죠. 흔들흔들 다리도 지나고 땅아래도 달리다 지상으로 나왔을때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요란합니다.
"내가 말이야! 이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왔어! 이세상은 다 타락했어! 난 하늘에서 하나님께서 파견한 사자야! 내말 듣고 회개하면 천국갈 수 있어! 세상은 썩었어! 주저리주저리..."
하는 겁니다.
빠릴 지나가면 그나마 다행이고 조용해 주면 더 좋은데 말입니다. 안그래도 고즈넉한 오후 햇살 속에 노곤하니 잠이 들려는데 재수도 왕재수지...혼자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한마디 해 말어를 반복하고 있었더랬죠...
근데 옆에 있던 친구녀석이 뭔가 벌떡 하는겁니다. 그러더니 막 소리 치는 거예요.
"야! 너 누구야! 나는....너를 보낸 기억이 없는데? 누가 내려 가랬어. 빨리 안가? 직무 유기야 직무 유기! 빨리 올라가! 너 이새끼 직책이 뭐야! 빨리 안가! 누가 너더러 내려가래 앙?"
목소리 큰 그 친구 탓에 지하철에 난리가 났죠.. 일부는 쓰러지고 떠들던 사람은 얼굴 벌개져서 이쪽만 노려보고 있고 그렇다고 되돌아 나가자니 멀고(참고로 맨 끝칸이었죠.)
결국 혼자 벽보고 얼굴 벌개서 서있더니 문열리자마자 손쌀같이 내리더군요.
왜들 그러고 사는지 에잉...
개독파멸의 첨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