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기독교인이세요.
자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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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2:36
안녕하세요.
오늘 가입해서 처음 글 남기네요.
사실, 제가 이런 사이트에 가입해서 글까지 남기게 될거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는데...;
어머니가 기독교인이시랍니다.
게다가 신학을 공부하고 계시죠. 잘은 모르겠지만 얼핏 듣기론 목사 공부를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와 제 동생 앞에서 전도(;)를 하실때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답니다.
기독교에 관심은 커녕 그쪽을 싫어하거든요, 솔직히;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저렇게 우리를 전도하려 하는것도 사실 어머니 자유이니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선택하게 되는건 나이고 내가 싫으면 그만이고 또 내가 그걸 싫어하니까.
제게 종교를 선택할 자유가 있는것처럼 어머니께도 전도를 하실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점점 도가 지나친다고 생각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봐 온 전도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그랬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포기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네요.
참 끈기 있습니다.(끈질겨요,정말;)
저희 집 근처에 교회가 있는데요.(정말 가까운 거리입니다. 거의 바로 옆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어머니께서 다니시는 교회는 아니고...그 쪽 교회 목사님, 사모님과 친분이 있으십니다.
그래서 저희집 왕래도 간혹 있고 하는편인데...
얼굴 몇번 봤다고 그러는 건지 뭔지, 볼때마다 아는척을 하십니다.
눈 마주치면서 인사하고 웃고 이름 부르고-
그게 그냥 이웃의 관심이라면 기분좋게 받아넘길 수 있겠는데.
그냥 '이웃의 관심'이 아니란걸 알고 있어서 그런건지. 전 그게 참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성격상, 전 제가 관심있어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과 그렇게 돈독한 친분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이건 제 성격이 좀 이상한거겠죠; 필요이상의 관심, 싫어합니다.)
뭔가 목적을 가지고 사람에게 다가오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뭐랄까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역겹습니다.
기분이 좋다가도 막 화가 나요.
싫어하는 티를 내려다가도 어머니 체면도 있고
또 겨우 그런 이유로 화를 낸다는것도 왠지 유치하게 느껴지고.
그냥 나만 무시하면 되는건데, 뭐- 라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는데...
지금은 이게 너무 스트레스가 됩니다.
게다가 어머니는 제가 세례받는 꿈을 꿨다고 그러시면서
주변분들에게 "쟤가 지금은 저래도 언젠간 꼭 교회에 나올거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낼수도 없고(여러가지 사정으로 저와 어머니는 보통의 모녀 지간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전 어머니께 화를 내거나 하는 일도 잘 안해요. 대화도 없는 편이고...아, 이런 가정사까지 주절거리게 되다니;)
아직까진 그냥 무시하고 지내는데......
어머니 친구분들도 항상 볼때마다 교회 나오라고 그러고.
그 상황에서 역시 전 싫은 소리 한마디 잘 못하게 되네요.
그냥 나만 무시하고 신경 안쓰면 되는건데 괜히 화내서 서로 기분 나쁠거 있나- 싶은 맘에
아직까진 그러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여러모로 스트레스 팍팍 입니다.
싫다는데도 강요하는건 뭔지.
마치 예수를 아는것만이 가장 고귀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정말 맘에 안듭니다.
이런 상황에선 제가 정말 어찌 대처를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너무너무 답답한 마음에, 어디 말할데도 없고 이렇게 글로 조금 풀어봅니다.
혹, 게시판에 맞지 않는 성격의 글이라면 알려주세요.
젠장 우리집이 좀 형편이 거시기한데 그이유가 예순지 야손지 하는 거 안믿어서 그렇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