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교회참관기 II (by 오디세이)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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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07 10:40
[체험] 교회참관기 II
작성일: 2001/10/08
작성자: 오디세이
올만에 교회를 한번 나가보았습니다. 한 두어달 안가다가...어찌 어찌 해서 가보았습니다.
뭐, 교회를 다니셨던 분들이 많으신지라 굳이 제가 이런 글을 안올려도 되겠지만, 그냥 한번 올려봅니다.
교회는 감리교회였고, 11시 대예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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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11시가 다 되어 본당에 들어가게 되었다. 보통 교회들은 일요일 11시에 대예배가 시작되고, 그 전에 이미 한 사람이 나와서 찬송가, 복음성가를 열심히 먼저 온 사람들과 불러댄다. 흔히 보는 광경이다. 조금 열성인 교회에서는 벌써 이때부터 바람잡이를 시작한다. 박수치고, 소리질러대고.....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교회의 운영진들 (목사 이하 부목사, 전도사 등등 실무진)은 아마 성악을 전공하였거나, 판소리를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자주 든다. 저렇게 소리를 질러대도 목청이 괜찮은 거 보면....(-.,-)
11시에 맞추어서 들어갔기 때문에, 이런 시끄러운 전야제(??)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Scene #2
보통 교회의 식순은 목사가 묵도를 하면서 시작된다. 막 들어갔을 때, 이 묵도가 시작되었다. 대개 묵도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이거저거 걸러낼 거 다 걸러내면, 요점은 하나다.
"인간은 죄악에 빠진 악한 존재이고, 이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예수(혹은 하나님)를 경배하여 구원받아야 한다."
이 말을 하기 위해 앞 뒤로 붙는 각종 수식어와 의미없는 문구들로 잔뜩 치장되어 있다고 보면 큰 무리는 없을 거라고 판단된다.
묵도가 끝나고, 주보에 나온 식순에 따라 찬송가 합창이 이어졌다.
찬송가는 좀 어려운 것도 있지만, 대개 1절만 들으면, 구성이 간결하고, 반복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대충 따라부르기 쉽다. 다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가지고 300곡이 넘게 구성되어 있는데.....솔직히 종이가 아깝다.... 찬송가는 보통 2곡이 연창되고 4절까지 끝까지 부른다. 지겹다....
찬송가가 끝나고, 매주 돌아가면서 교인 중에 한명이 나와 대표기도를 하는 시간이 있다. 이번에는 교회 부목사가 하는 차례였나 보다. 대표기도의 내용??? 별거 없다....다시 한번 반복된다.
" 죄많은 인간을 무한히 사랑하는 하나님께 경배를 바친다."
" 목사가 연설할 때, 말씀의 능력이 임하기를 바란다."
" 우리 교회를 위해 힘쓰시는 여러사람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내리기를 바란다."
이 3가지 외에 별다른 내용을 그다지 들어보지 못했다....교회에 무슨 큰 행사가 있으면, 그 행사에 주님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정도가 추가될까???
그리고, 이어지는 찬양단의 찬송가 혹은 복음성가 합창....
Scene #3
헌금의 경우는 이 교회는 교회에 입장을 하면서 걷고 있었다. 따로 예배시간에 걷지 않고....문앞에 헌금통이 있어서 각자 거기다가 돈을 넣는 식이었다.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었다.
목사가 등장하여 감사헌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을 부르고, 잠깐 기도하였다. 교회 주보를 살펴보니, 십일조를 낸사람, 감사헌금 낸사람, 선교헌금 낸사람들 명단이 쫙 나열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교회 문화의 한가지 이해못할 현상이다. 왜 나열하는지.....(-.,-)
십일조 등 교회에서의 재정문제로 인해 드러나는 여러가지 추잡한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십일조라는 구약의 율법을 특별히 강조하여 살을 찌어온 한국 기독교의 삼류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교회에 사람들은 십일조 등 헌금을 내고, 교회는 그 사람들에게 천국을 약속해주는 상호공생관계가 아닐까.....예전에 어느 기독교인한테, 구약의 수많은 율법이 오늘날에 적용되지도 않는데, 굳이 십일조를 강조하는 현실에서 무언가 모순을 느끼지 않느냐라고 물어보았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참 가관이었다.
"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십일조는 내야한다. 우리가 가진 재물은 우리 것이 아니라 하나님 것이다. "
대단한 세뇌라면서 속으로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Scene #4
목사의 설교가 시작되었다. 사도행전 20장에 나온 내용을 가지고 설교를 하였다. 내용은 "유두고"라는 넘이 감히 사도 바울이 신성한 주님의 말씀을 설교하는데, 창가에서 듣다 졸다가 떨어져서 죽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사도 바울이 주님의 능력으로 살려내었다. ~~ 놀랠루야~~~!!!
이 이야기를 가지고, 두가지 방향에서 설교를 하였다.
첫번째는 항시 우리는 깨어 있어야 된다. 주님의 말씀에 거역하고, 유두고 처럼 자 있는 상태로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면 사탄이 침범하고, 죄악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항시 주님을 경배해라....
두번째는 유두고가 되살아난 놀라운 주님의 능력이 바이블에 명시되어 있지 않느냐??? 더욱 열심히 주님을 믿어서...우리도 그넘처럼 부활의 은총을 입자...
목사의 설교는 기본적으로 바이블의 모든 내용이 실/제/의 사건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안에 기록된 내용 중에 상식선에서 이해되지 않는 사건은 신의 놀라운 능력으로 치환시켜 버리면 끝이다. 그리고, 수천년전 있었던, 사건의 일면만을 기록한 단편적인 기록을 가지고, 현대에 그대로 적용시켜 버린다. 그 설교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물론 바이블의 모든 사건은 실/제/로 일어났으며, 역시 비상식적인 일은 신의 능력으로 치부한다.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아...정말 편하다...이렇게 편한 종교가~~~!!!
설교 중에 "여러분은 믿습니까~~~!!!" "할렐루야~~!!" 뭐 이런 환호가 틈틈이 등장하였음은 짐작하시리라 생각된다.
Scene #5
설교가 끝나고, 앞으로 있을 부흥회 및 교회의 여러 행사에 관한 신도들의 참가를 바라는 광고가 있었다. 마지막 찬송이 있었고, 목사의 축도가 이어지고, 기도 한판 때리고 끝났다.
아...2달 만에 가보는 교회였지만, 역쉬 지겨웠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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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가끔 갈 때 마다 느낀는 거지만, 별 내용이 없다. 서두에서 언급한 주제...
" 인간은 죄악에 빠진 악한 존재이고, 이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예수(혹은 하나님)를 경배하여 구원받아야 한다."
대부분 이 주제에 대해 말을 붙이고, 살을 붙이며, 이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수식어들이 따라 붙는다. 기도할 때 보면 참...한심하기 까지 하다...(-.,-) 요란하게 각종 수식어들을 다 갖다가 붙이지만, 별 내용이 없다....
찬송, 기도, 설교, 찬송, 기도로 이어지는 형식 속에서 거의 대동소이한 주제의 반복...그 주제란 것도 인간의 죄의식 고양(??)과 신의 복을 비는 것...다시 한번 느낀 것이지만....지루하고 한심하다...쩝....
그러나, 매주 대동소이한 주제를 가지고, 이 정도로 성장하였다니, 이들의 잘 조직화된 제도적인 집단세뇌의 효과에 대해서는 감탄을 금치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