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독교 경험담 |
한겨레 종교권력 토론 게시판에서 옮겨왔습니다...
▒ 번호 : 502 ▒ 글쓴이 : 거푸집 (casefilter)▒ 조회 : 349 ▒ 추천 : 12
더이상 좌시 할수 없는 기독교인들의 독선
제 주변에는 유난히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그들에게는 좋은 전도 대상이 될때가 많습니다. 먼저 말씀 드려야 할점은 이러한 그들의 전도가 100% 그릇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 그들 자신에게 더 없이 정신 건강에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행위 자체는 훌륭하고 선의 의지에 기반한 행동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곳에 있습니다.
저의 종교는 불교입니다. 제가 겪어본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불교를 미신과 같은 종교로 취급하며, 더한 사람들은 불교라는 종교를 가진것 자체를 부정하면서 전도를 하려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것이죠.
불교를 깊게 믿는것은 아니죠? 혹은 그냥 부모님이 불교니깐 믿는것이죠?
저도 그랬지만 교회 나가서는 많이 달라졌어요 또 다른 사람들은
진지하게 불교 신자라고 말할 수 있나요? 절에 자주 가는것도 아니잖아
요?등등 입니다.
위에서 보신바와 같이 대부분 기독교 신자들은 제가 가진 종교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미신이며 강한 종교적 신념으로 엮어지지 않은 그저 추상적인 종교 행위로 간주하려 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엄연히 제가 가진 종교가 존재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런식으로 전도를 접근한다는 것에 처음에는 굉장히 거부 반응과 함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내가 가진 기독교만이 진정한 종교이니 다른 종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너무나도 독선적인 사고 방식에서 우러나온 발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조금만 시야를 넓혀서 세계에는 기독교외에도 각 민족의 다양성에 따라 생성된 수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다양한 종교를 믿고 나름의 행복과 사회정의를 추구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독교 전파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살펴 본다면 왜 위와 같은 이들의 전도가 가능했는지를 알수 있습니다. 기독교 보다도 더 역사가 오래된 고유 신앙들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지의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파고 든 과정은 곧 유럽의 제국주의 침략사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입니다. 선교사가 가는 곳에는 여지없이 제국주의의 광기어린 총칼이 뒤따라 들어섰던 것이죠. 처음엔 기독교로서 식민지 대상 민중들의 정신을 지배한뒤 다음엔 모든것을 빼앗아 버리는 수순을 밟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콜럼버스가 십자가를 앞세우고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을 때 부터 그 땅의 원래 주인이던 인디언 민중들의 멸종은 이미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종교적 자유를 위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건너간 청교도인들이 도착하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인디언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었지만, 제가 불교를 어렴풋이 나마 즐기는 이유는 부처가 곧 우리 자신이라는 자아를 중요시 하며 그 자아가 있으면 보살행이라는 즉 타인을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라는 자유의지를 중시 한다는 점입니다. 흔히들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미신과는 거리가 먼 종교가 바로 불교인것입니다. 상생의 입장에서 타인의 종교를 존중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종교를 믿는사람이라면 남의 종교를 그런식으로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는 법입니다. 설사 제가 즐기는 불교가 우리네 어머니들이 믿어 왔던 고무신 불교라고 하더라도 저는 그 마음 씀씀이라도 자식들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추운 겨울 차가운 대웅전 바닥에서 삼배하는 그 마음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저는 가끔 경상북도 부석사에 자주 갑니다. 그 유명한 무량수전이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또한 저는 기독교인들의 독선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국보급 문화재에 준하는 벽화의 사천왕상의 눈에 누군가가 십자가를 그려 놓은것을 그곳 스님의 안내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군상 파괴의 광풍이 전국을 휩쓸때 무량수전 안에 안치된 국보인 아미타 여래좌상을 부수려 하는 어떤이(?)들을 막기 위해 교대로 스님들이 불침번을 선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현실입니까? 예수님또한 내 이웃을 사랑하라며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감내 하셨지만 그 가르침을 믿는 이들이 하는 짓은 내 이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재를 파괴하고 훼손하는 일을 서슴치 않고 한다는 점입니다.
이 얼마나 무지에서 비롯되는 행동들입니까? 지혜의 보고이자 전세계 최고의 베스트 셀러인 성경을 읽는 하나님의 아들 딸들이 할수 있는 행동이라고 할수 있습니까?
저는 기독교인들과 같이 성경, 교리 공부니 혹은 매주 교회 나가 설교를 듣는등과 같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종교 활동을 해본적이 없습니다.푸코가 말했듯이 특정 지배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장으로서 근대화 과정에서의 유럽에서는 교회,학교,군대,감옥 이러한 기관들이 집단으로 대중들을 길들여 간다는 원리는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나의 정신이 길들여져 가고 또 그것이 절대 진리이든 절대 선이든 나자신이 그것을 절대적으로 믿어 가는 과정을 생각하면 문득 섬뜩함이 앞섭니다.
그저 가끔 맑은 공기와 정신적 피로를 느낄때면 고즈넉한 절에가서 크게 숨을 쉬어 봅니다. 그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풍경소리와 함께시원한 산물이라도 한모금 한다면 그 어떤 교리나 종교적 집회가 가져다주지 못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비록 두꺼운 성경책에 나와 있는 귀한하나님의 말씀을 알지 못하는 무식쟁이인 저일 지라도 어떠한 것이 진정 정신의 자유와 평안을 가져다 주는지 분명히 구별할 수가 있습니다.
간언컨데 타인의 종교를 자신의 종교와 같이 소중히 여기길 바랍니다. 설사 자신의 종교가 절대적인 진리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그것은 자신과 종교적 공동체의 울타리 안에서만 효용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여 있는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문화 상대성을 위반한 자문화 중심주의에 젖어 자신의 종교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독선에서 벗어 나지 못한다면 개인의 차원을 넘어 종교전쟁이라고 일컬어 지는 무지의 충돌로 까지 확산될 수 있는 위험한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끔은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기독교를 사랑하는 친구에서 전해주려 하기이전에 친구의 종교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친구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