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이야기



나의 기독교 경험담

교수님 이야기

김군 2 1,476 2005.04.10 10:21

 저 대학 다닐 때 지도교수 얘기입니다.  생화학 전공하셨고 나이는 이제 환갑 넘으셨겠네요.

 여자 분이셨는데 제가 존경하는 유일한 교수님이셨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지요.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 똑똑한 이는 당연히 많지만,  자신의 소임에 충실한 사람은 보기 힘들거든요.

 이 분이 모태신앙으로 출발해서 50년 넘게 신앙생활을 하신 분인데, 그래도 과학자라 합리적인 분입니다.
수업시간에 자기도 모르게 예수님, 하나님 얘기가 튀어나와도 '수업 시간에 이런 얘기 하면 안되지' 하는 분입니다.
개념잡힌 극소수의 기독인이죠. 30년 넘게 금요일, 토요일마다 꼬박꼬박 봉사활동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부턴 존경심까지 들더군요.

 그런데 울 장난꾸러기 야훼가 또 이런 분을 그냥 둘리가 없지요,  교수님 생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믿음의 시험을 던지는게 아니겠습니까. 재산문제로 남편과 이혼하고 얼마 뒤 교통 사고로 두 아들이 크게 다치고, 그 중 하나는 혼수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실험실에서 밥 먹을 때 빼고는 교수님 기도하는 모습 보기 힘들었는데, 이제 시도 때도 없이 괴로운 모습으로 두 손 맏잡고 자리에서 일어날줄 모릅니다, 울 교수님. 

 실험실 애들 중에서 특히 저를 이뻐하셨는데 (홈피도 맹글어 드리고 번역도 해드리고 했으니 -_-)
대략 신에 대한 배신감과 믿음의 끈을 놓치 않으려는 마음 사이에서 고뇌하시더군요.
이 때 개독 다니는 선배가 한다는 말이  '다 하나님의 뜻입니다,  시험에 들지 마시고 기도하세요'

 썅...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했습니다.

 교수님, 괴로워하지 마시고 현실을 보십시요.  교회 다닌다고, 하나님 믿는 다고 자신에게 오는 불행이 비켜갑니까?
그렇지 않잖습니까?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무너진게 신의 뜻인가요?  그거 만든 놈들의 잘못이잖습니까.
신을 탓하지도 마시고 신에게 기대지도 마십시오.  교수님한테 관심도 없으니까요.  만약에  관심을 가지고 교수님의 믿음을 시험하는 거라면 그야말로 나쁜 놈이지요, 고개를 들어 사실을 보십시오. 진실이 아닙니다, 그저 사실입니다, 눈 있는 자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그래도 울 교수님 신앙를 버리지 못하시더라는....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문득 비도 오고 ... 궁금해 지네요

 

Comments

다빈치코드 2005.04.11 11:15
좋으신 교수님 같군요. 하지만 저등한 기독교를 인생의 지표로 삼는한 방황은 끝이 없읍니다. 죄송하지만 그분의 인간됨은 그분의 인간됨일뿐 결코 하나님의 뜻으로 그분이 존경받을만한 인간이 됬다고 보긴 힘드네요. 어쨌든 주위에서 훌륭한 인간들이 기독교의 망상에 빠져 있는걸 볼때 더욱더 안타까울 뿐입니다.
스파이더맨 2005.04.10 16:14
그 교수님 불쌍하시네요. 사실 신은 공평해서 결코 특정한 개개인을 특별히 봐주거나 미워하지 않지요. 동양철학만 공부하셔도 그건 아실 수 있는 건데... 착하신 분이 잘 되서야 할텐데... 슬픈 이야기네요. 안 되셨어요... 삶이란 왜 이리도 고달픈지... 결국 자기 마음이 문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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