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상갓집 경험
쥐뿔
일반
2
3,254
2003.08.14 16:18
10여년 전에 어느 회사에 다닐 때였다.
직원동료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그날 저녁 수원에 있는 그집에 동료들과 함께 찾아갔다. 막 그 대문을 들어서려는데, 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회사 동료가 그 형인 듯한 사람과 몸싸움을 하고 있는 거였다.
동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 개같은 년, 이샤끼..." 처음에는 의아해 해서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머뭇거렸는데, 그 싸움이 한 30분을 갔다. 나중에 그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수원에 있는 집에는 절에 다니시는 어머니와 장가도 안간 이 친구가 살고 있었는데, 원래는 그 형네부부가 모시고 있었단다. 그런데 며느리랑 형이 교회에 나가면서부터 어머니를 절에 다니지도 못하게 하고 집안제사, 아버지 제사도 못지내게 하더란다.
한사코 어머니가 절에 다니고 제사를 지내고자 하니까 집안 싸움에 말이 아니었는지라 형네 부부가 따로 분가해나갔던 것이고, 그렇게 오랜동안 이 친구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가 돌아가신 것이었다.
그런데 불교식장례도 아니고 그저 전래적 유교식 장례상과 의식을 놓고 며느리와 형이 절도 못하게 하고 불공도 없고, 그냥 기독교식으로 해야한다고 버퉁기는 것이었다. 그러니 막내인 이친구가 술을 마신 김에 퍼부은 것이다.
"살아생전에 교회다닌다고 그렇게 싸우고 집나가서는 모시지도 않고, 이제와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루게 하는 개같은 년놈들아. 나가라......" 이런 집안싸움이 었다. 여러 친지들이 말리고 싸우고 해서, 할말이 없던 며느리와 형은 집 아예 장례집을 나갔다.
이게 내가 사회에 나와서 처음으로 장례를 놓고 기독교가 집안싸움나게 만드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었다. 나로서는 이해못할 일이었지만, 기독교인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하기사 예수 영접안하고 돌아가시면 지옥이니, 그 장례식을 기독교로 하든 불교로 하든 유교로 하든 그건 이미 결정된 것이다. 기독교적으로도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천국과 지옥의 판가름이 장례식을 기독교적으로 치렀다고 해도 의미없는 일이지만, 그들은 살아있는 자신을 위하여 죽은 어머니를 욕보이는 짓이었던 것이다.
그때 나의 생각으로는 종교로 인한 장례식의 처리분쟁은 너무도 단순하다. 순전히 돌아가신 분의 종교를 따라 장례를 치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만들어놓은 신과 책이 지내 어머니보다 소중하냐?
이 개c발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