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왈 - ...꼭 우리 조상님 욕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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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0 21:16
오늘 낮에 모처럼 부자가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의논합디다
아버지 ; 아들, 이번 추석 때부터 우리 제사를 다시 지내는 게 어떠냐?
아 들 ; 네, 제사요 ?
아버지 ; 음. 아빠가 이제 교회를 안다니니까 굳이 제사를 안지낸다고
고집을 부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그래.
그리고 너도 교회 안다니기로 했다니까
이번 추석에는 제삿상 차려놓고 조상님께 절할 수 있잖니 ?
아 들 ; (시원한 목소리로)그럼 그렇게 해요. 우리도 제사를 지내죠 뭐.
아닌게 아니라 교회에서 제사 지내지 말라고 할 때는 꼭
우리 조상님 욕하는 것처럼 들렸거든요.
이제부터 저도 떳떳한 마음으로 조상님께 절할래요
아버지 ; 좋았어. 그럼 그렇게 하자 ^^
사실 애기 아빠는 조금 힘들게 제사 얘기를 꺼냈는데
그렇게 간단명료하게 대답하는 아들이 의외였나 봅니다
모처럼 부자지간이 어깨를 맞대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속으로 이거 너무 진행이 빠른 거 아냐?...했지요
게다가 제게는 물어보지도 않고...
(어차피 제사 음식 만드는 일은 제 차질테니까요)
그래도 하루종일 마음이 뿌듯해지는 걸 숨길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우리 아들이 이 정도로 깊이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애기 아빠도 듬직한 아들 덕에 어깨 펴고 삽니다 ^^
즐거운 추석돼세요..
처음 오프에 오실 때,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하시는 것으로 보였었는데....
드디어~웃을 수 있게됐군요.
님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조 위 쉬어가기 꼬리글 확인하세요 ㅠ.ㅠ;;;
만나면 찐~~ 하게 쏘주라도 한잔.....(앗...!!...아니다.....초등 6학년이라 그랬지..?? 애구구구....하여간 무조건 주님 영접이 입에 붙었넹, 붙었어......emoticon_014emoticon_014emoticon_014)
공부는 죽어도 하기 싫고 노는 건 잔머리 글려가면서 놀고...
방안에 가두고 종이하고 연필 하나만 던져놔도
게임을 만들어내서라도 놀 아이랍니다
공부는 중학생이 되면 본격적으로 할거라고,
그때까지는 어린애니까 논다고 야단치지 말라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아이랍니다 ^^
에궁~ 저 머리로 공부 좀 하면 어디 덧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