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동안의 사랑이 이렇게 끝나버렸습니다. 그놈의 단기선교인가 뭔가때문에
이현근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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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1 23:19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아니 동정했습니다.
너무 가여웠습니다.
그렇게 조그맣고 연약한데...
왜 그렇게 막 살아 가는지...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원래 그런지 알았나 봅니다.
소주 두세병을 마시고 어른에게 욕하고...
저는 알고 싶었습니다.
왜 그녀가 그러는지를...
같이 술을 마시며 얘기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목사님. 고지식하고 완고하며 어린시절 그녀에게 별다른 사랑을 주지 못한...
그리고 그녀는 부모의 뜻에 따라 자신이 원치 않는 학과에 와 버리게 된겁니다.
여성으로서 제일 좋은 학과라 할수 있는 약학과에..
거기서 저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와 함께 하며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 주었습니다.
사랑에 목말라 하는 그녀에게 사랑을 주었습니다.
의대에 가기위해 노력하다 몇번의 실패끝에 약대에 오게된 저를 동경하던 그녀를
저는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다 그것이 사랑이 되어버렸습니다.
더이상 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녀는 저 없이는 살수 없을것 같아 보였습니다.
다시 수능을 보기위해 떨어져 있던 몇달동안 수없이 전화를 하고 보고파 못견딜 때는 그먼 거리를
달려 왔습니다. 물론 저도 달려 갔고요...
그렇게 일년을 사랑하다.. 저는 드디어 제 뜻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다니던 약대 근처 대학에 있는 의대에 입학하게 된 것입니다.
그녀는 물론 자신이 계속 그곳에 있어야 함을 슬퍼했지만
우리 헤어지지 않고 그곳에 계속 같이 있을수 있다는 생각에 그런 슬픔을 잊고
더욱더 밝게 살아갔습니다.
저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저는 학교 다니며 남는 시간에 수많은 과외를 했습니다.
학비대는 것은 물론 생활비까지 제 몫으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녀도 가난했습니다.
시골 조그마한 교회의 목사인 아버지가 그녀에게 해줄수 있는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번 돈을 집에도 보내 드렸고 제 생활비도 보탰고
돈이 모자라면 은행에서 융자까지 해가며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녀가 돈이 없는것 같아 보이면 없는돈 보태가며 그렇게 오손도손 지냈습니다.
그녀는 겁이 많았습니다.
가끔 나 때문에 교회에 가지 않고는 했지만 조금 두렵긴 했나 봅니다.
저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같이 교회에 가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언니와의 다툼중에 머리를 한대 얻어 맞게 되었고
그걸로 정신을 잃어 버렸습니다. 실성한 상태가 되어 버린겁니다. 어린시절 아버지 한테
한대 맞았던게 너무 큰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날밤 밤새 울며 그녀 곁을 지켜 주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도 못알아 보는 그녀를 위해 울며 기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제발 다시 정신 차리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다음날에야 정신을 차렸고 저는 그녀가 그렇게 가보고 싶어하던 부산에 그녀를 데리고 갔습니다.
한달 생활비를 날려가며... 항상 자살을 생각하던 그녀가 자살 장소로 유명한 태종대에 가고 싶어
했기에 나와함께 그 마음 날려버리기 위해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그녀는 좋아졌고 다시 언니와도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900일이 지났습니다.
그녀는 저를 더욱 의지했고 내가 없으면 안될것 처럼 그렇게 살았습니다.
나 먼저 죽으면 따라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말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교회를 바꾸더니 교회에 그전보다 더 열심히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교사인가도 맡고 조금 교회생활을 열심히 하더군요.
저는 저만 의지하고 취미하나 없이 나와 함께 있는것만을 좋아하던 그녀가
무엇인가 좋아하는 일이 생겼기에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1000일이 되기 얼마전 그녀는 교회에서 가는 단기 선교로 해외를 다녀와야
겠다고 했습니다. 40만원이 드는데... 나는 그 돈을 나 다음학기 학교다니는데 보태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보내주었습니다.
이제 본과에 진입해야 하는데
등록금이 400만원이 나왔는데
내 빚은 벌써 천만원을 넘어섰고 집안마저 더욱 어려워 졌는데...
그래서 과외하느라 공부도 못하고 방학중 미리 하는 교육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80명중에 79등까지 해가며 좌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만을 기다렸습니다.
저또한 이제는 그녀 없이 살수 없기에...
하루에 2시간씩 자며 남들 다해온 공부 시작하며 해 나가고 있는 동안
그녀가 돌아왔습니다. 공항에서 걸려온 그녀의 전화.
이미 다른사람이었습니다. 그 목소리에 사랑이 없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전화하던 그녀가
그 뒤로 전화 한통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문자를 받느라 공부에 지장이 있을 정도 였지만.. 하지만 그것또한 행복했지만
이제 그녀는 문자 한번 보내지 않았습니다. 내가 먼저 전화해야 그나마 받고
먼저 문자 보내야 그나마 보냈습니다.
그녀는 매일 교회에 갔습니다. 새벽 1시까지 매일 그곳에 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 고통은 나몰라라 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헤어지자 했습니다.
두번이나... 처음에는 안된다고 하더니 두번째는 왠일인지 그렇게 하자고 하더군요.
저도 너무 힘든지라... 그렇게 성급하게 해 버린 것인데... 그녀와 도저히 헤어질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랑 너무 깊었기에...
1000일에 그녀와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전과는 많이 달랐지만 좋아하더군요.
그뒤에 이핑계 저핑계 대며 저를 만나려 하지 않기에 너무 힘들어 두번째로 헤어지자
했습니다. 다시 용서를 빌고 1005일이 되던날 그녀를 만나려 했는데 또 시간이 안난다며
미안하다 하더군요. 그러나 너무 보고 싶어 만나자고 해서 다시 만났습니다.
나를 사랑하냐 하더군요...
얼마나 사랑하는데...
얼마나 사랑했는데...
그렇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어떨것 같냐고 하더군요.
예상은 했지만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더군요.
그곳 외국에 있을때 부터 내생각 전혀 안났다고 하더군요.
그곳에서 열흘밖에 지내지 않았는데...
천일간의 그 사랑 모두 잊어버렸더군요.
나란 사람 그 사람 속에서 모두 지웠더군요.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요?
무엇이 참된 사랑인가요?
같은 믿음 없으면 사랑할수 없는건가요.
그렇게 그녀는 떠나갔습니다.
저는 그녀의 마음 다시 돌아올때까지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다시 돌아올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절망속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해야 합니다.
인간을 사랑하기에 인간을 위해 살기위해 의사의 길로 접어섰는데...
인간이란 얼마나 나약하고
얼마나 잘 변하고 얼마나 강한척 하는지...
그녀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녀를 그렇게 만들어버린 이땅의 기독교
그 것을 증오합니다.
전능한 신을 자신들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자신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몰고가고
잘못한뒤에도 항상 그이름 팔아 그 뒤에 숨어 살아가는 그 들이 증오스럽습니다.
"모두를사랑합시다"란 말이 성경에 있는게아니라 "우리끼리만사랑합시다"라고 쓰여있나봐요
자신들이 믿는 "신을 위해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데 나는 꼭 천국에 갈꺼야", 내지는 "나는 확실한 주의 종이야"와 같은.
그리고 위에 무라카미님! 기독교인이 이기주의자라고요? 그럼 그렇게 싫어하는 전도는 무엇입니까? 혼자 잘살려면 전도따위는 하지도 않겠지요.
삶이 힘든 분들에겐 기독교는 늪과 같습니다. 한번 기독교에 빠지면 헤어나질 못하고 자꾸만 깊숙히 빠져버리는 늪과 같죠. 얼마나 더 많은 분들이 이 기독교라는 종교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아야 합니까?? 더이상은 있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또 종교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어디나 아이들이 어느정도 이성적으로 자라난 후에 자신이 직접 종교를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를 선택하든 불교를 선택하든 유교를 선택하든 도교를 선택하든 이슬람교를 선택하든 무신론자가 되든.. 그것은 각 개인의 자유의지이며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에게 세례를 준다거나 어인아이들을 무조건 교회에 끌고 가는 것은 크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거죠. 어렸을때 꽉 막힌 흑백논리로 점철된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것은 뇌를 굳혀버려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독입니다. 맹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