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이야기
날새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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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7 12:41
주변의 개독 여집사의 이야기입니다.
남편이 작년까진 집사, 올해부턴 장로가 됐지만
그 남편, 신혼 초부터 속을 많이 썩였고(!)
35세정도까지 속을 팍팍..썩였었다 합니다. 그 여집사님 보따리 쌌던 게 수십 번..
그런데 머리를 좀 써서 교회에다 집어넣었더니 그 후...하여튼 점점 좋아져서 지금은 안 그런다나요.
남편을 옭아매는 수단으로 집에서 가까운 교회를 선택한 그녀. 신도 300명 정도의 교회.
집사의 직책을 줘서 자주 앞에 나가서 기도를 하게 하고..
바람 필 시간을 안 주면서 양심을 수시로 건드려주고, 또 교회직분에 자긍심을 느끼도록 유도했다고 하네요.
그러구러 10여년..작년엔 돈을 듬뿍 내 놓고 장로가 된 남편.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는 훨씬 의젓해졌으며,
"장로님, 나이를 거꾸로 드십니까.."운운하며 교회 아닌 길거리에서도 '장로님'이란 소릴 붙여 주면
스스로 그 '장로'소리에 기운이 펄펄 나는 듯 보입니다.
그는 살아온 이력이 별 볼일 없고 아마 그 "직분"에 으쓱해하는 그런 약간 저질적인 자입니다.
그렇다고 나쁜 놈은 아니고, 무드에 잘 휩쓸리는 좀..얄팍한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아직도 여신도들을 보면 은근슬쩍 깝죽대고,
구역별로 소풍은 어제 한번 가나~ 해가면서 아직도 그 끼가 남아있는 건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지만
본래 심성은 잔정이 많고 부드러운 인물이지요. 딸 하나 아들 하나에게도 잘해주는 편.
교회 다닌 후로 사업도 잘 되어 큰 집도 샀고,
남편도 그럭저럭 교회 직분 하면서(아이구 이런 개독용어 쓰려니까 속 뒤집힙니다마는)
옛날 개차반 시절에 비하면 사람 됐고,
그 여자집사님의 믿음은 고로 한결 높아졌어요.
십일조를 악착같이 하고(십일조를 잘 내서 이렇게 부자가 됐다고 아주아주 깊이 믿음)
그때그때 헌금은 잘 내지요.
그 덕에 교회 내에서는 상당한 위치를 점령했어요.
매주 헌금통을 열어 돈계산 하는 담당자 4인 중의 한 명이 됐고,
누가 월정헌금을 얼마 정도내고, 감사 헌금은 누가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 내는지
그 머릿속에 훤히 들어 있습니다.
여집사님의 일상생활은..
구역예배는 빼고, 교회에서 보는 예배만 주당 3회.
일단,
교회 갈 때는 화장을 덕지덕지 말도 못 할 정도로 처바릅니다.
살림이 유복하니 옷도 정말 최고급패션 그 자체구요.
교회가 무슨 오디션장도 아닌데..하여튼 타고난 몸매는 약간 있어요.
예쁜 옷을 입고 쏘다니는 것 그 자체에 한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런 성격.
이쁜 복부인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그러고는 저녁예배든지 본예배든지 다른 신도들이 오기 한참 전에 일찍 가죠.
여자수석집사라 할 일도 많거든요. 그리고 설교는 듣지 않아요.
설교하는 중에 자리에 없고 항상 무슨 일로 바삐 왔다갔다하고,
신도들에게 주는 선물 챙기기, 출석부 같은 것이 든 네모진 바구니를 들고
혼자 일어서서 꼬부리고 다니며 바지런히 움직입니다.
설교 내용 물어 보면 단 한 번도 대답을 못 하지요. 예배를 안 보고 잔심부름을 많이 하니까.......
몇 달마다 한 번씩 교회주방에서 순번대로 봉사하는 것 등등 많이 부려먹히더군요.
바지런 똘똘한
이 여집사님은 중학교까지 나오셨고, 성경은 콧배기 만큼도 몰라요.
하여튼 나한테도 작년에 솔직히 털어놨지만
3년쯤 전에 **전철역 근처에 있는 **야학이란 곳에서 고교 검정을 패스했다더군요.
툭하면 그 앨범을 펴서 보여 주며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과 **대에서 나와 무료지도해주던
대학생선생님들 이야기로 추억여행을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맨날 자기 자신의 머리가 텅 빈 것 같음을 느끼고
나이가 듦에 따라 뭔가 외로운지 남편인 장로님 욕을 바가지로 해대다가,
그래도 우리 신랑이 잘생겼지..흐흐 해가면서 다시 그 애정어린 표정으로 돌아갑니다.
성경책은 커녕 일반 책도 한 줄 안 읽습니다, 그 집사님.
그런데 신앙심만은 돈독해요. 교회 다닌 이후로 모든 일이 잘 풀렸다는 그 증거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때로는 그녀의 깊이 없는 신앙심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녀의 의식구조를 가만 짚어 보면,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회의를 느끼면서도,
그래도 안 믿었다가는 지옥에 떨어진다니까 일단 믿는 척 해 보자,
훌륭한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은 경우가 많으니까 기독교가 맞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신자들을 봐도 그렇지,
모두들 교회에서 점잖은 척 하지만 일반생활에서는 욕심은 욕심대로 다 부리고 할 거 다한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살아도 ..뭐 남들은 별 다른가? 내가 천당 못 가면 남들도 그 수준이니까
걔네도 다 못 간다..그래도 혹시 하나님이 있어가지고 나중에 지옥에 떨굴지 모르니까 조심은 하고 살자..>
뭐 대충 그런 정도인 것 같아요.
맘 열 곳이 없는지 신세타령조로 자기의 생각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다소곳이 들어주고 있으면 더더욱 좋아하며 온갖 심중의 비밀 창고를 열어 보여 줍니다.
'우리 장로님 중에 신실한 분의 부인이, 글쎄, 나랑 운동도 같이 다니고 오랫 동안 친했는데,
3년 전에 갑자기 암 선고를 받더니 시골로 휴양하러 간다고 하더군.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꽥 죽었다는
소식이 왔었어. 나는 이상했어..멍하고...나랑 맨날 함께 있던 그 되게 착하던 집사님이 갑자기 죽었다니까..
참 허무하고..'
'침례식 때 카메라 찍는 놈 있잖아, 그 000집사, 그놈 말야, 다른 사람들 침례 받을 때는 두 장씩 찍으면서
지 아들놈 침례 받을 땐 대여섯 장을 찍는 거 있지? 그놈이 다른 사람 꺼보다 더 찍나 보려고 안 그래도 내가
눈여겨 보고 있었더니 과연!'
'아까 스크린에 우리 헌금 열어서 정산하는 사람들 동영상 비춰줬잖아? 그런데 그 놈이 장로님 두 분만 촬영하고
나랑 ***이는 아예 화면 귀퉁이에도 안 나오게 찍었어. 이놈.. 두고 보자.'
'우리 합회 목사님들, 상처를 하면 몇 달 안 돼서 금세 새장가 가.. 신도들 중에서 후보가 금방 나오거든.
수입 좋고, 나중에 연금 죽을 때까지 나오지..ㅎㅎ 조건이 좋거든.'
하여튼 그 여집사님은 성경 한 구절 읽을 시간도 없이 교회일로 늘 바빠요.
수석집사(헌금을 많이 한 순서로 뽑은 모양임, 이 사람은 절대 수석집사의 자질이 없음) 노릇에,
온갖 잡무로 교회에 수시로 드나들며 시달리더군요.
그래서인지 작년에 여집사들 모두 모아 뉴질랜드 여행을 교횟돈으로 시켜줬다더군요.
처음엔 좋았는데 며칠 지나니까 빨리 복작복작대는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 안달을 했다는 그녀.
그녀의 머릿속은 용량이 거기까지는 안 되었나 봅니다.
그녀는 목사가 어떻건, 성경책이 어떻건 아랑곳 않지요. 그런 것엔 관심이 없어요.
자기 흥미대로 제멋에 다니는 신자라고나 할까..
한 교회에 십 년 이상 투자하고 정붙이고 자신의 토대로 만들었다 이 말입니다.
신앙? 글쎄 ..지금 생각하면 그녀의 신앙도 신앙 축에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에요.
기복신앙을 교회 속으로 갖고 들어가 그대로 풀어내는 게 그녀 신앙이지요.
구약에 신약에 뭔 복장 터지는 소리가 씌어 있는지 알 리가 없구요...
똑똑한 사람들도 교회에 많이 다니니까 뭐 틀린 종교는 아니겠지, 세계적으로 잘 사는 나라에서 들어온 거라니까..
무턱대고 그렇게 이미지를 굳힌 상태더군요.
아무튼 자기는 가까운 교회에 다녀서 복 받았고, 예전에 선택되었던 사람이었다고 자부심이 대단해요.
일상사 모두가 교회 사람들과의 테두리 안에 있고, 매우 짭짤하고 재밌는 교회생활을 하는 것 같애요.
워낙 천성이 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거든요. 아전인수로 해석하며 사는 거죠.
주변의 개독교인...관찰해 보면 참말 재미납니다. 별 게 다 있어요.
나의 관찰망에 걸려든 또 하나의 여인이 있으니..
이 여인이야말로 모든 삶의 토대가 할부지 적부터 서양귀신에 씌인 이른 바 '일찍 개명한 집안'출신이죠.
오늘 소개한 집사님과는 정반대로 고학력, 고품질 집안 출신이랍니다.
그 여인이 개독을 벗어나려면, 첫째 온 집안의 역사와 현재의 역사를 다 부정해야만 하기 때문데
패가망신하는 파뒤집기가 있지 않고는 안 됩니다. 골수개독이지요. 절대 못 벗어난다는 걸 보증하는 경우죠.
그녀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시간 나면...
(너무 횡설수설 써서 말이 되었는지 ..너무 길게 되었을 거 같은데 어쩌나...횡설수설 코너니깐 뭐....)
[이 게시물은 (ㅡ.ㅡ)님에 의해 2003-10-07 18:47:01 횡설수설(으)로 부터 복사됨]
또 내가 이빨을 갈고 치를 떨고 있는 한 인간은.. 요즘 이야기 들어보니 절에서 보살보살 소리 들으면서 생불수준 대접받고 있다던데.. 도대체 어느 종교든 왜이리 더러운 말이 나오는걸까?
성경에대해 슬쩍 건드려보면 성경은 인간이 해석할 책이 아니라네요..
대화가 되질않는 인간들이죠...
이런부류의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하는건지 취미생활을 하는건지 분간을 못하죠..
그리고 이런 식으로 교회 다니는 사람들 꽤 될걸로 생각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