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로아스터교에서 예언된 메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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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로아스터교에서 예언된 메시아

적 그리스도 0 7,971 2006.07.1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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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6 세기경에 번성하기 시작한 조로아스터교는 인류사에 있어서 엄청난 영향을 남긴 종교였다. 전승에 의하면 짜라투스트라(Zarathustra)가 계시를 받고 종교를 창시한 것은 기원전 7세기라고도 한다. 이 종교는 유대교에 강력하게 영향을 끼쳤으며,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탄생시키게 된 결정적인 원류가 되었다. (조로아스터는 짜라투스트라의 그리스 식 발음이다).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는 이원론을 기반으로 한 일신교(一神敎)로, 고대 아리아인(인도-이란 또는 인도-게르만)의 종교적 공유재산에 근원을 둔 신들이나 제령(諸靈)을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 아래 통괄하고, 우주를 선과 악의 두 원리로 설명한다. 강력한 이원론을 갖고 있던 이 종교는 '선과 악', '빛과 어둠'을 분명히 대비시키는 것은 물론, 이 세상은 악(惡)이 지배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필연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상을 지녔다.

 

그들의 경전인 아베스타(Avesta)의 교리에 따르면, 전지전능의 창조주인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는 부족신 차원에서 탈피한 유일신이자 보편적인 빛의 신이다. 반면에 어둠의 신이자 악신 앙그라 마인유(Angra Mainyu. 후에는 아리만으로 불림)는 인간을 타락으로 이끌려고 한다. 앙그라 마인유는 아후라 마즈다와 동등한 존재로 간주되었는데, 악마가 진정으로 악의 주관자라면 태초부터 신과 동등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신이 악을 창조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후라 마즈다와 앙그라 마인유는 무한신 시공(Zurvan)이라는 하나의 통합적 우주 원칙으로부터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한다. 이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마즈다 예배교(Mazdayasna: 마즈다야스나)라고 불렀는데, 마즈다는 '현명함', '빛으로 가득 찬'이라는 의미이고, 아후라는 베다의 아슈라(Asura)와 같은 말로, 인도-유로피안어에서 데바나 신 가운데 특출한 존재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사실상 불을 숭배한다는 뜻의 배화교(拜火敎)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그들은 빛을 아후라 마즈다의 상징으로 여겨 불을 자주 사용했던 것일 뿐, 불 자체를 숭배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조로아스터교에 있어서 불은 정화(淨化)를 상징한다. 기독교인들은 지옥을 떠올릴 때 흔히 '불 지옥'을 연상할 것이다. 쓰레기를 불에 태워 소각(燒却)하듯이, 더럽고 추한 것을 불로써 정화(淨化) 시키는 것이다. 불은 파괴적인 힘을 가졌으며 동시에 더러운 것을 깨끗이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데바(daeva:악령들, 원래는 유명한 고대 인도-이란의 신들)는 선한 정령의 탈을 쓴 악령이며, 기만의 명수라며 기성 종교를 비판하고, 아후라 마즈다(지혜의 주)를 제외한 다른 신에 대한 제의를 거부했다. 특히, 그는 당시 만연했던 짐승을 잡아 제사 지내는 종교행위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런 풍습은 너무나 뿌리깊은 것이었기에 모든 동물 희생제의를 폐지하지는 못했다고 일부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us)의 첫 번째 저서의 131번째 문장에 따르면, 페르시아 인들은 그들이 믿는 신들에 대한 어떠한 상도 없었고 신상을 만들고 숭배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상징이라고 간주했다고 한다.

 

그들의 교리에 따르면, 이 세상은 3000년이 4번 반복되는 12000년 동안 지속된다고 한다. 짜라투스트라의 출생은 12000년 중 마지막 3000년이 시작됨을 나타낸다. 아베스타(Avesta)에는 짜라투스트라가 사망한 후 그의 정액이 페르시아의 한 호수 속에 기적적으로 보존되었다가 천 년 간격으로 세 동정녀가 그곳에서 목욕하여 위대한 인물을 잉태하게 된다. 3명의 구세주가 천 년의 간격으로 동정녀의 몸에서 태어난다고 기록하고 있다. 첫 번째 구세주는 아우쉐타르(Aushetar)고, 두 번째는 아우쉐타르마(Aushetarmah)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천년 후에 사오샨트(Saoshant)가 최후의 구세주로 출현한 후 세계의 종말이 시작된다.

구세주는 구원의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따르는 인간들이 원래의 세상으로 환원하려는 노력을 하는 직선적 역사가 있게 되고 어느 시점이 되면, 아후라 마즈다는 불로써 세상을 심판하게 된다. 그리고 어둠의 세상은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구세주가 재림하며 죽은 자와 산 자가 모두 부활하여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된다. 갈라짐의 다리인 신바드(Chinvat) 다리에서 선인은 노래의 집으로 건너가고 악인은 거짓말의 집에 떨어진다. 천국에 해당되는 곳이 노래의 집이라는 교리는 흥미를 끈다. 천국에서 영원토록 신을 찬양한다는 기독교인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본다. 또 모든 사람은 선과 악 사이에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투쟁의 참가자이며 그러한 투쟁이 벌어지는 장은 지상과 개개의 인간 육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념은 귀신들림에 대한 믿음에도 강력하게 영향을 주었다.)

 

BC 6세기의 바빌론으로 끌려간 유대인들은 실질적으로 당시의 바빌론의 국교였던 조로아스터교에 접하게 되면서 유대교에 심오한 변화를 가져왔다.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여호와에게 선택된 선지자까지도 지하세계인 쉐올에 간다고 생각했던 유대인들의 관념체제는 바빌론 유수를 거쳐 서서히 변화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유대인들의 여호와 신앙은 동물희생제사 라는 샤머니즘의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유대사회에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이 서서히 스며들어가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수레바퀴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예수시대 훨씬 이전부터 동물제사를 거부하는 유대인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유대교의 영지주의자들이었던 에세네파와 나사렛파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벌어지는 동물제사를 거부했다. 모세오경과 동물희생제사를 중요하게 여기던 보수적 성향의 사두개파는 유대인들 사이에 서서히 퍼져나가던 이런 새로운 종교관을 거부했다. 마태복음 22장 23절의 일화를 예로 들 수 있듯이, 보수적인 사두개파는 영혼의 세계를 부인한 반면 바리새파는 그것을 인정했던 것처럼 신약의 시대까지 에도 그러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구약에서도 부활과 심판의 교리와 메시아사상을 유대인에 맞게 변형시켜서 도입했다. 다니엘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대인들은 조로아스터적 메시아 개념을 외국의 압제로부터 유대를 구원할 다윗과 같은 왕에 대한 기대로 변형시켜서 도입했던 것이다.

 

전승에 의하면 짜라투스트라가 스스로 광야로 가서 기도할 때 앙그라 마인유가 나타나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세상을 다스릴 권세를 주겠다고 말하지만 짜라투스트라는 강력하게 거부한다. 이것은 예수가 사탄에게 시험 당하는 대목과 거의 같다. 그가 30세 무렵에 신의 계시를 받아 새 종교를 전파했다는 부분도 예수와 유사점을 보인다. 또, 영혼이 육체를 떠나기 전 무덤가에 3일 동안 머물러 있다고 하는 조로아스터교의 믿음은 미트라와 예수를 비롯한 수많은 구세주들이 3일만에 부활하는 신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된다.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 사오샨트(Saoshyant)와, 성령 천사장(Spenta Mainyu)의 삼위 일체와 구세주의 동정녀탄생 역시 나중에 등장하는 메시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예수 탄생 시 찾아왔다고 하는 세 사람의 동방 박사들도 바로 마기로 추측된다.

 

"조라다슈트(조로아스터)의 예언대로 지혜의 사람들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가지고 동쪽에서 예루살렘에 와서는 아기를 숭배하고 선물을 바쳤다." [윌리스 반스토운/ 숨겨진 성서 2권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이동진 역/ 문학수첩 P.66]

 

괄호 안의 조로아스터라는 글자는 필자가 덧붙인 것이 아니다. 어쨌든 예수가 공생애를 하기 전까지 어린 시절을 담은 이 외경은 당시 네스토리우스파를 비롯하여 많은 교단에서 다른 복음서와 함께 일반적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동방박사를 조로아스터교의 사제로 여기던 기독교의 전설은 이 외경에서 비롯된 걸로 보인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수세기전에 짜라투스트라가 말한 구세주 탄생의 예언이 예수를 통해 이뤄졌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한편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짜라투스트라가 주창한 원래의 유일신관이 흔들리면서, 조로아스터교의 이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종교들이 파생되기 시작한다. 옛 아리아인의 자연신들이 조로아스터교에 침투해 아후라 마즈다의 힘을 나누어 가지는 강력한 존재가 되기도 했다. 스펜타 마인유는 하위신격인 야자타(Yazata)천사보다 덜 중요하게 되었고, 야자타 중 하나였던 미트라는 대중의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후라 마즈다, 미트라(Mithras), 아나히타(Anahita)여신을 삼위일체로 여기는 이단적인 믿음도 퍼져나갔다. (참고로 조로아스터교도들도 이쉬타르를 아나히타와 동일시 하기도 했다) 미트라 신은 조로아스터교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있던 옛 아리아인의 신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미트라는 조로아스터교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에 하위신격인 야자타 천사로 격하 되었다가, 결국 조로아스터교의 주요교리를 흡수하고 독자종교가 되기도 했다.

 

도덕적인 갱생의 추구를 중요시하게 여겼던 짜라투스트라의 사상은, 후기에 이르러서는 제의적인 청정(淸淨)의 추구가 중요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인간의 시신과 접촉하는 것이 가장 큰 오염이었는데, 그 경우 물이나 소의 소변으로 오염을 씻었다. 살아있는 몸에서 절단된 부분도 모두 부정한 것이고, 내쉬는 숨도 부정한 것이다. 한편 짜라투스트라가 거부했던 하오마즙으로 만든 술을 바쳐 악을 쫓기도 했고 과거의 주술도 다시 침투했다. 악령 퇴치를 위한 강력한 만트라(manthra. 베다와 힌두교의 mantra)를 사용했으며, 그 내용은 가타에서 뽑은 구절이었는데, "그 뜻을 이해하든 못하든 간에 정확하게 외우기만 하면 신통력이 발휘"한다고 믿어졌다.

 

결국, 사산왕조의 붕괴로 이슬람교의 영향권 아래에 놓이게 된 조로아스터교는 급속한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아랍 정복자들은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숫자의 신자들이 인도로 이주했고 이들은 파르시인(페르시아인)이라 불렸다. 현재 이란남부에는 소수의 조로아스터교인 들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를 비롯하여, 악령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고 성화를 지키는 미흐르(Mihr =미트라)와, 미흐르를 도와 인간을 악으로부터 보호하는 사로쉬(Sarosh)같은 수많은 하위신격들을 함께 믿는점으로 보아, 오늘날 이란의 남부지역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조로아스터교는 상당히 많은 변질을 겪은 후기종파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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