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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문학서에 영향 받은 잠언<?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인생을 살아가는 참 지혜를 찾겠다고 성경을 펼치는 기독교인들에게 잠언은 훌륭한 인생의 지침서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잠언은 과연 어떤 경전인가? 솔로몬이 기록했다고 알려지는 잠언은, 실제로는 수많은 유대인 저자에 의해서 주변국들의 지혜문학서의 영향 아래 기록된 것임이 분명하다. 고고학자들이나 비교문헌 학자들은 구약성경의 지혜서가 완성되기 수세기전부터 이웃 나라들에서 다양한 지혜서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아울러 그 내용이나 형태에 있어서 구약성서 지혜서의 그것들과 유사한 점이 많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이형원 /잠언, 전망성서주해 / 전망사 / 1993, P15].
잠언은 31장으로 구성된 솔로몬의 격언(mishelei shelomoh)으로 불리는 일종의 금언(金言)의 모음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대인들은 예로부터 아랍, 이집트, 에돔, 바벨론, 시리아 지방에 정착하면서 그들의 지혜문학서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일상 생활에서 당하는 불의한 일들과 인간의 운명에 대한 성찰, 그리고 대화를 담은 일련의 작품들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문헌과 유대인들의 문헌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박요한 영식 신부 / 이스라엘의 지혜와 교훈,잠언/ 성바오로 출판사 / 1998, P32].
잠언의 형식을 살펴보면 "내 아들아" 하는 식의 표현(1:8,15, 2:1, 3:1,11,21, 4:1,10,20, 5:1,7,20, 6:1,6:20, 7:1, 8:32, 20:27, 23:15, 23:19, 23:26, 24:13, 21, 27:11, 31:2)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형식은 바빌론과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언의 문체는 시문체로 쓰여 졌으며, 주로 세가지 형태의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첫째로 동의형(synonymous: 7:1,8:1), 그리고 대조형(antithetic: 10:5, 12:28), 또 하나는 종합형(synthetic: 1:10, 18:13)이 있다. 일반적으로 잠언의 저자는 여러 명의 저자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잠언은 다음의 구성부분을 7~8개로 되어 있으며, 그 저자도 각기 다르다. 지혜에 대한 부분과 일부 솔로몬의 잠언으로 알려진 것은 솔로몬이 창작하거나 수집한 것이 아니며, 8~9장은 페니키아나 우가릿 문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22장에서 24장에 이르는 부분은 이집트의 지혜서와 유사한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기타 잠언으로 알려진 아굴, 르무엘왕의 잠언들은 팔레스틴 이동 맛사의 아랍족일 것으로 추정된다. 잠언의 대부분은 바빌론 유배 이전에 전승으로 형성되었고, 완성은 바빌론 유배 후기인 400여년 경으로 잡고 있다.
이집트의 지혜문학은 이스라엘에 들어와서 크게 유행을 하기도 했으며, 이스라엘의 지혜문학이 고대 이집트의 지혜문학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문희석 編 /오늘의 智慧文學硏究 / 대한기독교서회 / 1976, P.58~59]. 이집트의 지혜문학은 일상적인 경험으로부터 전통적인 도덕률과 실제적인 교훈을 가르치려고 애쓰는 본문들과, 삶을 크게 위협하는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하여 기존의 것들에 도전하는 본문들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에는 스보예트(sboyet : 가르침)라는 특별칭호를 가진 문헌층이 속하고, 후자에는 염세주의에 관한 문헌층들이 속한다. 전자에 속하는 지혜의 가르침들은 BC 2,800년에서 BC 100년에 이르기까지 걸쳐 있는 것으로 고대 이집트의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가치 체계들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집트의 지혜문학은 마아트(ma'at)라는 관리양성을 위한 쓰기학교에서 장려되었다. 이집트인들이 지혜문학을 장려한 취지는 '마아트'(ma'at), 즉 "질서와 규칙을 가르쳐서 생도들에게 살 수 있는 길, 행복을 누리고 성공할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집트에서 지혜문학이 장려된 이유는 다분히 실리적인 것이었다.[ H.링그렌 / 잠언,전도서 / 국제성서주석 / 한국신학연구소 / 1992, P.18]
프타호텝(Ptahhotep)의 교훈은 제5왕조의 바로 이씨시가 고관 프타호텝가 그의 아들에게 준 교훈을 모은 것이다. 제일 오래된 사본인 프리세 파피루스(Papyrus Prisse)가 파리 박물관에 있다. 프타호텝은 올바른 화술과 더불어 신실함(Truthfulness)을 가리킨다. 사기행각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많은 부를 얻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악행은 결코 올바른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프타호텝은 올바른 식탁 예절을 강조하며, 여자들을 가까이하는 것을 강하고 경고하고 있다.[장일선 /구약세계의 문학 / 대한기독교서회 / 1981 P.86~98]
직급이 낮은 서기관에 의해서 쓰여진 아니의 가르침도 있는데, 복 종, 거룩함, 종교적인 의무 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또한 잠언과 마찬가지로 이방 여인들에 대한 경고가 나타나 있다.
아멘엠오페트(amen-em -ope)의 가르침은 제12왕조 아멘엠헤트가 즉위 20년에 그의 아들 세소스트리스 I세에게 섭정으로 자리를 물려주면서 전해준 교훈이라고 전해진다. 아멘엠오페트의 가르침은 모두 3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약성경 잠언과 유사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문헌은 아니의 가르침과 같은 일반 문헌보다 훨씬 더 경건 의식과 예배와 도덕성을 강조한다.[장일선 /구약세계의 문학 / 대한기독교서회 / 1981 P.98~120] 이외에도 '카겜니'(Kagemni)를 위한 가르침,'메리카레'(Merikare)를 위한 가르침등이 있으며, 서기관 전승에 속하는 '케티'(Khety)의 가르침, '박식한 서기관들을 찬미하며'(In Praise of Learned Scribes), '자기 아들을 위한 아버지의 가르침'(The Instruction of a Man for His Son)등이 당시 이집트 귀족계층에서 많이 읽혔다. 귀족계층이 아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통속적인 지혜문학도 존재했는데, '온크세숀키'(Onchsheshonqy)의 가르침, '파피루스 인싱어'(Papyrus Insinger)의 가르침 등이 있다. 그 외에 논쟁문학이라고 불리는, '네페르'(Neferti), '카케페레-손베'(Khakheperre-sonbe), '이푸베르'(Ipuwer),'어떤 사람과 그의 영혼 사이의 대화'(the Dispute of a Man with His Soul)등이 있다.
수메르의 서기관들은 이집트인들과는 달리 격언들을 독립된 시선집 형태로 정리했다. 이들 중에 적어도 24개의 수집물은 남아 있으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슈루파크(Shuruppak)의 가르침이 있다. 이 문헌의 가르침은 문학 형태의 동일성 이외에도 여러 면에서 이집트의 가르침과 유사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학작품들은 주로 에둡바(edubba : 점토판의 집)라는 학교에서 장려되었다.[박요한 영식 신부 / 이스라엘의 지혜와 교훈, 잠언/ 성바오로 출판사 / 1998, P.33]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징조문학(Omen Literature)이 발달하였는데, 상서로운 징조들과 불길한 징조들을 구분하여 왕권을 안전하게 지키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메소포타미아의 지혜문학에는 '샤마쉬 찬양시'(The ama Hymn), '나는 지혜의 주를 찬미하리라'(I Will Praise the Lord of wisdom)등이 있다.[제임스 L.크렌쇼 / 구약지혜문학의 이해 / 강성열 역 / 한국장로교출판사 / 1993, P.314~325]
테이트(Marvin E. Tate, Jr)교수는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의 지혜문학들뿐만 아니라, 가나안이나 동방나라의 지혜문학들도 구약성경의 지혜문학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구약 성경 안에서 단편적으로나마 가나안의 현인들이나 동방 나라 사람들의 지혜에 대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의 예로는 사사기 5:28-29, 에스겔 28:1-10, 12-17, 열왕기상 4:30, 5:1-18, 7:13-14, 욥기 1:1-5절 등을 들 수 있다.[이형원 / 잠언, 전망성서주해 / 전망사 / 1993, P.16]
한편, 잠언은 신앙적인 면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사에 있어서의 추잡한 처세술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신앙적인면은 제쳐두고 삶에 있어서의 처세술적인 면으로서 잠언은 분명 지혜와 정직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 수준은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 수준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더욱이 간간히 추잡한 처세술까지도 포함되고 있다.
"뇌물은 임자의 보기에 보석 같은즉 어디로 향하든지 형통케 하느니라." [잠언 17장 8절]
"선물은 그 사람의 길을 너그럽게 하며 또 존귀한 자의 앞으로 그를 인도하느니라." [잠언 18장 16절]
"은밀한 선물은 노를 쉬게 하고 품의 뇌물은 맹렬한 분을 그치게 하느니라." [잠언 21장 14절]
뇌물에 관한 구절들이다. 오늘도 성경속에서 인생의 지침을 찾겠다고 잠언을 펼치는 당신은 고대인의 지혜문학서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