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제임스 성경 이외에는 사탄이 변개한 성경?
말씀보존 학회에서는 'KJV'외에는 사탄이 변개한 성경이라는 주장을 함으로써 기존의 교회로부터 강한 공격을 받고 있다. 이른바 KJV는 히브리어로 된 마소라 사본에 충실하지만, 그 이외의 성경은 레닌그라드 사본, 사해문서, 70인역, 알렉산드리아 사본 등을 참조로 했다는 것을 비난의 근거로 삼는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① 로마서 13장 9절
[NIV] "도둑질 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KJV] "너는 도둑질하지 말지니라, 너는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너는 탐내지 말지니라......"
NIV와 개역성경은 "너는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는 구절을 삭제했다고 한다.
② 고린도전서 7장 2절
[NIV] "비도덕적인 일이 많기 때문에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KJV] "음행 하지 않기 위하여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③ 창세기 10장 21절
[개역한글] "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이요 야펫의 형이라 그에게도 자녀가 출생하였으니"
[KJV] "셈은 모든 에벨 자손의 조상이요, 형 야펫의 동생이라. 그에게서도 자녀가 출생하였으니"
야펫과 셈의 관계가 서로 엇갈리게 등장한다.
④ 출애굽기 22장 28절
[개역한글] "너는 재판장을 욕하지 말며 백성의 유사를 저주하지 말지니라"
[KJV] "너는 신들을 욕하지 말며 네 백성의 치리자들을 저주하지 말지니라."
⑤ 민수기 24장 8절
[개역한글] "하나님이 그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으니 그 힘이 들소와 같도다. 그 적국을 삼키고 그들의 뼈를 꺾으며 화살로 쏘아 꿰뚫으리로다"
[KJV] "하나님께서 그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오셨으니, 그의 힘이 마치 유니콘과 같도다. 그는 그의 원수 된 민족들을 삼키며, 그들의 뼈를 꺾고, 그의 화살들로 꿰뚫으리로다."
KJV에는 유니콘으로. 개역한글판에는 들소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단지 몇 가지 예로 필자가 말씀보존 학회에서 일부만 가져온 것이다. 말씀보존학회에서 제시하는 엇갈리는 구절은 끝이 없고, 그걸 다 옮기는 것은 쓸데없는 지면낭비이니 이쯤에서 그만두겠다.
과연 그들의 주장이 맞을까? 그러나 정확히 따지자면 필자는 KJV보다 요즘 나온 성경 NIV, 공동번역판, 표준새번역등이 훨씬 우월하다고 평가를 내린다. (개역한글판은 여기서 제외하겠다. 번역이 엉망인데다가 잘 쓰이지 않는 고어가 많아서 뜻이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 개판성경이라고 필자는 평가를 결론 내린다.) KJV판을 적극 지지하는 '딘 버간 학회'(Dean Burgon Society)의 도날드 웨이드박사(Dr. D. A. Waite)에 의하면 새미국표준역본(NASV)은 구약전체에서 따져볼 때, 20,000군데에서 30,000군데의 바뀐 내용을 담고 있으며, 새국제역본(NIV)는 마소라 본문을 기초로 했지만 가장 오래된 사해문서와 라틴어 역본, 페쉬타, 탈굼등도 번역에 참조 했다고 한다. 그리고, 새킹제임스역본(NKJV)은 표준원문(Textus Receptus)으로 BHS를 번역의 기초로 삼았으며, 70인역,라틴번역판,고대 역본,사해 사본도 참조했다고 주장하면서 정통(?) KJV와 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학이나 신학대학원에서 사용하는 신약은 네슬/알란드(Nestle/Aland)의 제27판 헬라어 신약성경이다. 반면에 KJV는 '헤 카이네 디아테케'(He Kaine Diatheke : 헬라어로 신약이라는 뜻)라고 불리는 본문(Triniterian Bible Society에서 재 출간한 것)을 사용했다. 이것은 프레드릭 H.A. 스크리브너(Frederick H.A. Scrivener)가 편집하여 1894년에 캠브리지 대학 출판부가 최초로 출간한 헬라어 원문의 사본이다. 이것은 베자의 5번째 판본을 토대로 하고 있다.
최근에 계속해서 발견되는 성경의 사본들은 성경을 복원시키는 자료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킹제임스 성경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최근에 발견된 더욱더 오래된 사본들을 아예 인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KJV는 히브리 원문인 마소라사본에 충실하다고 주장하지만, 마소라 사본은 앞서 언급 했듯이 AD 10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BC 2세기에 제작된 사해문서와 연대기 적으로도 비교도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원래 자음뿐이던 히브리어에 마소라 학자들이 모음을 만들어 붙였으며, 예레미야서의 경우 마소라 본문이 70인역보다 7분의 1정도나 내용이 많다. 즉, 마소라 사본 역시 나중에 많은 내용이 덧붙여진 것이다.
앞서 본문비평에 대해 언급했듯이 성경을 번역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본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 오로지 마소라 사본만으로, 그것도 마소라 계열의 레닌그라드 사본조차 배격하면서 오래 전에 편찬된 BHK1만을 고집하겠다는 것은, 알기 쉽게 잘 번역된 공동번역판 또는 표준새번역판 성경을 외면하고, 난잡하기 그지없는 개떡같이 번역된 개역한글판만을 고집하겠다는 외고집 행위나 다름없다. (필자는 이 책을 쓰면서 공동번역판 또는 표준새번역판 성경구절을 인용하고 싶었지만, 개신교인들이 주로 보는 성경이 개역한글판 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개역한글판을 사용했다)
더욱이 '한글판KJV'는 '개역한글판'만도 못하다. 대한성서공회의 설명에 따르면 개역한글판이 오래 전에 번역된 것이기는 해도 여러 번에 걸친 개정에 의해 본문비평에 따른 연구결과가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반면에 '한글판KJV'는 '영어KJV'를 한글로 번역한 2중 번역이다! 만약, 히브리어나 헬라어 사본들을 비교 검토해서 직접 한글로 번역했다면, 그것은 그 순간 KJV가 아니라 독자적인 버전의 성경이 된다. 결국 '한글판KJV'는 '영어KJV'를 한글로 번역한 2중 번역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성경으로는, '현대인의 성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영어의 TEV(Today's English Version)를 한글로 번역한 것에 지나지 않은 2중번역이어서, 신학자들의 연구에 쓰이지도 않고 예배용으로 외면 받는 성경이다. 그야말로 KJV를 제외한 나머지 성경은 사탄이 변개한 성경이라는 주장은, 성경에 대해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신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광신자들의 추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