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陸拾捌 벽란황제 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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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陸拾捌 벽란황제 五

꽹과리 0 2,691 2006.02.13 13:31

좌벽란의 유명한 명소 가운데 병풍절벽이 있다... 병풍처럼 삼십리를 늘어서 있는 암석절벽에는 각양색의 천연문양이나 조각이 새겨져 있어서 사람들은 병풍절벽이라 불렀다. 이 병풍절벽 가운데 유독 높고 파도가 게센 유명한 바위가 있었으니 바로 자살암(自殺巖)이다. 

과거에 이인(夷人:오랑캐)들의 침입이 빈번할 당시 오랑캐에게 사람하는 가족 친지 애인을 잃은 사람들이 큰 절망감에 살기를 포기하고 자살하려 뛰어내린 바위가 바로 좌벽란의 자살암이다. 아래에 해저 수십장까지 그치지 않는 선와해류(漩涡海流)와 칼날같은 암초들이 산재해 있어 한 번 떨어지면 시신조차 영원히 찾지는 못하는 곳이다. 


"우루루르 크란토난나 하리마치 센리코네 아다스"
(우리왕국도 이름난 해안절경이 많지만 이곳에 비하면 새발의 피군)

"그리앙 가랑크 코코노 언새이 구다인스 플래터 도도라치 포코도도 크세키"
(그러게 말이야 고작 노란원숭이같은 놈들이 이런 좋은 땅에서 살다니 빌어먹을)

"키다잉스 초롬코볼 언더블러그 카자이미 갈라라봉 티봉"
(일이 성공하여 국왕전하의 병력이 도착하면 난 여기서 평생 살겠어}


언제 나타났는지 서로 머리색이 다른 색목인들의 만대륙의 공용어와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음모라도 있어보이지만 세 명의 색목인들은 뒤의 바위에 두 명의 무림고수가 숨어서 이들의 대화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색목인들이 이런저런 대화를 할 때 색목인들의 지척에서 공간이 출렁이나 싶더니 허공에서 지팡이를 든 색목인 하나가 튀어니왔다.

세 명의 색목인은 지팡이를 든 색목인을 보자 부동자세로 일제히 손을 자신의 가슴에 문질렀다. 아마 이들의 인사법인 모양이었다. 지팡이를 든 사람도 자신의 가슴을 한 번 문지르자 세 명은 부동자세를 풀었다. 


"(들키진 않았겠지?)"

"(넷 저흰 왕국에서도 으뜸가는 특급 암살자들입니다.)"

"(이 곳 노란 원숭이들과는 급수이 다릅니다.)"


지팡이를 든 색목인은 지팡이를 높이 쳐들었다 땅을 한 번 때렸다.


"타이먼드"
(스캐닝)


색목인이 지팡이를 내리친곳에서 원을 이루며 빛무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바위속에 은신한 두 명에게 까지 빛무리가 와 흟고 지나갔다. 그리고 지팡이를 든 색목인은 바위쪽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


"도도롱 카시다"
(전격저주)


색목인의 지팡이에서 한 줄기 뇌전이 뿜어져 나가 은신해 있는 두 명을 노렸다.


"드 들켰다 구호 피하... 크아아아악"


하지만 이미 늦어 뇌전의 기운은 그 자의 머리를 관통하여 뒤 절벽에 가 꽂혔다. 

색목인의 일격에 손도 써보지 못하고 동료가 죽어버리자 남은 한 명은 십자표(十字鏢) 수십 개를 색목인들을 향해 날렸다. 


"크라온"
(쉴드)


허공을 메우고 날아가던 십자표들은 지팡이든 색목인의 한마디에 우수수떨어져 내렸다.


"크라카타우"
(화염저주)


다시금 색목인의 지팡이에서 이번엔 고열의 화염이 뿜어져 남은 자를 덮쳤다.


"크아아악"


엄청난 열기의 불이 몸에 옮겨붙어 불길에 휩쓸린 자는 뜨거워 땅 위를 마구 구르다 이내 잠잠해졌다. 죽고나자 불길은 금새 꺼져버렸다.

지팡이를 든 자가 세 명의 색목인들을 흘겨보자 세 명은 부끄러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 ★


"그래서? 너희는 금수단(禽獸團)이라는 산채의 맹금대(猛禽隊)란 말이냐?"

"네"

"그리고 맹금대엔 너희 잡새들 외에도 딴새들이 있고 위로 맹금대주와 금수단 두령(頭領)이 있단 말이지?"

"네에"


맹금오형제란 이름으로 난릉왕과 인소소를 습격했던 조류가면의 괴한들은 모두 가면이 벗겨지고 난릉왕앞에 꿇어앉아 있었다.
 
난릉왕은 뭔가 생각 하더니 다시금 물었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금수단의 두령은 어떤자냐?"


그러자 오 인은 서로 눈치를 보며 서로 불어라고 어깨로 툭툭 치고 있었다.

이에 난릉왕은 코웃음을 치며 그 중에 그나마 명석해 보이는 백조가면의 여인을 지적하였다.


"백조가면 네가 대답해봐라!"


그러자 백조가면은 갑자기 죽을 상을 한 채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협객님 안됩니다. 그 분의 존성대명(尊姓大名)을 말하면 우리 남매는 다 죽습니다."

"어허 누가 두령의 이름을 물어보았느냐? 그냥 어떤사람인가만 말하여라!"


난릉왕의 호통에 백조가면은 찔끔 움츠리며 약간 망설이더니 고개를 푹 숙이며 말하기 시작하였다.


"맹금대주의 무공은 아주 고강합니다. 맹금대 전부가 덤벼도 그 분을 당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금수단 두령님은 맹금대주보다 더욱 강하시고 천하무적의 가면술사(假面術士)십니다."

"가면술(假面術)? 그건 또 뭐냐?"


난릉왕이 묻자 백조가면은 한번 물고가 트였는지 술술 대답하였다.


"얼굴에 가면을 항상 쓰고 있습니다."


그 때 숲 저만치서 빛이 찰나간에 반짝였다. 그와 동시에 인소소가 백조가면을 향해서 건곤권을 날렸다.


"꺄아악"
                            
"깡"


인소소가 자신을 해하는 줄 알고 비명을 지르는 백조가면 앞으로 적색의 표의(鏢衣)가 달린 한 자루의 대의표(帶衣鏢)가 떨어졌다.

백조가면은 대의표를 보고 이를 딱딱 떨었다.


"두 두령님의 혈표(血鏢)"


난릉왕은 대의표를 손으로 주워서 백조가면에게 물었다.


"혈표라니 이게 무엇이길래?"


하지만 백조가면은 겁에 질려 이만 떨고 있었다. 그 때 옆 자리에 있던 독취가면의 장한이 모든걸 체념 한 듯 말하였다.


"저 혈표는 우리 맹금오형제가 필요없어 죽이겠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무슨 수를 써서든 반드시 죽인다는...... 그 그리고 당신들도 죽입니다요."


난릉왕은 두려움에 떠는 오남매를 보며 그 말에 무언가 약간 생각을 하더니 다시 말하였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도적질을 그만둔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부터 너희들은 내가 살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나의 부하들이다. 이 점 명심하라. 나의 부하인 이상 내가 언제까지 지켜주겠다."


난릉왕의 선언에 오남매는 서로 바라만 보다가 머리가 빠른 백조가면이 얼른 고개를 숙여 절을 하였다. 


"미천한 저희 남매를 거두어 주시다니 가 감복합니다."


그제야 뭔가를 느낀 나머지도 서둘러 절을 하며 읇조렸다.


난릉왕이 맹금오남매를 부하로 거두고 산을 내려오는 길에 맹금오남매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고, 문득 난릉왕이 하늘을 바라보매 갑자기 취우(驟雨: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눈앞을 가로막는 굵은 장대비가 온 사방을 시끄럽게 할때 난릉왕과 인소소는 두 손을 꼬옥 잡고 경공을 시전하여 포구로 날아갔다. 맛잡은 두 손에는 서로의 진한 사랑을 확인할수 있었다.

비를 맞으며 숲에서 마침 초부(樵夫:나뭇꾼)가 사용하는 헛간을 인소소가 발견하고 굵은 비를 피하러 헛간으로 들어갔다. 아마도 초부가 시화(柴火:땔감)를 임시로 저장하는 곳인 모양이었다. 여기저기 보기좋게 시화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난릉왕은 젖은 옷을 말린다는 핑게로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사실 내공으로 날려버려도 될일인데... 인소소도 덩달아 옷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하였다. 둘은 그렇게 취우내리는 날 헛간에서 긴 운우지락을 나누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막 절정으로 치달을 때 헛간 밖의 숲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도 취우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취우성 가운데 미미하지만 분명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난릉왕이 급히 옷을 챙겨 입자 난릉왕보다 인소소는 청력이 좀 떨어지는 듯 왜 갑자기 절정에서 난릉왕이 일어나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약간 짜증을 내며 같이 인소소 역시 일어나 옷을 챙겨 입으매 난릉왕은 인소소를 보며 검지를 입에다 가져가대었다. 사뭇 진지한 난릉왕의 표정에 인소소는 뭐라 할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하나 둘 셋 넷? 맹금남매? 아니다. 이 기운은 좀더 특별하다. 분명 사람의 기척 같은데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괸장히 사이하다."


난릉왕은 급히 헛간에 기막을 쳐 둘의 기력을 지워버렸다. 그리고 헛간의 미세한 벽틈으로 밖을 내다 보았다.

숲에는 큰 키에 건장한 청년 네 명이 각자 무기를 휴대한 채 알아듣지 못할 언어로 쑥덕이고 있었다


색목인?


튀어나온 뾰족한 코에 처음보는 복식 그리고 색목이 그것을 증명하였다. 벽란도는 국제항이라 색목인들이 자주 보이지만 저렇게 무기를 휴대하고 다닐 수는 없었다.

김사월이 정한 법중에 색목인은 특별한 이유없이 무기를 휴대하고 다니지 못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난릉왕은 벽란법에 알지도 못할 뿐더러 자신은 색목인이 아니여서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난릉왕이 누구던가? 환령특동대의 무위영총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실력의 특위신대환령사(特委臣代桓令士)가 아니던가 수사에 임해서 범죄의 냄새를 맡는데는 귀신같은 재능을 가지고있었다.


"색목인들이 여기서 뭐하는 거지?"


색목인 네 명은 난릉왕이 훔쳐보는 가운데 무수히 비를 맞으면서도 자기들만의 언어로 무언가 열심히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중 네 명이 검은 색은 무복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저마다 검인지 도인지 구분이 안가는 병기를 차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약간 화려한 풍의 옷을 입고 우수에 긴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오랜 무위영총사 경험으로 느낄때 난릉왕은 직감적으로 지팡이를 든 화려한 복식의 청년이 가장 위험하다는걸 알수가 있었다. 


뭘 하고있는거지? 보기에 저들은 일반 색목인은 전혀 아니다. 저들에게서 자객과 같은 냄새가 난다. 특히 저 지팡이든 청년은 왠지 위험해보인다. 그런데 대화를 하면서도 연신 주변을 경계하는 걸로 보아 뭔가 일이 틀어져서 쫒기는 모양인데...... 벽란도에서는 아마 벽란황제 김사월과의 문제인가


오랜 수사관의 경험으로 여러가지를 추론하던 난릉왕이 계속하여 그들을 숨어보는 가운데 색목인들은 비속에서 대화를 마치더니 난릉왕과 인소소가 숨어있는 헛간을 향해 걸어왔다.


★ ★ ★


벽란황제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검소한 생활을 하는 도검신비인 김사월의 갯가 초옥

혼자있는 김사월은 은은하게 시린 백광(白光)을 흘리는 것이 한 눈에 보기에도 예사물건이 아닌 듯한 중검을 들고 이리저리 만지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통 퉁겨도 보고 에리한 날을 직접 손끝으로 더듬어도 보았다. 그러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녹을 닦어내니 용천설악이 부럽지 않은 명검이로다. 과연 공갈거사의 안목은 대단하구나. 공갈거사가 사온 물건은 언제나 정확해"

 
기분이 좋아 연신 검을 만지작 거리던 신비인의 인상이 돌연 확 구겨졌다.


"무슨일이냐?"


그러자 아무도 없는 빈공간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주공 좌벽란 근처 자살암에서 그들을 감시하던 육호와 구호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때 신비인은 이마에 굵은 심줄이 돋아나며 고함을 버럭 질렀다.


"뭐? 육호와 구호가 죽어? 십호안의 육호와 구호가 죽다니?"


그러자 빈 허공에선 게속 말소리가 들려왔다.


"네 저도 믿기지 않았습니다만 분명 육호와 구호의 주검이었습니다. 그것도 찾기 힘들게 자살암(自殺巖) 아래에 수장된 상태였습니다."

"사인(死因)은?"

"네 육호는 뇌공(雷功)으로 죽은 듯 하고 구호는 화공(火功)에 당한듯 합니다."

"뭣? 뇌공과 화공? 소문의 서역마공(西域魔功)이란 말이냐?"

"네 그런 듯 합니다."


김사월은 그제서야 색목인들과 처음 만나던 당시 자신에게 이상한 것을 시도하던 같이 있던 수시 라는 이름의 색목인을 기억해냈다.


"그녀석이군"

"명령을 내리겠다. 일호는 당장 색목인선장과 붙어 다니는 수시라는 색목인을 쥐도새도 모르게 잡아들여라."

"존명"


더이상 허공에서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서역마공에 육호와 구호가 당하다니 보통놈들은 아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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