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伍拾伍 남부의 여명 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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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伍拾伍 남부의 여명 四

꽹과리 0 2,785 2005.07.19 16:38
"부 불(火)?"

"자과재배지에 불이다 꺼라"


만등자과 재배지 한 가운데서 갑자기 불길이 솟아 오르더니 재배되는 만등자과 덩굴들을 태우기 시작했다.


"불을 꺼라"


군목상 왕망통이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러댓지만 불은 거침없이 만등자과 덩굴들을 태우며 삽시간에 번져가기 시작하였다.

얼마 안있어 비상시에 사용 할 소방용 수차(水車)가 도착했지만 수차의 불을 다 뿌려더 번져가는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느새 모여든 군병들이 일렬로 근처 샘에서 수통을 나르며 불끄기를 시도 하였지만 이미 사방으로 번져가는 불길을 잡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엇 뜨뜨거"


군병 한 명이 군복에 불이 옮겨 붙어 바닥에 구르고 있었다. 날라져 오던 수통의 물이 불붙은 군병에게 부어져 그 군병은 지독한 화상을 입고 살았지만 왕망통이 다가와 불이 붙었던 자와 물을 뿌린 자 두 명을 권총으로 쏴죽였다.


"이 버러지 같은 녀석들 딴짓하지말고 만등자과의 불을 끄란 말이다. 불이 붙은건 자기책임이다 부어줄 물 따윈 없다. 서둘러 불을 끄라" 


왕망통은 목이 터져라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었다. 어떻게 가꾼 만등자과밭인데 중앙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왕망통에게 있어서 만등자과란 다시 중앙의 권력으로 향한 길이었다. 신천당 총재 이성만이 말하길 일에서 칠까지의 성약공장 가운에 일 년을 보아서 가장 우수한 실적의 공장장을 중앙으로 부르겟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고 일공장장 왕망통은 그걸 철썩같이 믿었다. 그 결과 일공장은 언제나 실적이 가장 좋았다. 그런데 불이라니...


나의 밑천이... 하지만 나에겐 아직 만등자과의 씨와 원액이 많이 남아있다. 다시 씨를 뿌리고 비축된 원액으로 어떻게든 견디면 된다. 그럼 그동안 씨가 자라나 다시.....


만등자과 재배지가 역부적으로 거의 전소 될 때 였다.


"군목상님 큰 일났습니다."


공장쪽에서 군병 하나가 달려왔다.


"뭐가 큰일이냐 자과밭이 붍는 것보다 큰일이 있더냐?"

"저 공장의 기계가 고장나 성약의 원액이 새고있습니다."

"뭐?"


왕망통은 한 달음에 공장까지 달려왔다.


"워 원액이"


왕망통이 와서 보니 공장에서 이미 상당량의 원액이 새어나와 공장 주위의 땅이 자색액체로 질펀해져 있었고 공장 쪽에서 자색의 액체는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뭣들 하냐 어서 원액을 주워 담아라!"


어느새 목이 쉬어버린 왕망통이 죽어라고 외쳤지만 원액을 주워 담기란 불가능하였다. 왕망통은 그자리서 맥이 빠져 주저 앉았다. 이제 중앙은 커녕 책임지고 물러날 판국이었다. 아니 어쩌면 채판에 회부되어 중죄수용 악마도(惡魔島)로 끌려 갈지도 모른다.


"콰앙"


이어서 들려온 공장의 폭발음은 왕망통의 운명을 결정짓는 소리였다. 왕망통은 주저 앉은채 힘없이 야소사랑교회라 쓰여진 대예배당을 바라보았다.


"주여 절 버리시나이까?"


그 순간 대예배당 꼭대기에 대형십자가를 지탱한 쇠사슬(鐵鎖)들이 왕망통이 보는 앞에서 하나 씩 "팡 팡" 끊어져 나가더니 중량을 지탱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은 대형십자가가 옆으로 기울어져 대예배당의 천장을 뜷고 떨어져 내렸다.


"와지끈 우르르 쿵쾅"

"대예배당이 무너진다."


대예배당에서 십여 명이 빠져나오자 대예배당은 굉음(轟音)내며 힘없이 폭삭 주저 앉아버렸다. 모든 광경을 다 지켜본 왕망통은 권총을 쥐고 관자놀이(顳顬)에 총구를 가져다 대었다.


"주님 곁으로"

"타앙"


권총에서 탄피(彈皮)가 튀어오름과 동시에 왕망통의 신형은 힘없이 땅에 쾅 처박혔다.


시간을 되돌려 만등자과 재배지에서 불이 나기전으로 돌아가보자

복희랑은 왕망통과 세 명의 장교를 바라보다 만등자과 재배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히죽 웃었다.


왕망통 너의 꿈을 앗아가주마


귀무잠종행공(鬼霧潛踪行功)으로 재배지 한 가운데로 들어온 복희랑은 합장하였다. 그의 합장은 특이하게 약지(藥指)만 깍지를 한 상태였다. 그리고 한가지 구결(口訣)을 읆조렸다.  


"팔열업화(捌熱業火) 제일품(第壹品) 인등간활열염재(人等間活熱炎災)"
 

복희랑의 합장한 두 손이 붉게 변하는가 싶더니 이 내 시뻘건 불길이 이글거리며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합장한 두 손이 벌어지자 그 틈에서 뜨거운 열기의 화염이 뿜어져 나와 만등자과에 옮겨 붙었다. 그렇게 중앙에서 일어난 붉은 불길은 삽시간에 사방으로 옮겨가기 시작하였다.


"새로 창안한 극염팔열화공(極炎捌熱花功)이다."


복희랑은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한 가운데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복희랑이 나타난 곳은 만등자과의 즙을 짜서 원액을 만들어 성약을 제조하는 공장이었다. 


"이게 원액 저장고인가?" 


복희랑의 손에는 대예배당의 서재에서 가로챈 일공장의 도면이 들려져 있었다.


"음 표시된 눈금을 보니 제법 많은 양이 저장되어있군 이 굵은 관(管)이 저장고의 자과원액을 빨아당겨 기계로 보내는 군"


복희랑은 원액이 흘러가는 관을 따라 걸었다. 얼마 가지않아 성약제조기계가 보였다.


"여기에 이걸 작동하면 기계로 흘러가는 원액의 양을 조절 할 수 있는 거로군"


복희랑이 망설임없이 붉은 색의 지레를 최고점까지 제꼈다.


"뚝"

"이런 부러졌군"


지레가 부러지고 복희랑이 이것저것 막 건드리자 성약제조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기계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보다 많은 원액이 기계쪽으로 유입되고 급기야 원액을 빨아당기는 관이 압(壓)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그러자 관에서 자색의 액체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순식간에 공장 바닥을 가득체우고 밖으로 흘러나갔다.


"바닥이 질퍽 대는군"

 
복희랑은 등평도수(登萍渡水)의 경신술을 시젆여 빠르게 원액위를 밟고 지나가 공장에서 사라졌다. 복희랑이 사라지자 공장내의 기계 역시 과부하(過負荷)를 이기지 못하고 폭발해버렸다. 

공장 밖에는 왕망통이 망연자실하여 흘러나오는 원액 한 가운데에 퍼질러 앉아있었다. 복희랑은 냉소(冷笑)를 지으며 왕망통의 옆에섰다. 귀무잠종행공은 상고의 절학인지라 왕망통은 옆에 누가 왔는지 전혀 보르고 있었다.

왕망통은 힘없이 대예배당의 대형십자가를 바라보았다.


"주여! 절 버리시나이까?"


힘이 다 빠져버렸나? 그럼 확실하게 결정타(決定打)를 날려주지!


복희랑은 고개를 들어 왕망통이 바라보는 대예배당의 대형십자가를 향해 중지(長指)를 튕겨 탄지신통(彈指神通)을 시전하였다.

탄지신통이란 백 보 밖에서 손가락 하나를 퉁겨 적을 죽이거나 혈도를 점하고 철판(鐵板)에 구멍을 뚫는 지공(指功)이다. 내공이 낮으면 콩알크기의 잔돌을 튕겨서 날린다. 내공이 어느 정도 화후에 이르면 물방울(水滴)을 튕겨도 인마살상이 가능해진다. 내공이 완연해지면 그 때 부터 능히 기공(氣功)으로 무형의 탄지가 가능해진다. 


"팡"

"팡"


복희랑의 탄지신통에 대형십자가를 지탱하던 쇠사슬이 연이어서 터져나가자 대형십자가는 중량를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떨어졌다. 그 때 대형십자가의 옆 가지가 대예배당의 천장을 뚫는 바람에 대형십자가는 통째로 대예배당 내부로 떨어져 내렸고 떨어지는 가운데 예배당의 기등 하나와 부딛쳐 기둥을 부러뜨렸다.


"여기서 끝낼수야 없지"
 

복희랑은 대예배당의 도면을 보았던 대로 기둥의 위치를 계산하여 계속 탄지신통을 시전하자 탄지신통은 대예배당의 외벽을 뚫고 대예배당 내부의 기둥들을 부셔버렸다.


"와지끈 우르르 쿵쾅"

"대예배당이 무너진다."


대예배당에서 십여 명이 빠져나오자 대예배당은 굉음을 내며 그자리에 폭삭 주저 앉아 버렸다.


"타앙"


복희랑 옆에서 총소리가 들려오고 왕망통의 관자놀이에 구멍 나서 피를 흘리며 땅에 고꾸라졌다. 왕망통이 자살하고 무너진 대예배당 주위로 장교사병 할 것없이 백여 명의 군병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그리고 모두 무릅을 꿇으며 통성(通姓)하기 시작하였다.


- 주여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 오 대예배당이 무너지다니

- 하나님 아버지 날 나으시고 어쩌구 .....

- 주여 주여 주여

- 아버지 절 버리지 마소서


군병들이 미친듯 울부짓는 광경을 바라보는 복희랑의 마음은 착잡하였다. 


"장부의 내용대로라면 이 들은 모두 모처에서 자과와는 다른 지독한 약물을 투여받고 심각한 정신세뇌를 받은 자들이다. 장부에 의하면 해약은 없다. 중독으로 인하여 저들은 평생을 이지를 상실한 채 강제로 부여받은 고착화된 사고만으로 살아간다. 저 들을 살려두면 부가피해만 더욱 커진다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복희랑은 품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내었다. 그것은 복희랑의 목에 걸려있었다. 복희랑은 말없이 그 물건을 바라보았다.


"저주 받은 물건 용도가 사라지면 내 스스로 폐기하리라!"


삼태극심천통마경상쇠(參泰極心天統魔鏡鼓上釗)

그것은 지름이 한 뼘가량 되고 표면이 거울처럼 상을 반사하며 매끈매끈 하였다. 가상의 둥근 테에는 팔괘(八卦)가 조각되 있고 정면의 표면 안으로 입체적 느낌의 삼태극(參泰極)이 새겨져 있었다. 삼태극의 한 가운데 삼족오(三足烏)가 부조(浮彫)되어 있는 동고(銅鼓)였다.

복희랑이 한 가운데 삼족오 조각에 손가락을 튕구었다.


"꽤애애애애앵"


순가 허공을 찢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지고 지축(地軸)이 흔들리는 듯 일공장 주위의 땅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어느 새 주변의 건물은 진동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무너져 내렸고, 입구의 두꺼운 철문도 종잇장처럼 짜부라져 찢겨나갔다. 근처의 옹벽과 특화점들은 모두 제 형태를 잃어 무너져 내렸다. 모여있는 백여 명의 군병들은 동고음이 울려퍼지자 마자 백치(白痴)가 되어 즉사하였으며, 요동치던 땅들은 쩍 쩍 갈라져 나가고 그 틈으로 군병들의 시체가 모두 떨어져 내렸다. 복희랑이 동고를 한 번 더 울리자 땅은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왔다.


"휴"

 
복희랑이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칠 때 멀리서 장갑차 한 대가 다가왔다. 장갑차의 위에는 육중한 체구의 초고려가 걸터앉아 있었다.


"결국은 또 마고를 두들겼구나"


복희랑은 피식 웃으며 품에서 장부 몇권을 보였다.


"이거좀 읽어보슈"


장부들은 허공섭물(虛空攝物)의 수법으로 복희랑의 손을 떠나 초고려의 손으로 옮겨갔다. 초고려는 말없이 복희랑이 건네주는 장부들을 받아서 넘겨보기 시작하였다.


"헉 이런"

"놀랬죠? 저기 무너진 예배당을 뒤져보면 보다 더 놀라운 것이 기록된 장부가 많을 거에요"
 
"이게 사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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