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나무 0 4,380 2006.05.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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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전 영주

 

 

나는 본시 얼굴도 마음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내게 비추이는 그대가 나를 다스릴 뿐입니다.

나는 색깔도 냄새도 형태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의 슬픔이 흰 뼈만 남도록

그대 사랑이 그대 눈빛으로 빛나도록 씻어드릴 수 있습니다.

 

 

그대는 나를 흘러간다.

그러나 나는 늘 그대 앞에 고여있음으로 해

그대 가슴속에 달뜨면 달을 잡고

그대 건너는 발목 있으면 발목을 잡고

잡은 모든것을 흐름으로 다스리지 못하는

그대로 하여 잊혀진채 나는 그대 눈물샘 속에서

기다립니다.

 

 

 

언젠가는 그대도 아시겠지요.

달은 세상의 모든 강에 동시에 떠오르고

그대가 잡은 발목하나로는 그 모든 강

쉬이! 건너갈수 없음을.

 

 

이제 나 그대 눈동자 속에 지는 달.

다함 없는 물소리로 노래하리니

그대 언젠가는 스스로 가슴속에 물고를 트고

그 물길 따라 나서겠지요.

나 이제 그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반짝이며

결 곱게 흐르겠습니다.

 

 

그대는 본시 얼굴도 마음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대에게 비추이는 내 모습이

그대의 가장 오래된 모습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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