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츠님의 칼럼입니다.

나는 "공의(公義)"가 "힘있는 자의 독재적 이기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을 교회에서 처음 배웠다.

진리에 한발짝 다가서는 기쁨? 글쎄~

칼츠 0 2,839 2005.09.29 03:04

진리에 한발짝 다가서는 기쁨? 글쎄~ 
 
2003.12.02 23:20 
 

(칼츠님의 마지막 글입니다)


추진중이던 프로젝트를 어제서야 마쳤다.

이제야 회사로부터 봉급받은 것에 대한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보람이나 성취감 따위는 없다.

나의 작품이 어떻게 사용될지 생각하면.. 곤혹스럽다.


물론 나는 어제 어떤 진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만족감을 잠시나마 가졌다.

하지만 그 만족감이 기독교인들의 그것과 뭐가 다른지..

나 자신의 만족감 추구를 위해 해로운 것을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상황이 다 끝난 뒤에야 깨닫는 것..

 

"과학자가 잘못할 수도 있으며, 인류에 재앙을 끼칠 수도 있지만,
잘못된 것을 해결하는 것도 과학자"라는 세이건 박사의 말은
지금의 나에게는 자기위안에 불과하다고 느껴진다.

물론 내가 아인슈타인이나 러셀경이 핵물리학의 공포스러운 결과에 대해
느꼈던 것과 같은 거창한 심정을 가진 것은 아니다.

나는 그들만큼 위대한 과학철학도 갖추지 못했고,
위대한 휴머니스트도 되지 못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자괴감들의 원인을 알 것 같다.

나는 진리 그 자체를 목표로 삼은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과 함께
일용할 양식을 사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진리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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