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주의자들에게 보내는 삽질한 글

근본주의자들에게 보내는 삽질한 글

몰러 0 2,189 2005.06.17 20:33

근본주의자들에게 보내는 삽질한 글    
작성일: 2001/03/11 13:14:50
작성자: 몰러
   

중간 중간 니네들한테 유리한 것만 읽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심각하게 읽지 않는
영적 편식이 근본주의자를 만들었지.
성경을 대하더라도, 또 지기도사와 오교수의 글을 대하더라도
니네들은 항상 편식을 했지.

어디 이 글도 함 편식해봐.

출처? 뻬르난도 산쳬스 드라고의 '아리아드네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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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당신이 나에게 약속하신 천당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을 저버릴 경우 불지옥이 두려워서도 아닙니다.
.....(중략)
천당이 없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옥이 없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당신의 사랑 때문입니다.

      -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에 대한 소네트 中에서

지옥 같은 바다를 앞으로 바라보면 소름이 오싹 끼친다. 해변가 갈대 그늘에 앉아 예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온 몸에 강한 전율이 느껴지면서 갈릴리 예수가 '정말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는지,
그리고 진짜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는지 의혹의 날개가 펼쳐졌다.
내가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것을, 건드리면 안 되는 금기를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는 게 백 번 낫다는 것을, 그리고 그 상자를 뒤흔들지 않는 게 이롭다는 것을,
모든 종교와 기독교 계시는 큰 기둥을 가운데 두고 맴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만일 우리가 갈릴리 예수의 부활을 의심한다면, 성직자들의 모든 권모술수와 의례는
'아멘!'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몰락해 버릴 거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물론 그건 나의 목적도 아니고 지금 당장 거기에 대한 대답을 할 생각도 없다.
다음 여행 목적지인 이집트와 인도에서 새로운 자료들을 더 찾을 것이며, 그 새로운 사실들에 귀를 기울여 생각을 정리할 것이다.

논리적으로 보면 초창기 기독교 역사에서 갑자기 바울이 출현할 때까지는 누구도 예수의 부활을
이미 입증하거나 확인한, 엄연한 사실로 여기지 않았다. 예수의 죽음에 대한 소식은 인간이 살 수 있도록 신은 죽어야만 한다는,
이교도적 인습주의에서 나온 걸로 나중에 추가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바울은 당시 다국적 교회의 창시자이자 조직자이고 총책이었다.
이스라엘 국경 저 너머에 예수란 인물과 교리를 만들어낸 사람이기도 하다.

당시는 지중해와 근처 지방에서 서로 다른 종교들끼리 피 튀기게 경쟁하는 종교적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신앙예찬 중에서 특히 이시스 여신에 대한 예찬은 그들 신도에게 영혼 불멸성의 확신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전 종교들이 제시하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변화를 보여준 것이다.
당연한 결과로, 이교도들의 종교극을 찬양하는 비의 해설사로부터 신자들의 일부라도 뺏어오려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제시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입문할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들에게 영혼 불멸뿐만 아니라,
육체의 불멸까지 보장하는 거였다. 어줍잖은 '마케팅'전략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예수와 모든 인간들의 '육체적' 부활이라는 교리로 바뀌게 된 것이다.

두번째 가설은 얘기할 가치도 없는 억지라 볼 수 있다. 부활을 믿는 사람에게는.
물론 나도 그걸 믿는 사람이라는 걸 고백하고 싶다.
제 2차 콘스탄티노플 종교 회에에서 종교에 대한 걱정보다도, 시저처럼 정권 장악에만 혈안이 된 뱃속 시커먼 집단이
영혼의 윤회설과 선재설에 대한 교리를 이단으로 공포할 때까지는 초기 기독교인들도 영혼의 부활설을 믿었다.
한때 육체에 머물렀던 영혼이 전생에 다른 육체에도 머물렀다는 확신이 있다면
어떻게 특정한 물리적 육체 부활에 대한 믿음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결국, 갈릴리 예수의 육체적 부활은 복음 메시지에 득이 되거나 손해가 될 게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굳이 강조하는 걸까?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믿음을 주는데 말이다.
기적에 갈증을 느끼는 미신에 약한 서민들에게 예수를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예수가 행한 기적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수가 하신 말씀, 확신, 그에 따른 결과와 그의 숭고함과 그의 드높은 정신적 가치로도 충분히 예수는 우리에게 믿음을 준다.
그리고 적어도 나는 예수가 부활을 했건 하지 않았건 그걸 떠나 그가 말씀하시고 행한 일들 때문에 기독교인일 수 있다.
때문에 언젠가(제발 그 날이 오지 않았으면!) 그가 부활하지 않았다는 게 입증되더라도 나의 믿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
반면 허물어지지 않기 위해 초자연적인 현상들과 권위주의, 일화들을 필요로 하는 믿음은 나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십자가에 못 박힌 에수에 대한 소네트'를 지은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느끼고 말했던 것과 같은 심정을
나도 느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는 스페인 문학에서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서너 쪽 중 하나로 보인다.

사랑! 이것이 신학의 키워드이다. 그 외 다른 것들을 나는 모른다.
방금 내가 한 말들에 대한 비난, 모욕, 협박, 반론들을 피해 나만의 핵폭탄 대피소를 향해 정신없이 뛰어간다.
보초를 서던 병사가 험한 인상을 지으며 나에게 물어본다.
    '그럼, 예수의 죽음 후의 출현은? 라미레스 씨. 복음서를 쓴 모든 성자들이 거기에 대한 언급을 했어요.'
    '그래요. 하지만 마태나 마가는 예수의 육체적 부활에 대해 말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보초를 서고 계시는 병사님, 나는 예수의 육신이 출현했다는 걸 아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예수의 영혼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아요. 사실 의심의 여지도 없지요.'

다른 복음서를 쓴 성자들은 모두 바울의 개종 이후였다는 사실을 유심히 보라.
바울이 기독교를 세계적인 종교로 키울 생각으로 예수의 말씀과 업적들을 계획적으로 조작했다면...?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각자 알아서 판단하길!


2001/03/11  82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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