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 굿할 때 작두타기는 사기다!!!(삽질해서 다진 다음 물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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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신내림 굿할 때 작두타기는 사기다!!!(삽질해서 다진 다음 물뿌림)

몰러 0 6,102 2005.06.17 20:24

신내림 굿할 때 작두타기는 사기다!!!(삽질해서 다진 다음 물뿌림)    
작성일: 2001/02/06 21:28:40
작성자: 몰러
   

여러분은 신내림을 받은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겁니다. 현직 경찰도 그랬다고 하고, 신내림을 거부하다가 온 몸이 뒤틀려서
결국은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람들 이야기도 있었고 하여간 TV가 이런 것을 많이 방영했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딴지일보에도 나왔지만 기에 대한 TV프로그램들이 모두 비전문가적인 PD들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것이죠.
과학적 소양이 없고, 과학적 증명절차도 모르고, 자기가 가진 상식과 지식에서 조금만 넘어가면 모두 기적으로 인정하는 그런 사람들이죠.

신내림 또는 신이 들었다는 것은 처음에 이유없이 몸이 떨리고, 불안해지며, 환청/환각이 오면서 점점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증상이
오다가 결국은 간질발작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눈을 뒤집어 흰자위만 드러낸 체 몸은 마구 떠는데 곧 죽을 것처럼 보입니다.
이때 병원에서는 간질, 행동장애 여부만 검사하는데 간질 같은 것은 거의 정확하게 진단이 되지만 행동장애는 신경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그런데 정신과는 진단이 힘들죠. 최소 한 달 이상의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때 현직 무당이 나섭니다. 아니면 환자나 가족이 무당을 부르기도 하죠. 무당들은 열이면 열 모두 신이 내린다고 단정합니다.
그리고 신내림을 거부하면 죽게 될 것이라고 하죠. 하긴 정말 죽을 수도 있습니다. 중추신경, 교감/부교감 신경이 엉망으로 작동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만 신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신이 내린 것 같은 증상이 옵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외국인들은 그럼 무당이 되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죠. 다시 말해서 신내림 증상은 가만히 두어도 치료가 될 수 있고,
약물치료(마약처방까지도 합니다)로 낫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선 무당이 많이 되는데 여기에 어떤 트릭(일본말?로 야부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걸 본 사람이 없으니...
앞에 말했던 전직 강력계 경찰은 신내림 굿 까지 받고 경찰을 그만 두었지만 지금은 그냥 실업자 신세입니다.
TV에 나왔을 때는 용한 무당이 될 줄 알았지만 지금 그는 오히려 당시 인터뷰 내용중 일부는 말한 적도 없고 거짓도 있다고 합니다.

서론이 긴데 작두타기를 봅시다. 작두타기는 신내림의 마지막 증거로써 사용되는 이벤트입니다.
두 줄의 작두에 무를 떨어뜨리면 그냥 갈라지고, 종이를 작두에 대고 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날카로운 것이죠.
2시간여에 걸친 굿의 마지막에 신내림을 받을 사람이 맨발로 작두에 올라가는데 처음 본 사람은 비명도 지를 만큼 무시무시하죠.
작두에 올라서서 몇초간 서 있다 내려오면 정식무당이 되었다고 선배무당이 선포합니다.

이에 대해 초정상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이 과학적인 것 같은 포장을 합니다.
1. 작두는 날카롭다.
2. 작두에 올라가는 사람은 체중을 가지고 있다.
3. 사람의 발바닥 피부는 다른 부위에 비해 두껍고 단단하지만 그래도 칼에 의해 베어진다.
4. 그러므로 초자연적인 힘이 사람을 들어올려 작두에 힘이 가해지지 않았거나, 발바닥이 순간적으로 강철처럼 되었을 것이다.
5. 결국 작두타기는 과학적으로 해명이 불가능하다.

위에서 1, 2, 3은 맞는 가설입니다.
4는 초자연/초정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쉽게 범하는 잘못된 평균화/일반화입니다. 5는 4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볼 필요도 없는 것이고요.

반론하겠습니다.
일본도(닛뽄도)나 사라센의 칼, 그리고 관우의 청룡언월도는 날이 굽어 있습니다. 여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중세 서양의 기사들은 크고 무거운 칼을 휘둘렀는데 주로 "쳤다"라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목은 뎅강 날아가지만 몸을 치면 F=ma+α가
됩니다. 여기에서 α는 칼의 날카로움에 의한 살속으로 파고드는 힘입니다. 하지만 이때 몸이 잘리게 하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합니다.
한편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사람의 몸통이나 아름드리 나무를 아주 우습게 자릅니다. 여기서는 "베었다"라고 표현이 됩니다.

이제 하나는 칼날과 직각으로(A), 하나는 칼날과 비스듬한 각도로(B)로 칼을 자른 면을 살펴봅시다. 아마 그림으로 그리지 않고 사고고찰로도
B가 A보다 날카롭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모르겠다구요?
여러분 중에 복사기에서 막 나온 용지를 집다가 손가락을 벤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종이에 벨 수 있느냐고 생각될 지 모르지만
드럼에 의해 히팅이 된 후 롤러로 눌린 종이는 연환검(무협지나 홍콩영화에 나오는 평상시에는 허리띠, 잡아 빼면 흐늘거리는 검)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타격은 못 주지만 벨 수는 있습니다.
또 다른 예는 검도수련에서 고정되지 않은 짚단 베기인데 그냥 치면 짚단이 잘리기 전에 칼에 밀려나 버립니다. 조금만 잘리죠.
하지만 어느 특정한 각도로 벤다면 짚단은 밀리기 전에 잘리게 됩니다. 사무라이들의 수련에는 명상, 방어법, 보법 등도 있지만
공격법은 주로 움직이는 물체를 벨 수 있는 특정각도로 몸을 움직이고 또한 칼과 대상물의 각도를 맞추는데 집중됩니다.

가설 3에서 발바닥은 분명 베어집니다. 하지만 면도칼로 발바닥보다 더 여린 손바닥에 대고 지긋이 눌러보면 어느 정도까지는
칼날이 피부를 가르지 못하고 살전체가 그냥 눌리기만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손바닥에 비하면 발바닥 살은 그 경도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강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약간의 연습만 하면 누구나 작두를 탈 수 있다는 겁니다.
연습의 중점은 발이 작두의 날과 나란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작두를 타는 굿을 보고
'저 발뒤꿈치를 살짝 치거나 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아찔한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다가는 최하로 과실치상죄가 성립되겠죠. 그것도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하구요.

스포츠신문이나 기타 매체에 김일성의 죽음을 예언했다거나, 경제대란, 김대통령의 당선 등등을 예언한 무당이 많이 나오는데 이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우연히 타이밍이 맞게 말했던 것 뿐이거나, 계속 예언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김일성이 죽은 것 중 하나일 뿐입니다.
김일성이 한 오백년 살다가 구름타고 떠날 신선이 아니기에 누구든 예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싫어하는 확률문제 하나를 드리죠.
어느 학교의 한 반에 학생이 50명이 있다고 하고 그럼 여기에서 생일이 같은 두 학생이 있을 확률은 얼마일까요?
여기서 생년은 틀려도 되고 생일만 맞아도 된다고 합시다. 일년은 365일, 학생은 50명... 얼른 생각하기에는 확률이 꽤 낮을 것 같지만
계산해 보시면 아마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점쟁이, 무당들의 수법은 위 확률문제처럼 높은 확률을 낮은 것처럼 위장한 것이 많습니다.
"어릴 때 물에 놀란 적이 있구만"
"어머, 어머, 참 용하셔라. 맞아요 10살 때 물에 빠져서 거의 죽을 뻔 했어요!"
젠장~ 어릴 때 물에 놀라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 사막에서 태어나 자라지 않은 한은... 점쟁이가 별 말도 안 했는데 정보를 다 발설하네...

"친척중에 불 때문에 곤란을 겪은 사람이 있구만"
"아이구~ 도사님! 바로 7촌 재당숙 어른이 라이타로 담배에 불 붙이다가 속눈썹과 앞머리를 홀랑 태웠습니다요!"
사돈에 8촌까지 하면 아마 왕족의 후손이 최소한 5명은 끼어 있을껄...

점쟁이는 사람들의 기대심리에 부합하는 말을 함으로써 사람들을 바넘효과에 빠뜨립니다.

P.S 그렇다고 작두타기를 시도하지 마세요. 신내림을 선언한 후 보름 정도 지나서 내림굿을 합니다. 그 동안 허벌나게 연습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2001/02/06  116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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