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사의 개종(이주일씨가 안수를 받는다는 뉴스를 보고)

유명인사의 개종(이주일씨가 안수를 받는다는 뉴스를 보고)

몰러 0 2,824 2005.06.20 16:21
유명인사의 개종(이주일씨가 안수를 받는다는 뉴스를 보고)    
  
 
 
작성일: 2002/03/08
수정일: 2002/03/09
작성자: 몰러




유명인사 개종을 선전하는 것은 치사한 전도행위다


폐암을 선고 받고 투병 중인 코미디언 이주일(국회의원 경력을 부끄럽게 여기고, 또한 국회를 개그콘써트장으로 생각하는 양반이니 앞으로도 코미디언 이주일로 칭합시다)씨가 안수기도를 받고 기독교인이 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종교는 개인의 선택사항이니 우리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닙니다만, 유명인사의 개종이 기독교의 주요한 선전도구로 악용된다는 점에서 딴죽을 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주일씨의 개종이 기독교 선전용으로 활용되더라도 사실 별 하자는 없습니다. 다음과 같이 했을 때는 말입니다.

“코미디언이자 전직 국회의원인 이주일(본명 : 정주일)씨가 모월 모일에 ㅇㅇ교회 XXX목사로부터 안수기도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기로 하였다.

시비걸 건덕지가 없지는 않지만 확실한 반박논리를 안티에게 남겨주지 않는 뉴스레터죠. 그런데, 나중의 일이 되겠지만 이 뉴스는 다음과 같이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각종 칼럼(칼럼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이상합니다)이나 간접 간증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이주일씨가 선뜻 안수기도 제의에 응한 것은, 폐암이라고 하는 생사의 긴박한 갈림길에서 불교가 더 이상의 생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기독교는 믿는 이들로 하여금 소생과 영생과 천국을 보장하는 참종교이다.

그러면서 사역자와 신도들이 전도에 더욱 매진할 것을 촉구하고, 심지어는 이런 유명인사를 전도하는데 더 비중을 두자는 논지를 펼 것이 틀림없습니다. 늘 그래왔으니까요.


다른 종교를 가졌던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한다고 해서, 기독교가 참종교이고 처음의 종교는 엉터리라는 결론을 유도해내는 것은 유비추리의 오류, 흑백사고의 오류를 범한 것이며, 유명인사를 이용한 점에서는 부적합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입니다. 이주일씨가 불교신자였기는 하지만 불교에 구도자적/전문가적 소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독교로 개종함으로써 소생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실례가 되는 소리지만 이주일씨가 죽음을 앞두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에서 기독교를 선택했을뿐 어떤 확신을 가진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동일 뉴스에는 기독교 개종후 기도와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병이 치유된 사례가 많다고도 하였는데, 도대체 이 기사를 쓴 기자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중학생 수준 정도의 통계에 대한 지식만 있어도 저런 글을 쓰지는 못할텐데 말입니다(하긴 스포츠신문 기자는 진정한 저널리스트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죠).
죽음을 앞둔 사람들, 즉 사형수들, 말기암 등으로 죽음이 예고된 화나들, 벼랑 끝에 몰린 사어가/채무자들은 소생과 지복을 앞세운 종교에 쉽게 넘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형수 중에는 갑자기 사면이나 감경을 받는 경우도 있고, 환자 중에는 마음의 안정으로 치료효과가 배가되어 완치되는 경우가 있으며, 사업실패자 중에는 갑자기 엔젤펀드가 등장한다든지 하여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라 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어디에나 예외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때 소생의 복락을 누리게 된 사람들이 그 은혜와 영광을 하나님과 예수님께 돌리는 것은 인간으로서 감사의 표현을 한 것일 뿐이고, 의당 그럴 수가 있습니다만, 그것이 기독교 덕분이었다고 확정 짓고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죽음이 예고되었다 하여 모두가 죽는 것은 아닌데, 굳이 기독교 덕분에 죽음을 면하고 소생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인오판의 오류이고 성급한 일반화일 뿐입니다. 이는 어떤 종교든지 간에 환자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이것이 치료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죠. 기독교만이 치유의 종교라고 우기는 것은 스스로 참종교가 아니라고 자백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죠. 기독교인들의 주장을 수용할라치면 다음 주장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생이 백일도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은 간암환자가 어느 역술인이 그려준 부적을 베개에 넣고 잤더니 간이 서서이 치료가 되고, 부실했던 다른 장기들까지 나았다는 사례가 나왔을 때 그 부채도사가 모시는 동자보살이 영험하다고 선전해도 되겠네요.

한편, 이주일씨가 더욱 악화되고, 의사가 예고한 기한보다 더 빨리 사망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기독교인이 되긴 했지만 믿음은 여전히 부족했다고 할 겁니까? 세상에 죽음을 앞둔 이들만큼 하나님을 더 갈구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믿음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잘못된 방법으로 믿었다구요? 그럼 이주일씨를 인도했던 목사에게 책임이 있는 거죠. 그리고, 그런 목사에게 직분을 안수한 기독교는 종교적/신앙적/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 되겠군요.
기독교는 영혼을 돌보는 종교이지 개인의 지복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면서 발뺌할 겁니까? 첨부터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 그런 말을 한다면 그야말로 시치미이고 발뺌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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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이주일씨가 쾌유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금연홍보대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몰러는 꼴초입니다만). 그리고, 완치되고 난 후 방송출연해서, 부흥집회에 참가해서 꼴사나운 장면을 연출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코미디언은 언어의 마술사입니다.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최장기간동안 코미디의 황제로 군림하셨고, 의정활동하면서 느낀 바도 많을 것이니 사려 깊은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개독먹사들이 가만이 내버려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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