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때[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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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뿔님의 칼럼입니다

죄와 때[垢]

쥐뿔! 0 2,620 2002.10.16 10:12
시골 촌놈은 원래 목욕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러다가도 기회가 되면 원없이 때를 벗기기도 하지만.......살아가는게 다 때를 만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때없는 인간 있으면 나오라구 해. 절간이든 교회든 회개 방금 끝난 넘도 때없는 인간 있나?

예수라고 때없고 부처라구 때에서 자유로운가? 원래 살아있는 시시각각이 다 때를 만드는 시간이요, 한꺼풀 벗겨내도 속때가 있는 법이다. 이 때라는 것이 굳이 피부에서 이것은 때고 이것은 살이다 이렇게 구별지을 수도 없다. 한꺼풀 각질이 벗겨지고 또 벗겨지고 해도 밀면 밀수록 피가 배어 나와도 꺼풀이 벗겨질뿐 그게 살인지 때인지는 모른다.

여름 나절 동네앞 금강에 가서 한달을 물속에서 놀아도 집에서는 세수한번 한지 않았던 것은 한달동안 한낮에 강물에 몸을 들여놓기 때문이더니.....아 그렇게 강물속에 오래있어 몸에 때가 없겠거니 하다가 밀어보았더니....아뿔싸. 죽죽 말려서 밀어지는게 바로 물때 아니던가?

물속에서도 물때가 생기니 물은 목욕하는 물이던가 때를 만들는 물이던가? 온통 교회에 기도실에 회개를 해도 바로 그 족족 때가 벗겨짐도 아니요, 회개한 순간 바로 쌓이는게 이 삶의 때이다. 이것을 눈부시게 하얀 속옷으로 바쳐 입어도 한번 누래진 팬티는 다시 하얳질래면 삶고 락스라도 담가야지 그냥 비누세탁으로는 어림도 없는 삶의 누렁이가 배인다.

며칠전 기사에서 보니 유아의 위생상태가 너무 청결하면 오히려 세균에 무방비가 된다 하니 때란 너무 없어도 문제이다. 수영하는 강물에 몸에 물때가 끼는 아이러니도 때의 교훈이다. 강물에 너무 오래 담그면 그안에서 물때가 생기듯이 교회라는 생명과 회개의 장소도 너무 그 안에 안주하면 교회때가 생기는 것이요, 회개라도 다 누렇게 바래가는 빤스와 다를게 없다.

아침 세수하듯 맑은 물에 개운하게 세안만 해도 멀끔해지는데, 굳이 하루종일 세수해서 불어터지게 하는 건 바보짓이다. 하루에 수십번 손을 씻는 결벽증도 정신병의 일종이다. 그러니 죄란 때를 항시 마음에 가진 것도 증상으로 보면 정신병이다.

목욕도 주기적으로 해야 때가 밀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듯, 잠시 어느 동안은 때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사는게 훌륭한 삶이지, 물속에서 물때 키우듯이 때 생각이 지배하는 정신상태는 정신병에서도 중증이리라. 때란 죽은 세포를 밀어내는 것이지만, 각질이라는 죽은 세포까지도 살아있는 살의 일부이다.

니들이 아무리 회개기도를 해도 여전히 그 순간부터 쌓이는 죄로부터는 벗어날 수 없다. 때란 그래서 몸의 일부이듯이 뒈지기 전까진 원때를 못베끼는 것이다. 죄나 죄로부터의 해방은 아예는 아니라도 잠시 잊는 것 이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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