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마님이 딸내미랑 외출하여 잉어빵을 사온다기에
붕어빵은 아는데 잉어빵이 무엇인지 궁굼도 하고 우습게도 기다렸더니
봉지 풀어헤친 그안에는 붕어빵만 가득했지요.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지는 알았었고
잉어빵에도 잉어가 없으리라 짐작했지만
마침내 잉어빵 배를 갈라도 맨 그 팥만 들어있는지라

붕어도 잉어도 그냥 빵조가리 형상일뿐
차라리 고래빵이라 불러세워서라도
배고픈 겨울밤 한마리 고래빵으로
우리 네식구 그날 배터지고 한달 양식으로 남더라도

나라도 붕어빵에 붕어놓고 잉어빵에 잉어넣어
거짓없이 진실되게 붕어잉어빵을 판다면야
사람들은 내빵이 거짓빵이라 욕하지야 않겠지만
기분은 찜찜하야 사먹지는 않으리라.

붕어빵의 이름으로 오시든
잉어빵의 이름으로 오시든
고래빵의 이름으로 불리든

다 앙꼬는 그 팥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