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牧師)란 말이 가당키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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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뿔님의 칼럼입니다

목사(牧師)란 말이 가당키나 하나?

쥐뿔! 0 2,793 2002.12.12 17:44
목사(牧師)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이질감이 상당히 크다.

에베소서 4장11절에서 유래한 이 말이 그냥 우리말로 양치기인데 어쩌다가 牧者 (가축을 치는 자)도 아니고 牧師 (가축을 치는 선생)란 말인가? 우리에게는 소치는 어린 아해(童)야 맞는 어감이 아닌가?

한국적 토양문화에서 양치기란 없다. 물론 소치는 것은 집안 아이들의 몫이었다. 여름 가을 오후에는 집안의 애들이 자기집 소들을 끌고 야산에 놓아두든지 강변에 집단으로 놓아두면 강둑을 따라 모여서 풀을 뜯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저녁 시간이 되면 소랑 따로 무리지어 놀던 아해들이 자기집 소를 끌고 집으로 들어오면 되는 일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그러했고 나 이전에도 그러했다. 기독교가 이 나라에 자리잡던 구한말이나 일제시대에도 여전히 그러했으리라.

언제부터 양치기가 선생(師)이 되고, 이땅의 백성이 양들이 되어 드넓은 사막 초원에서 풀뜯기우는 소나 양이 되었단 말인가? 사막에서 물을 찾아 헤메고, 푸른 초장을 찾아 무리이동하는 일이 어찌 이 나라 토양과 가축치는 양상에 합당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언제 뜨거운 태양아래 물을 찾아 목마른 목을 축일 수 있는 냇가로 인도하는 양치기가 절실했더란 말인가? 그냥 지천에 풀이요 두어길 건너면 냇가에 강물이 나오는 이나라에서 어찌 풀뜯기는 목동의 길이 저리도 구구절절 못난 것들의 심성과 감정을 자극했을꼬?

이 나라 풍토에 맞지않는 양과 목동 문화가 어쩌다 이스라엘 사막땅에 사는 유대인 보다 더 목말라하고 푸른 초원에서 배부르기를 갈망하는 목축민족으로 바뀌었든가? 그들의 심성을 저리도 유대사막으로 몰고간단 말인가?

양치기의 이름인 목사가 우리나라 토양에선 어불성설인데도, 어찌 우리는 그들을 양치는 선생이라 해야 하는가? 그냥 소치는 아해, 양멕이는 아해, 풀뜯기는 아해가 맞는다. 그러니 목사란 말은 이 나리 문화에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높임말일 뿐이다.

예전이나 지금도 그런 집들이 있었다. 돈은 있으나 가축을 치지 못하는 집에서는 송아지를 사서 남의 집에서 풀뜯기게 하고 키워주면 나중에 그걸 팔아 나누고, 송아지를 팔아 나누고 했다. 그게 위탁 소치기이니 구태여 "내양을 치라"는 말이 통한다면 바로 이 위탁 소치기일밖에....

그러니 자기소를 치는 일이고, 남의 소를 치고 나중에 나누는 일은 있으되.......목사가 어디 가당키나 하나 이땅에서? 니덜은 기냥 소치기나 양치기 그 말도 이땅에선 너무 드높인 말인지도......겨우 소양치기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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