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1월24일(수) 04시19분48초 KST
제 목(Title): MoMo님께 - 길게 논의할 가치...



저는 하야니의 대전제를 묵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의 세계관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당당한 신념 체계입니다. 제가 하야니를 비논리적이라고

잔혹할 정도로 공격하는 것은 그의 논리의 바탕이 신앙적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 이유로 상대를 비논리적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공리체계와 명제논리에 대한

기본적 상식조차 결여된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절차적, 기술적인 오류에 대해서는 결코 관대하지 않습니다.

하야니가 '자신의 대전제 속에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면 아무런 문제삼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야니가 '당신의 신념 체계 속에서도 이것은 성립한다'고

나선다면 저는 하야니의 논리가 저의 대전제 속에서 살아남을 만큼의 정교함을

확보했는지 엄밀하게 분석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정교함은 올바른 절차적

명제논리의 틀을 준수하고 있는가 하는 점으로써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하야니가

신앙적인 대전제를 저의 세계관 속에서도 여전히 객관적이라고 보는 (실제로는

하야니가 이것을 종종 놓치고 혼동합니다만) 논의를 펼칠 때마다 저는 그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절차적인 오류로 점철된 논리는 그 바탕에 깔린 대전제의 정당성에 누를 끼칠

뿐입니다. 하야니의 대전제를 마음 속 깊이 받아들이고 있는 기독교인들마저

하야니의 논의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그때문이 아닐까요. '큰 논리'의 정당성

이라는 기반은 단단히 확보했으나 절차적인 '작은 논리'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러한 작은 논리의 오류는 대전제 자체의 신빙성마저 의심받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야니의 논리는 틀린 논리입니다. 정당한('올바른'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바탕을 확보했으나 절차가 틀리면 그것은 틀린 논리입니다.

결론이 올바르다 하더라도 그것은 틀린 논리입니다. 그리고 저는 틀린 논리에

대하여 오래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늘 하야니에게

'논리를 모욕하지 말고 차라리 눈물로 전도를 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요?

모욕당하는 것은 절차적인, 작은 논리입니다만 작은 논리라고 해서 모욕해도

무방한 것은 아닙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