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는 카인의 자손인가?


노아는 카인의 자손인가?

※※※ 0 3,309 2003.10.02 10:38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5월17일(금) 10시55분58초 KDT
제 목(Title): 노아는 카인의 자손인가?



* 이런 글을 왜 쓰냐구요? Free 보드니까~ *


노아는 카인의 자손이 아니다. 적어도 창세기의 계보를 글자 그대로 믿는다면

말이다. 카인이 살인의 죄를 입어 추방된 이후 아담은 셋을 낳았고 셋의 8대손이

노아라고 하니 카인과 노아는 아담 이후 전혀 다른 계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판적 문헌 비평은 노아가 카인의 6대손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창세기 4장의 카인 계보는 다음과 같다. 라멕의 세 아들과 딸 한 명이 소개되고

있다.

아담-카인-에녹-이랏-므후야엘-므드사엘-라멕-야발
                                          유발
                                          두발가인
                                          나아마(딸)


창세기 5장에는 노아의 계보가 있다.

아담-셋-에노스-카이난-마하랄렐-야렛-에녹-므두셀라-라멕-노아


우선 히브리어로 '사람'을 뜻하는 이름이 둘 있는 것에 주목하기로 하자. '아담'과

'에노스'는 모두 사람이라는 보통명사에서 온 이름들이다. 이제 이 계보를 원어의

발음에 충실하게 표기하며 병치시켜 보면 다음과 같다.


        창세기 4장의 카인 계보      창세기 5장의 노아 계보

            아담(사람)                  아담(사람)
                                        쉐트
                                        에노쉬(사람)
            카인                        카이난
            하노크                      마하랄엘
            이라드                      야레드
            메히라엘                    하노크
            메투샤엘                    메투쉐락흐
            레메크                      레메크
            나아마                      노악흐(노아)

쉐트와 에노쉬를 의도적으로 제외시킨 결과 두 계보는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을

드러낸다. 카인/카이난, 이라드/야레드, 메투샤엘/메투쉐락흐, 레메크/레메크 등은

J 문서(4장)와 P 문서(5장)의 표기법 상의 차이 이외에는 같은 어원과 거의 같은

철자를 갖는 같은 이름으로 인정된다. (히브리어는 모음을 표기하지 않음을 기억

하기 바람) 더우기, 유다야의 모세 5경 해설서인 미드라쉬에 따르면 나아마는

노아의 아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 계보의 레메크는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당시까지 잔존하고 있던 근친혼의 관습이 이것을 뒷받침한다. 이름의 유사성

뿐아니라 이러한 유사한 이름이 계보에서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예를 8대의

계보에서 4번이나 발견하게 되는 것은 우연의 산물이라 보기 어렵다. (아담은

당연히 같은 사람이니 제외하고 나아마와 노아는 당연히 다른 사람이니 역시

제외하면 6명중 4명이 일치하는 셈이다.)


비판적 문헌고증학자들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족보 위조 경위는 다음과 같다.

애초에 J 문서는 아담에서 카인을 거쳐 나아마에 이르는 8대의 족보를 게재하고

있었으며 P 문서는 동일한 족보에서 나아마와 그녀의 형제들 대신 노아가 포함된

8대를 채택하고 있었다. 모세 5경의 편집을 맡은 P 그룹은 두 문서를 짜맞추는

과정에서 곤란한 문제에 직면한다. 다분히 낭만적인 설화문학에 가까운 J 문서의

기록은 민족 의식과 성결 문제를 중시하던 P 그룹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 즉

살인자 카인이 이스라엘의 조상이라는 충격적인 견해를 담고 있는 것이다. P 그룹은

J 문서를 변조할 수 없었다. 건조한 P 문서에 비해 운율이 생동감 있고 내용이

드라마틱하여 대중들이 즐겨 암송하던 J 문서를 변조한다면 즉각 발각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P 문서의 카이난이 살인자 카인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P 문서를 변조했다.

아담(사람)이 카이난을 낳았다는 원문에서 아담을 '사람'이라는 보통명사로

해석하고 동의어인 에노쉬(사람)라는 가공의 이름을 만들어 세째 아들 쉐트가

낳은 것으로 날조한 것이다.


참고문헌 ;

    Hess, R., "The Genealogies of Genesis 1-11 and Comparative Literature",
              Biblica 70 (1989)

    Tengstroem, S., Die Toledotformel und die literalische Struktur der
                    priesterlichen Erweiterungsgeschichte im Pentateuch,
                    Uppsala, 1982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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