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사가 잔혹한 이유는...


종교사가 잔혹한 이유는...

※※※ 0 3,193 2003.09.30 14:47
저는 종교가 '잔혹함'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잔혹한 것은 '인간'

이라는 elcom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선함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거나 종교에 의해 주어졌다고 믿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선한 품성을 갖고 있습니다.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선하지

않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습니까? 종교는 인간의 선한 미덕을 고무하는 대단히

긍정적인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 선함의 근원은 종교 이전에 인간이 스스로

갖는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은 악한 품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종교는

인간의 악한 면까지도 고무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종교사의 잔혹함이 인간의

본원적인 잔혹함에만 기인하며 종교는 거기에 책임이 없다는 식의 논의는

온당하지 못합니다. 특히 기독교는 여타의 종교에 비해 배타적이고 경쟁적이며

세상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기 좋아하는, 분쟁을 유발하기에 적합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없었어도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로 피를 흘리며

싸웠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극의 동기를 제공하고 사람들의 잔악함을 부추긴

기독교회의 죄업이 씻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종교사의 잔혹함의 근원을 단지 인간의 잔혹성에서만 찾으려는 것은 나치 독일의

이민족(유색인, 집시, 유태인 등등...)에 대한 잔혹한 박해의 원인을 독일인 특유의

우월감이나 배타성 때문으로만 돌리는 것과 같습니다. 나치즘은 20세기의 비극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전적으로 나치즘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무죄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기독교회는(천주교와 개신교, 기타 잡 교파 포함) 2000년간의 비극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p.s. 저는 항우도 유방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

Comments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State
  • 현재 접속자 46 명
  • 오늘 방문자 2,835 명
  • 어제 방문자 4,469 명
  • 최대 방문자 5,411 명
  • 전체 방문자 1,464,518 명
  • 전체 게시물 14,414 개
  • 전체 댓글수 38,036 개
  • 전체 회원수 1,663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