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10월 25일 일요일 오전 04시 14분 49초
제 목(Title): [마리아님께] 이 점에 주의를...



... 토론이 벽에 부딪친 것 같습니다. 물론 충분히 예상한 결과지만요. :)


> 사고 활동이, 자연계 내에서 물질에 의해, 일어나는일련의 사건 중하나일때,
> 원인과 결과에 의해 끊임없이 연결된 사슬중 하나의 고리일 때, 그것이
> 무의미하게 되는이유는, 사고활동이 더이상 '이성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고 활동이 자연계 내에서 물질에 의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 중 하나일 때는

어째서 사고 활동이 더이상 '이성적'이지 않게 됩니까? 물론 당신의 세계관에

따르면 '이성'의 기원은 물질계 밖에 있으므로 물질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비이성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이성이란 물질계

내의 물질적인 사건들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논의를

생산적으로 진행하려면 이성이란 물질계에서 파생될 수 없다는 것을 논증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처럼 '이성이 물질계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라면 사고 활동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물질계로부터 발생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식의 순환론으로는 논의의 진전을 얻을 수

없습니다. (순환론이 무슨 말인지는 아시죠?)


약간의 힌트를 드리지요. '사고'와 '이성'의 관계를 보는 당신과 저의 시각은

크게 다릅니다. 저는 사고 활동이 물질계로부터 발생하는 전기화학적 작용(신경

세포의 탈분극/재분극 과정)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즉, 일련의 물질적인 인과의

사슬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 활동을 관찰해보면 그중 일부에서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그러한 공통적인 패턴을 저는 이성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그중 일부'에 속하지 않는 비이성적인 패턴의 사고 작용도 있습니다. 요약하면

저의 세계관에서는 물질에서 사고 활동이 발생하고 그 사고 활동의 속성 중

하나를 저는 이성이라고 부릅니다. 쉽지요?


당신의 입장이라면 물질계 밖에서 주어진 이성이 있습니다. 십중팔구 신이 주신

것이겠지요? 그 이성은 만일 그것이 없었다면 단지 물질 덩어리에 불과했을

인간에게 작용하여 사고의 능력을 부여합니다. 물론 그것을 이성이라고 부르지

않고 혼이나 영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요. (그 경우 이성은 '영'과 함께 인간에게

부여된 영적 능력의 일부겠지요.) 요약하면 당신의 세계관에서는 물질계에 어떤

원인으로든 '이성'이라는 속성이 먼저 부여되고, 그 다음에 그 이성이 작용하여

사고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맞지요?


즉, 이성과 사고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거의 정반대입니다. 저의 입장에서라면

사고가 먼저 규정되고 이성은 사고로부터 귀납적으로 유추됩니다. 그러나 당신의

시각으로는 이성이 먼저 규정되고 사고는 이성으로부터 연역적으로 설명됩니다.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 반복하니 논의가 진행될 수 있겠습니까?


> 짐작하신 대로 저는 '물질계'가 전부가 아니며, 그 이상(혹은 이하)의 것이
>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말하고자 한 것은 그에 대한 것이
>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이성'을 물질계와 떨어뜨려서
> 보기 전에는, 사고와 사고를 포함하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 아셨겠지요? 당신은 스스로의 입장을 두 번 세 번 반복할

뿐 거기에 따르는 논증을 펼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 잘 정리하지 못하고,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해서 죄송해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