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sca] 우상을 불태운 왕들


[to sca] 우상을 불태운 왕들

※※※ 0 2,683 2003.09.30 04:14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10월  1일 목요일 오전 04시 11분 48초
제 목(Title): [to sca] 우상을 불태운 왕들



우상을 불태우던 열왕기 시대의 신실한 왕들과 우상을 불태우는 오늘날의 기독교인

사이의 차이라고는 권력의 유무밖에 없습니다. palace(박정훈)님의 글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 그럼 같은 기독교인이라면 남의 우상을 대신 파괴해줘도 되는가의 문제인데,
> 당시에는 왕이었으니까 남의 우상을 파괴할 수 있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결코
> 그럴 수 없다고 봅니다. 스스로 파괴하도록 권면은 할 수 있겠죠.

같은 기독교인들끼리만 '권면'하겠다면 크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물론 그 선을 넘어서고 있지요. 기독교인들이 불교 신자들에게 스스로

불상을 파괴하라고 '권면'하고 다닌다면 이것 역시 비기독교인들에게는 끔찍스러운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우기 그들이 이 사회의 다수를 점하고 권력을 손에

넣는다면 '권면'의 허울은 즉시 벗겨지고 폭력성이 이빨을 드러낼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예를 유고 또는 북아일랜드에서 얼마든지 보고 있습니다. 그곳의 기독교인들은

이땅의 평범한 기독교인들에 비해 더 극단적인 자들이 결코 아닌, 평균적인

기독교인들이라는 점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열왕기의 왕들은 그다지 특이한 자들이 아닙니다. 당신의 지적대로 동시대의

다른 왕들만큼 욕을 먹으면 족한 자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신앙의 자유라는

근대적인 사고방식이 있었을 리 없으니 사실 그들이 개인적으로 욕을 먹을

이유도 없습니다.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그들의 시대이지 왕들이 아닙니다...

이런 류의 논증은 얼핏 듣기엔 그럴싸하지만 성경이 단순한 역사서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성립합니다. 그 왕들을 신실한 자들로 칭송하고 있는 성경과 그들을

감싸고 도는 야훼... 이들은 욕을 먹어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경과

야훼를 비난할 생각이 없다면 오늘날의 한국에서 불상을 불태우는 것이 어째서

문제가 되는지 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족 한 가지 : 이교도든 이단이든 무슨 차이가 있는지요? 이단은 기독교에

속한 것이니 박해를 해도 됩니까? 일부 기독교인들이 우상을 섬긴다면 그들은

우상을 혐오하는 기독교와는 다른 믿음을 가진 이들입니다. 이들을 박해할

권리 따위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이 아내와 자녀들을 때리면서

'내 가족의 일이니 간섭 말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저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기독교인들끼리 우상을 섬기지 않도록 '권면'만 한다면야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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