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의 무리들을 위한 변명


적그리스도의 무리들을 위한 변명

※※※ 0 3,153 2003.09.30 04:10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9월 21일 월요일 오후 02시 05분 28초
제 목(Title): 적그리스도의 무리들을 위한 변명


> 그리고 기독교에 대해서 그토록 욕을 하고 싶다면 장승이 어쨋네 불상을 훼손했네
> 지하철에서 떠듭네.. 그딴 소리도 무장해서 기독교를 욕하지 마라. 스테어처럼
> 공부해서 기독교의 모순을 밝혀내라.

앞뒤가 뒤바뀐 것 아닐까? '기독교에 대해 그토록 욕을 하고 싶기 때문에' 장승이니

훼불이니 하는 소리로 무장한 것이 아니다. 장승과 뽀개진 불상과 지하철에서의

소음공해가 원인이고 그 결과로 욕을 하고 싶어지는 거다. 오히려 당당하게 욕할

용기가 없어 논리가 어쩌고 하는 소리로 우아하게 무장하고 덤벼드는 현학적인

스테어가 비겁한거다. 기독교의 모순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모순으로 가득찬

것도 얼마든지 유익할 수 있으니까. 장승이 어쨌네 불상을 훼손했네 지하철에서

떠듭네... 라는 문제들이 오히려 핵심에 근접해 있다.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적그리스도의 환상'에 젖어 있다. '아무 이유 없이'

기독교를 미워하고 해꼬지하려는 자들이 있다고 그들은 믿는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아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적그리스도의 무리들은

기독교측이 실수를 저지르기를 호시탐탐 노린다고 기독교인들은 믿는다. 그래서

장승을 썰었느니 목사가 오입을 했느니 하는, 정작 기독교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꼬투리를 문제삼아 비난을 한다고 기독교인들은 믿는다. 천만의 말씀이다. 혐오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적그리스도의 무리들은 아무 이유없이 기독교인의 낙원을

시기하는 가해자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영토에서 떠밀려난 피해자들이다. 기독교를

비난하는 이들이 좋은 것, 행복한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욕지거리나 해야 속이

시원해지는 비뚤어진 심성의 변태들이라고 믿겠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지만...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듯이 공부한 사람만이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장승 자르는 애들 보면 짜증난다. 그렇지만 그 애들을 비난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그 애들이 장승을 왜 자르는지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어불성설이다. 지하철에서 짜증스럽게 구는 인간에 대해서는 그냥

욕하면 그만이다. 그 인간이 떠들고 있는 '기독교'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짜증나는 상황에 대해 불평하지 못한대서야 말이 안된다. 물론

공부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주관이나 신념보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일차적으로

작용하는 분야가 그렇다. 그런 장면에서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서 생고집으로 덤비는

케니쥐같은 인간들은 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개의 경우 공부와

발언권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찐따 비기독교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육두문자가 나의 비굴한 글보다 더 깊은 설득력을 갖는다.


* 잔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구한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세례를 받기 전에는 지옥도 없었다'고 랭보가 그랬던가... 2천년 전,

  '화평이 아니라 검을 주러 온 자'가 세상에 칼을 들이댄 이후 그대들로 인해 교회

  밖에서는 한시도 평안함이 없었거늘 감히 어디서 평안을 구한다는 것인가?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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