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도님... :)


길병도님... :)

※※※ 0 2,518 2003.09.27 12:38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09월28일(목) 06시43분53초 KDT
제 목(Title): 길병도님... :)



휴... 무척 많은 질문을 하셨군요. 하나하나 대답하겠습니다.

맨 먼저, 저는 의대를 다녔지만 의대생도 의사도 아닌 공돌이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 'plus alpha'를 아직 만나지 못한 것이 아닐까?

  --> 그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제나 마음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당위'의 무게를 지니고서 주어진 답 같은 건 없으니까요.


* stress가 암을 일으킨다?

  --> 그러나 스트레스를 플러스 알파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암의 발생 원인은 다양합니다. 바이러스, 전자기파, 반복되는 자극 등등...

  그러나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암세포에 대해서도 외부의 침입자를 대하듯이

  반응합니다.

  아시다시피 (엘렌 G. 화이트 여사는 보건학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으시지요.

  제칠일 안식일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의 의학 상식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스트레스는 신경계의 반응을 통해 인체의 정교한 방어 시스템을 약화시킵니다.

  반복되는 스트레스가 암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셈이지요. 스트레스가

  그 자체로서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말은 아직 들은 바 없습니다.


* O2 radical에 의한 DNA 손상 및 그것으로 인한 암 유발

  --> 산소도 DNA도 물질이며 활성 산소 래디칼이 DNA를 손상시키는 것은 시험관

  안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화학반응일 뿐입니다. 어째서 이것을 예로 드셨는지

  잘 모르겠군요.


* 공기가 좋은 곳에서 사는 사람은 장수한다

  --> 이것도 위에 언급한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 placebo effect

  --> 물론 의사들은 placebo를 많이 이용합니다. 자율신경계는 정서 반응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움직이니까요. 받아들이기 어려우시겠지만 저는 '정서

  반응'역시 물질적인 활성의 반영으로 봅니다.

  이와같이 감정이나 기질이 정신적인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신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이미 의학계에서는 상식이며 의사들은 이것을 psychosomatic

  effect라고 부릅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신비적인 요소도 깃들이지 않았습니다.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꽂아 전기 자극을 가하는 경우 분노, 불안, 포만감,

  애정 등등 특정한 감정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실험 역시 동물과

  인간에게서 모두 수행되었습니다. 요컨대 정서 --> 신체, 신체 --> 정서의

  양 방향 영향이 모두 긍정적으로 확인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신경전달물질이

  체내의 미묘한 조절 작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물질이 정신 작용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마약이나

  알콜의 작용 메커니즘을 생각해 보신다면...


* 암을 선고받은 사람이 치유되는 경우

  --> 의사의 오진 가능성을 논외로 치더라도 단순하게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병은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스스로 병에 저항하는 여러가지

  방어 시스템이 있습니다. 혹시 암암리에 의사의 진단과 의사에 의한 치료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 것은 아니시겠지요? 의사들이 늘 되씹는

  말 중에 'healing occurs between the stiches'라는 것이 있습니다. 의사는

  꿰매어줄 뿐 치료는 우리의 몸이 스스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암이나 에이즈 등 수많은 난치병

  --> 이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솔직이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상식으로는

  병은 '아무 이유 없이' 생깁니다. 누구에게 벌을 내리거나 경고를 주기 위해서

  병이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루터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벼락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벼락이 '아무 이유 없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 :)


* 동물 실험에 대해서

  --> 저는 본과 1학년 때에 순전히 저의 실수로 토끼를 죽인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고통은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지요.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생명에 대한

  경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상황에서 괴로와합니다. 이것은 신앙

  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도덕적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어째서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대상이 필요한지요? 사람은
                                                                    ~~~~~~
  스스로를 질책하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이러한
  ~~~~~~~~~~~~~~~~~~~~~~~~~~~~~~~~~~~~~~~~~~~~~
  능력에 근거를 둡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 응보를 아시지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용서'에 비하면 무시무시하고 싸늘한 인상을 받으실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불교에서는 누구에게 기대어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처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대신 십자가를 져 줄

  예수님과 같은 개념이 불교에는 없지요.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이 인과응보의

  바탕입니다. 저는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철학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루터기에 놓인 도끼를 곁눈질하며 말하는 기독교의

  용서보다는 이편이 덜 잔혹하지 않을까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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