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님께:sca식 기독교 역시 멸절대상입니다


sca님께:sca식 기독교 역시 멸절대상입니다

※※※ 0 3,021 2003.09.30 03:42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5월  6일 수요일 오전 03시 42분 32초
제 목(Title): sca님께:sca식 기독교 역시 멸절대상입니다



답변을 분명히 해두는 편이 좋겠군요. 'sca식 기독교' 역시 멸절 대상에 들어가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기독교니까요. 저는 'sca식 기독교'가 지향하는 세계관에

깊은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니에게 했던 질문을 sca님께 그대로 하고

싶습니다.


        - 그 모든 것은 '예수의 이름으로만' 가능한 것입니까?


도니는 '인간 without 예수'를 신뢰하지 않으므로 예수의 이름으로만 가능하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저도 '인간 without 예수'에 속하는 것이니 도니가

불신하는 집단에 속하는 셈이죠. :)


언젠가 '라오스'와 '오클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제가

그 문제를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서남동 교수가 번역한 (번역이 아니라

감수만 하셨던가?) 다가와(田川)의 '원시 그리스도교 연구'를 읽으면서였지요. 저는

그 책에 열광적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그때가 본과 시절이었는데 그 바쁜 와중에도

아침 저녁으로 희랍어 마가복음을 한번씩 정독할 정도로 그 주제에 깊이 매혹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남동'과 '다가와'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책은 모조리

사들이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다가와의 모교인 스트라스부르 대학 신학부에서

발간되는 도서 목록을 입수해서 찾아다니기도 했지요. 그 후 어쩌다가 그만 '원시

그리스도교 연구'를 잃어버렸는데 이제는 다시 구할 길이 없군요... :(

* 혹시 갖고 계시다면 복사할 수 없을까요? *


나중에야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서남동 교수는 '성경은 텍스트가 아니라 컨텍스트'

라고 했지요? 그런데 누구 맘대로 컨텍스트가 부여되는 것일까요? 로마 시대와

중세, 제국주의 시절의 컨텍스트와 민중 신학의 컨텍스트는 내용상 현격한 차이가

있지만 (거의 정반대겠지요) 그 저변에는 똑같은 사고방식을 깔고 있습니다. '나의

세계관을 성경이 뒷받침한다'는 것이죠. 어째서 그래야 합니까? 만일 성경이라는

텍스트를 부지런히 탐구한 결과 약한 자를 억압하라는 결론을 얻었다면 그렇게

하실 건가요?  그렇지는 않겠지요. 즉, 'sca식 기독교'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계관은 성경 이전에 이미 sca님께서 체득하신 것이며 성경이 그것을 뒷받침해주지

않더라도 sca님은 결코 그것을 버리지 않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sca님께서 기독교의 체계를 떠나 좀더 자유롭게 그 아름다운 세계관을 추구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Lion guest가 시비를 걸까봐 미리 밝힙니다만

이것은 '강요'가 아니라 그냥 그런 생각을 해봤다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sca식

기독교의 멸절'은 대체로 그런 정도의 의미입니다.


저는 서남동 교수의 '컨텍스트론'을 떠나면서 기독교와의 마지막 끈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민중 신학'을 멸절 대상의 하나로 확실하게 규정하였습니다. 당신과 저의

가는 길은 정반대가 아닙니다만 신앙의 차원에서, 그리고 기독교에 대한 애착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정반대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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