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이 보드에서 얻은 것들


[R] 이 보드에서 얻은 것들

※※※ 1 3,384 2003.09.30 02:40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7년11월17일(월) 15시00분15초 ROK
제 목(Title): [R] 이 보드에서 얻은 것들



기독교인의 이중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런 말을 남긴 사람이 있습니다.


" 기독교인은 원수를 사랑한다. 다만 원수로서 말이다."


그들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은 '사탄의 자식'이라는

표현에 증오보다는 연민의 감정을 싣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탄의 자식이어서

당신을 혐오하기보다는 스스로 애통해하는 편입니다. 물론 증오 쪽으로 치우치는

사람들도 극소수 있지요. 이 보드에서 통일교와 한 판 벌인 것을 자랑하는

40대의 목사가 좋은 예입니다만...


현대인들은 가끔 '현대'라는 것에 대해 필요 이상의 우월감을 갖고서 과거를

돌아봅니다. 알고보면 고대나 중세의 사람들이 우리보다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또는 윤리적으로 더 저열하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사탄의 자식들'이라는 언사를 입에 올리는 이들을 경계하긴 해야 할

것입니다. 악의라고는 없이 순수한 그들이지만 중세와 근세의 유럽 기독교인들이

(그들도 대다수는 순박하였을 것입니다.) 그랬듯이 약간의 충동질에 의해 그들의

공포감이 자극받으면 얼마든지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가위'란 것이

사탄의 농간이라는 생각으로 공포에 질린 현대인을 상상해보십시오. 그들이 마녀

사냥으로 핏물을 뒤집어쓰던 중세인보다 우월한 구석을 갖고 있겠습니까?


다만 잊어서는 안 될 것은... 그래도 '사탄의 자식'이라는 언사를 즐겨 쓰는

이들은 대부분 선량한 우리의 이웃이며 당신에게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혼돈 임금에게 이목구비를 만들어 주려는 '좋은 의도'로 인해

혼돈의 얼굴에 구멍을 뚫다가 혼돈을 죽이고 만 숙과 홀 이야기에서 보듯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들을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Comments

※※※ 2003.09.30 02:41
본문은 아래글에 대한 스테어님의 답변입니다.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悲目&虛笑)
날 짜 (Date): 1997년11월17일(월) 11시20분07초 ROK
제 목(Title): 이 보드에서 얻은 것들.



아무리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을 해도 교회를 안다니면 죽어서 지옥을 가는게

확실하다 해도 난 개신교는 믿지 말아야겠다는 점을 배웠다.

언젠가 독실한 크리스챤과 결혼얘기가 오갔을 때에 이 사람으로 인해 교회를

다녀볼까,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그리 달라질 것도 없는 신앙생활

한번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보드는 나에게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점점 확고히 해주는 반면,

나를 점점 갈등하게 만들기도 한다.

"개신교인은 정말 타인에게 겸손한가. 몇몇 이보드의 사람들이 말하듯 그런 부류의

사람은 정말 극히 일부일 뿐일까."

처음엔 정말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굳게 믿었고, 세상 사람들이 "예수쟁이"라고

부르며 꺼려하는 모습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런 사람들이 혐오스럽기까지 했다)

본질 자체는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단지 사람들이 문제라고 믿었다.

누군가 이 보드에서 그런 사람은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얘기했을때 난 "그럼 그렇지"

라고 안도를 하며 논쟁을 끝냈었다.

하지만.. 점점 이 보드는 추악한 면을 너무 많이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자기와 종교가 같지 않다는 단지 그 하나의 이유로 "사탄의 자식"이라고 생각한다니.

그게 겸손한 언동, 타인을 존중하는 사고라 볼 수 있는 것일까?

그 사람은 만일 (이런 일도 없겠지만) 자기가 부모의 종교와 달라서 혼자만 교회를

다니는 입장이었다면, 자기 부모를 사탄의 자식이라고 부를 것인가?

나를 더 황당하게 만드는 일은 그 말이 맞다고, 성경에 나와있다고 말을 거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말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첨언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장애인을 보면서 속으론 "병신XX"라고 하면서 겉으론 웃어주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들은 자기와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자기와 같이 밥먹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친구를 종교가 다르단 이유로.. 비록 겉으론 웃고 말하고 하겠지만

속으론 "사탄의 자식들"이라 생각하며 꺼름찍하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난 타인의 신념을, 타인의 종교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비록 종교가 없어도 이런 바람직한 사고는 할 수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언행뿐만

아니라 나혼자 가지는 생각도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대들이 그런 사고를 가지고 나를 바라본다면 내가 그들을 존중할 이유가

과연 있는 것일까?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어떤 부류가 일부인지 확실히 하라고.

이유없이 혹은 잘못된 이유를 가지고 "예수쟁이"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일부인지

그런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일부인지.

또한 감히 충고하고 싶다.

반복해서 혐오감을 주는 이 보드는 개신교를 위해서 차라리 없애 버리라고.

그리고, 교세나 헌금을 위해 무작정 신도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문제있는 신도는

확실하게 교육을 시키든지 아니면 아예 다른 종교를 가지라고 하는 것이 개신교를

위해서 훨씬 낫다고.


Don't look at me, I'm rotting away.
Don't tell me, your talk makes me weep.
Don't touch me, I don't wanna be hurt.
Don't lean me on, I'm falling.
                                        - uoy etah 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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