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guest(geust)님의 통일교


[R] guest(geust)님의 통일교

※※※ 0 3,255 2003.09.30 02:32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7년10월30일(목) 21시59분21초 ROK
제 목(Title): [R] guest(geust)님의 통일교



> 그럼 민형님은 그러겠죠?
> 기독교는 안그러냐고...
> 불교는 안그럽디까? 천주교는 안그럽디까?
> 결국 종교 문제를 떠나서 별개의 고집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또 나오는데,
> 역시 민형님은 피장파장으로 나가겠죠?

정확히 보셨습니다. 저는 통일교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회측은 통일교를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고 통일교의 문제점이 자신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직시하라'는 입장입니다. 저의 글에서 이미 뚜렷이 밝혔듯이 저는

통일교 신도 개개인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통일교 역시 저에게는 '멸절의

대상'일 뿐입니다.


> 통일교의 가정생활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 통일교 가정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그 사정을 모르겠죠?
> 기독교도 마찬가지고...

좋은 지적입니다. 저는 '통일교 가정'의 속사정에 대해 거의 알고 있지 못합니다.

그대신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의 이야기를 해드리지요. 저는 그 교회를

약 1년 반 정도 다녔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알고 지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들 역시 선량한 사람들이었고 제가 무척 좋아하는 친구들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아는 한 사람은 어릴 때 가정의 신앙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는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킵니다. 그의

부모님들은 그에게 토요일날 학교를 가지 못하게 했고 그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괴짜로 찍혀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한 것이고 그밖에도 신앙이 원인이 된 다른 이유들로 인해 그는

늘 소외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그는

성장기의 깊은 상처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일들은 통일교 가정에서도 드물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며 제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또다른 문제점들이 얼마든지 더 있을 수도 있겠지요.


저는 이러한 비극이 어느정도는 '소수의 비애'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가 정통 기독교회(개신교+천주교) 만큼의 인구와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사회는 당연히 이들에 대한 배려를 했을 것입니다. 제 친구의

비극은 그의 교회가 그런 관심과 배려를 얻기에는 너무 작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기독교회는 그 거대한 덩치를 이용해서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최근 검정고시 날짜가 일요일에서 평일로 옮겨진 적이 있지요.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안식일에 시험을 볼 수 없다는 기독교인들의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일요일이 아니면 도저히 시험을 볼 수 없는 수많은

근로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만 저는 한 번도 기독교인들의 입에서

이 일에 대해 미안해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

투의 반응을 이 보드에서 본 적은 있습니다만...


> 혹시 상부쪽은 가보셨습니까?
> 무슨 사회든 인간들의 하는 일이란 고이면 썩기 마련이죠.
> ...
> 솔직히 문선명씨는 부인이 몇명인지? 그리고 자신은 첩과 본처와 사이에
> 어떻게 되는지 알지못하는 저로서는 감히 말을 못하겠고...
> 왕관을 쓴 사람이 자신을 위한 예배를 집전하는 모습도 그렇고...
> 기독교를 편들지는 않지만, 통일교때문에 고생하던 그 곳 상부층? 사람 몇명을
> 알기에 한마디 합니다.
> 뭐... 교회에 대한 욕을 하라면 못할 것 없겠지만,
> 저는 통일교에게서 조직적으로 당하는 모습을 본 터라 통일교에 대해서만
> 말하는 것입니다.

자와할랄 네루의 '세계사 편력'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죄과를 거론할 때에 명심해야 할 것은 그 비판이 제국주의 국가의 인민들을

향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영국의 정부와 군대가 식민지에서 횡포를 부리고 있는

그 순간에도 영국의 노동자들은 경제적인 착취와 정치적인 위협에 신음하고

있었다.' 바로 그 영국의 야만적인 식민 통치에 시달리고 있던 인도인이 오히려

영국의 억압당하는 노동자와 빈민들에 대한 애정과 동지 의식을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저는 오싹할 정도의 전율을 느꼈습니다. 네루의

스케일은 staire와 감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넓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지요.


저 역시 통일교회의 수뇌부(이렇게 불러도 되나?)에 호감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세력만 확보하면 기독교회가 지난 2000년간 저지른 것과 똑같은 일을 벌이고도

남을 집단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교회에서 알게 된 교인들 개개인에

대해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 이외에는 없습니다. 더우기 기독교회

측에서 선전하는 그들의 악덕이란 기독교회의 악덕과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과장된

구석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적어도 1년을 채울 때까지는 이 교회를 더 다녀볼 생각입니다.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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