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계시종교의 허구성에 대하여 - 2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펌] 계시종교의 허구성에 대하여 - 2

일반시민 0 3,516 2004.11.09 16:46


보라, 우리가 얼마나 무서운 논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는지!
온갖 옛일과 내력을 들춰내고, 모든 예언자의 말과 계시와 역사적 사실과 세계 구석구석에서 발견되는
신앙의 기념물을 관찰, 비교, 검토, 대조하여, 그 시대와 장소와 작자와 거기에 뒤따르는 모든 조건을 판단하려면
어느 정도의 학문이 필요할까! 진짜 기념물과 가짜 기념물을 감정하고 양쪽의 주장을 검토하고,
번역과 원전을 대조하고, 증인들의 공정성과 그들의 양식과 교양 정도를 조사하는 등등, 그러한 것을 통해
아직도 남아있는 모순과 대립을 해결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정확한 비평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기념물들을 진짜로 인정한다 치고, 그 기념물의 작자가 진정으로 하늘의 사명을 띤 자들이었는지
어떤지를 증명하는 단계로 옮겨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그의 말 가운데 무엇이 예언이고
무엇이 단순한 수사에 지나지 않는지, 빈틈없는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단순한 사람들의 눈을 속이거나 심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까지 현혹시킬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하고, 진짜 기적과 가짜 기적의 증거를 비교해보아야 하고,
이를 위해 그것을 판별할 정확한 법칙을 발견해야 하며,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으로 도대체 하느님은 무엇 때문에 마치 일부러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또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일부러 피한 것처럼, 자신의 말의 진실성을 증명하는 데 다시 사람의 증명이
필요한 방법을 쓴 것인가 하는 문제
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설사 하느님은 그 위대함으로 인해, 한 인간을 골라 자신의 거룩한 뜻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삼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그 선택된 사람의 사명이 아직 확실치도 않은데 전 인류가 그에게 복종하기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 정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몇몇의 수상쩍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그들이 사명을 받았다는 증거로 혀 모양을 한 불이라는 이상한 요술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소문을 통해 그 얘기를 듣기만 하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 일일까?

만약 일반 민중이나 일부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보았다는 기적을 모두 옳다고 인정한다면,
세상에는 자연스러운 사건보다 기적이 더 많이 일어난다는 얘기와 다름없을 것이다.
하느님의 예지가 거기에 드러나는 사물의 불변하는 질서가 그처럼 많은 예외를 허용하는 것이라면
그런 질서를 대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나로서는 알 수 없으며, 게다가 나는 굳게 하느님을 믿지만,
하느님에게 어울리지 않는 그토록 많은 기적이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원래 자신들의 가르침이 진실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기적에 다시금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그런 증명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 증명이면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또 한가지, 만약 하느님이 기적을 일으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와 동시에 악마도 자주 그와 비슷한 짓을
한다고 말한다면, 아무리 증명이 잘 된 기적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이를테면 파라오의 마법사들이 모세가 보는 앞에서, 모세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한 것과 똑같은 기적을
해보였다고 한다면, 그들이 모세가 없는 곳에서 자신들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지 않은가?
따라서 기적을 통해 가르침의 진실성을 증명할 경우, 악마가 한 것과 하느님이 한 것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
이번에는 가르침을 통해 기적의 진실성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하느님으로부터 유래하는 가르침은 성스러운 가르침, 신성을 갖춘 가르침이어야 한다.
그것은 신성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관념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가 신성으로 돌리는 특질에 걸맞은
도의상의 가르침과 법칙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

그러므로 그 가르침이 우리에게 무의미한 명제만을 제시해 보여준다면, 또 우리의 가슴에
이웃에 대한 혐오감만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화를 잘 내고 질투심이 많고, 복수심이 강하고 편애적이며,
인간을 미워하는 전쟁과 유혈의 하느님, 항상 사람들을 섬멸하고 분쇄하려고 벼르고 있는 하느님,
항상 고뇌와 형벌로 사람들을 위협하려고 준비하며, 죄 없는 자를 벌주겠다고 으르릉거리는 하느님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이라면, 나는 그런 하느님에게 마음이 끌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느닷없이 어떤 한 민족을 선민으로 결정하고 그 밖의 민족을 외면하는 신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아버지일 수 없고, 자신이 창조한 존재의 대다수를 영겁의 고통에 몰아넣는 자는,
나의 이성이 나에게 계시해준 자비롭고 선량한 하느님이 아니다.

신앙은 이해를 통해 더욱 확고해진다. 가장 좋은 종교는 가장 명료한 종교이다.
그 하느님을 예배하는 방식에 비밀이나 모순이 가득 차 있는 종교는 그것만으로도 나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느님은 나에게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이성을 부여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너의 이성이 날뛰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가 자신의 창조자를
모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루소, <사부아 보좌신부의 신앙고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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