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자연 선택에 의하여 진화했다. -by박대휘

모든 생명체는 자연 선택에 의하여 진화했다. -by박대휘

모든 생명체는 자연 선택에 의하여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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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이 확실히 구분되는 다른 하나의
 
종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주된 이유는 우리는
 
모두 중간 단계를 확실히 볼 수 없는
 
커다란 변화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윈 (1809-1982)
 
(1859; 종의 기원에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을 크게 바꾸어
 
주는 위대한 사람은 가장 질시와 두려움과
 
증오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다.
 
로렌 아이즐리
 
(1958; Darwin's Century에서)
 

 

진화에 대한 거부감


광자: 물리학에서 뉴턴이 차지하는 위치를 차지하는 생물학자를 든다면 다윈 선생님을 드는데 주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다윈: 뉴턴의 역학과 만유인력의 법칙은 인간이 우주를 바라보는 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지. 그에 비하면 내가 다룬 생물학적 진화는 최초의 다세포 생물이 생겨난 6억년 전부터 생각한다 해도 불과 최근 수억년에 일어난 일에 국한된 것이니까 감히 뉴턴에 비교할 수 있겠나?

광자: 그야 생물학이 다루는 범주가 생명 현상에 국한된 것이니까 그럴 따름이지요. 그리고 엄격히 이야기하면 화학적 진화를 거쳐서 최초의 단세포 생물이 생겨난 약 40억년 전부터 이미 생물학적 진화는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윈: 관점에 따라서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 박테리아가 유일한 생명체인 기간이 30여 억년이 계속되었는데 그 긴 세월 동안 박테리아는 수많은 진화의 시도를 해왔다고 보아야겠지.

광자: 시간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우주의 달력을 다시 동원해 볼까요. 150억년 우주의 역사를 1년으로 환산하면 지구의 형성은 9월 초순, 생명의 출현은 10월 초순 경인데 12월 중순까지는 박테리아가 유일한 생명체였다는 말이지요?

다윈: 흥미로운 일은 일단 세포가 어울려 지내는 비법을 터득하자 12월 17일 경에는 소위 캄브리아 폭발(Cambrian explosion)이라는 종(種, species)의 엄청난 다양화가 일어나게 되지.

광자: 진화의 시작을 언제로 보든지 간에 인간의 사고에 가져온 변혁을 생각한다면 선생님의 영향이 조금도 덜하다고 말할 수 없을꺼예요. 뉴턴은 우주를 이해하는 문을 열었다면 선생님은 생명을 이해하는 문을 열으셨으니까요.

다윈: 우주와 생명이라. 하기야 둘 다 엄청난 주제이지.

광자: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으로 이어지는 우주관의 변화는 그 동안 로마 교황청과의 갈등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큰 무리없이 받아들여진 편인데, 선생님의 진화론은 아직도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다윈: 역시 생명의 문제는 인간 자신에 관한 문제이니까 상당히 민감한 사안일 수 밖에. 물론 생물학의 성격상 진화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유전학이라든지 분자생물학의 발전은 천문학이나 역학의 발전보다 훨씬 뒤에야 이루어졌다는 면도 있고.

광자: 약 100년 전을 생각한다면 당시의 지성인 중에서 지동설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생각하기 어렵겠지요. 지금 과학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진화론에 관해서 그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나요?

다윈: 글세 나더러 그 문제에 답을 하라니 입장이 거북하군. 물론 아직도 과학적인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내가 듣기에는 이제는 진화를 부인하는 것은 지구의 회전을 부인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하더군.

광자: 하기는 선생님의 진화론이 발표된지 이제 겨우 140년 정도 밖에 안되었으니까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속도 상수를 생각하면 아직 과거의 생각을 고집하는 입장도 이해가 가네요.

다윈: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지. 과학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갈릴레오 시대의 140년하고 지금의 140년은 의미가 다르니까.

광자: 하긴 그렇군요. 제 생각에는 진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진화론을 지지하는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의 내용이 문외한에게는 너무 어렵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다윈: 좋은 지적이야. 어쨋든 지동설이나 진화론이나 성서를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입장과 충돌한다는 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는데, 지동설은 쉽게 받아들이면서도 진화론은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아무래도 사람이 하등 동물에서 진화했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일단 정서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광자: 저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요.

다윈: 일부 사람들이 아직도 나에게 대해서 느끼는 거부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어쨋건 진실이 중요한 것이고 과학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사실들을 놓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마땅히 해야할 일이니까.

광자: 어떤 교수님은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원자들이 천문학적인 시간과 천문학적인 거리를 넘어서 이렇게 너와 나를 만들어 낸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하는 관점에서 말씀을 하시더군요.

다윈: 전적으로 동감이네. 그 과정에서 어떤 진화의 과정을 거쳤는가를 놓고 희비가 교차할 필요는 없는 거지.

광자: 생명의 진화는 우주의 진화의 한 부분일 따름이지요.

다윈: 그렇다면 그다지 거부감을 느낄 필요도 없겠지. 생명도 자연의 일부일 뿐 사람이 자연더러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자연발생설의 부정


광자: 선생님의 진화론이 나오기 이전에는 생물계를 어떻게 이해했나요?

다윈: 우선 생명의 기원에 관한 생각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지. 또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오는데 그는 썩어가는 물체에 파리가 들끓는 것을 보고 썩는 물체에서 자연적으로 생물이 생겨난다고 생각했어.

광자: 무생물로부터 생물이 자발적으로 생긴다는 소위 자연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이군요.

다윈: 다른 한편에서는 후에 생겨날 완전한 개체의 축소판이 이미 생겨서 정자나 난자에 들어있다고 생각했고.

광자: 둘 다 황당무궤한 생각이군요.

다윈: 17세기까지는 그런대로 제일 그럴듯한 생각이었지. 그러다가 영국의 하비(Harvey; 1578-1657)가 처음으로 모든 동물은 알에서 온다는 것을 증명해서 자연발생설을 부인했고, 1668년에 이태리의 레디(Redi; 1626-1697)는 망을 쒸워놓은 고기에는 구더기가 안 생긴다는 간단한 관찰을 통해서 구더기는 자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파리의 알에서 생긴다는 것을 증명했어.

광자: 난자만 가지고는 안되쟎아요.

다윈: 레디의 실험 후 약 100년 뒤에 역시 이태리의 스팔란자니(Spallanzani; 1729-1799)는 난자와 정자가 물리적으로 접촉을 해야만 새로운 개체가 태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

광자: 지금 생각하면 난자와 정자의 유전물질의 조합은 진화의 중요한 방편을 제공하는 셈인데 물론 그 때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겠지요?

다윈: 유전물질이라는 개념은 훨씬 뒤에야 등장하지. 나와 같은 시대 사람인 멘델이 유전의 법칙을 발견했지만 그도 개체의 형질을 결정하는 무엇인가가 단위가 되어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정도로 이해했을 뿐 어떤 물질이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지는 전혀 몰랐거든.

광자: 그래도 하비, 레디, 스팔란자니로 이어지는 관찰은 아주 중요해 보이는데요. 모든 생명은 그 개체의 특징을 결정해주는 어떤 물질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 주었쟎아요.

다윈: 그렇지 않다면 나의 진화론도 있을 수 없겠지. 어떤 환경에서 잘 살아남게 해주는 특성이 자식에게 전달된다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한 전달의 수단은 어떤 물질일 수 밖에 없으니까.


린네와 종의 분류


광자: 아무튼 17, 18세기에는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발전했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불가능했겠군요. 그렇다면 그 때에는 종(種, species)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생각했나요?

다윈: 1691년에 영국의 레이(Ray; 1627-1705)가 "피조물에 나타난 신의 지혜(The Wisdom of God Manifested in the Works of Creation)"라는 책을 썼는데 여기서 레이는 외형과 해부학적 특징을 기초로 생물의 패턴을 기술했어. 그런데 이런 작업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고정된 종의 관념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왔지.

광자: 성서적인 관점, 즉 신이 종을 하나 하나 따로 창조했다는 생각이 주도했겠네요. 그런데 지금 사용되는 종의 분류 방법은 스웨덴의 린네(Carl Linnaeus; 1701-1778)의 방법이라지요?

다윈: 다양한 생물의 세계에 분류를 통해 질서를 부여하는 일은 엄청난 과제였지. 린네는 나뭇잎 하나, 꽃잎 하나, 작은 새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시인의 열정으로 모든 생물을 분류하고 이름을 붙여나갔어. 1735년에 출간된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에서 린네는 지금도 사용되는 속(屬, genus)과 종의 두 이름을 사용하는 소위 이명법(二名法, binomial nomenclature)이라는 방법을 도입했지. 모든 생물을 7단계로 세분화 해나가고 마지막의 두 단계인 속과 종을 명시하는 것이야.

광자: 사람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게 바로 린네의 체계군요. 선생님, 예를 들면서 생물의 분류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다윈: 우선 제일 크게는 계(界, kingdom)가 있어. 린네는 모든 생물을 동물계(Animalia)와 식물계(Plantae)로 나누었는데 지금은 그 밖에도 원핵(原核) 생물계(Monera; 박테리와와 시아노박테리아), 원생(原生) 생물계(Protista; 해조, 편모충 등), 진균계(眞菌界, Fungi; 버섯, 곰팡이 등)를 추가해서 다섯 개의 계로 나누는 분류법이 제일 많이 사용되지.

광자: 원핵 생물계와 원생 생물계의 차이는 무언가요?

다윈: 원핵 생물계는 세포 내에 핵이 없는 경우이고 나머지 원생 생물계, 균계, 식물계, 동물계 세포는 핵을 가지고 있지.

광자: 그러니까 박테리아는 약 40년 동안 원핵 생물로 남아 있으면서 한편으로 다른 네 가지 계를 발전시켰군요.

다윈: 그런 셈이지. 계의 다음 단계는 문(門, phylum)이라고 하지. 사람은 동물계에서도 척색동물(脊索動物, Chordata)문에 속하는 거야. 척색동물의 중요한 특징은 등을 따라 신경이 뻗어 있다는 점인데 사람은 그 중에서도 척추동물(脊椎動物, vertebrate)이라는 아문(亞門, subphylum)에 속하지. 문 다음 단계는 강(綱, class)이라고 하는데 사람은 포유류(哺乳類, Mammalia)강에 속하고.

광자: 물고기는 척추가 있지만 새끼를 젖을 먹여서 키우지는 않지요.

다윈: 다음으로 목(目, order), 과(科, family), 속(屬, genus), 종(種, species)의 단계를 따라 분류가 되는 거야. 사람은 영장류(靈長類, Primate)목에 속하고.

광자: 영장류의 특징은 뭔가요?

다윈: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각 다섯 개인 점, 움켜쥘 수 있도록 엄지손가락을 가진 점, 또 가장 중요한 점이지만 비교적 커다란 두뇌를 가진 점 등이지.

광자: 그런 점에서는 사람이나 침판지나 다를 게 없겠네요.

다윈: 사람이 속한 과는 Hominidae라고 하는데 두 발로 서서 걷는 점이 가장 뚜렷한 특징이지. 직립원인(直立猿人, Homo erectus), 최초로 도구를 사용한 Homo habilis, 그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가 여기 속하는데 이들은 다 멸종했어. 호모(Homo)는 인속(人屬)을 의미하는데 이 중에서 인류(Homo sapiens)라는 종 만이 유일하게 살아 남은 거야.

광자: 사피엔스라는 말은 뭘 의미하나요?

다윈: 현명하다(wise)는 의미이지.

광자: 힘이 센 놈이 아니라 현명한 종이 살아남았다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 같군요. 요즘 국제 경쟁도 결국은 머리 싸움이쟎아요. 린네 이야기를 하다보니 엉뚱한데로 빠졌는데, 종이란 결국 무얼 의미하나요?

다윈: 현대적인 의미에서 종이란 서로 교배를 통해서 자손을 번식할 수 있는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지.

광자: 동양인과 서양인은 혼혈아를 나을 수 있으니까 같은 종이지만 원숭이와 침판지는 다른 종이군요. 그런데 린네도 레이처럼 종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나요?

다윈: 중요한 점인데 린네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자연의 체계"의 나중 판에서는 새로운 종이 생겨날 수 없다는 말을 빼버렸어.

광자: 왜 그랬을까요?

다윈: 아주 많은 종들을 채집하고 분류하다 보니 종 간의 차이도 많이 알게 되었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 종들 간의 상관 관계가 점차 드러나게 된거지.

광자: 그러니까 이 종은 저 종이 바뀌어서 생겨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겠군요. 결국 린네에 의한 수많은 종의 관찰과 분류는 선생님의 진화론의 기반이 된 셈이네요.

다윈: 나는 항상 린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

광자: 자연에는 어떤 종들이 있나요?

다윈: 대충 이야기해서 곤충이 75만 종, 양서류, 파충류, 어류, 조류, 포유류를 합쳐서 28만 종, 식물이 28만 종, 진균이 6만 9천 종, 원생 생물이 3만 천 종, 그리고 박테리아가 5천 종 정도 있는 것으로 되어있어.

광자: 곤충이 유난히 많군요.

다윈: 진화론을 적극적으로 변호해 주었던 헉슬리(Thomas Huxley; 1825-95)는 신은 유독 벌레를 좋아한다고 우스개 말을 했지.

광자: 종의 수만 보아도 이들이 하나 하나씩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변화에 의해서 이런 다양성이 생겼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군요.

다윈: 이 종들을 상호 관련성에 따라 정리해 보면 박테리아같은 단세포 생물에서 퍼져나간 모습이 드러나지.

초기의 진화론


광자: 그런데 종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은 어떻게 발전 되었나요?

다윈: 나보다 앞서서 진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으로는 바로 나의 할아버지인 에라스무스 다윈(Erasmus Darwin; 1731-1802)과 라마르크(Lamarck; 1744-1829)가 있었어. 내 할아버지는 영국에서 유명한 의사였는데 종은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의도적으로 변화를 시도해서 필요한 특성을 획득한다고 주장했지.

광자: 그건 좀 무리한 이야기 같군요. 어떻게 의도적으로 변화를 할 수 있겠어요?

다윈: 그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었지. 그런가 하면 라마르크는 어떤 기관은 많이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후대에 전수된다고 생각한 거야.

광자: 말하자면 기린은 높은 나무에 미치려고 하다보니 목이 길어졌다는 이야기군요. 그럴 듯 하지 않아요? 선생님의 진화론과도 유사한 듯 하고요.

다윈: 라마르크의 용불용설(用不用說)은 내 생각과는 180도 다르지. 나는 어쩌다가 목이 길게 태어난 기린은 살아남기에 유리하니까 종자를 많이 퍼뜨리게 되었다는 입장이고, 라마르크는 살아남기 위해 남이 미치지 못하는 높은 나무를 지향하다 보니 목이 길어졌다는 입장이니까. 흥미있는 점은 라마르크는 이러한 변화를 생물이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위계를 따라서 신의 창조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것이야.

광자: 모든 변화는 발전하는 방향이라는 말이군요. 과연 그럴까요?

다윈: 아무튼 라마르크는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자료도 없고 해서 주위의 배척을 당했고, 결국은 눈이 멀고 가난에 시달리다 죽었어.

광자: 그런데 기린의 목이 어떤 이유로 변했다 해도 시간이 상당히 걸렸을텐데 천지 창조가 5800년 전에 일어났다는 관점과는 아무래도 화해가 어렵겠지요?

다윈: 진화론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시간이 아주 중요한 요소였어. 그런데 여기 저기에서 사람의 뼈가 이미 멸종된 동물의 뼈나 원시적인 석기와 함께 발굴되기도 하고 하면서 사람도 현재의 사람보다 원시적인 시기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지.

광자: 그 당시에 방사능 연대 측정법이 있었으면 좋았겠군요.

다윈: 크게 도움이 되었겠지. 안 그래도 19세기에 들어와서는 라이엘 등에 의해 지구의 나이가 5800년보다는 훨씬 많다는 사실이 상당히 보편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기 때문에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어.

광자: 지질학이 진화에 필요한 시간을 제공했군요.

다윈: 역시 과학의 여러 분야는 관련을 가지면서 발전하게 마련이야.


비글호의 여행


광자: 선생님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다윈: 나는 경제적으로는 유복하게 자랐지만 여덟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큰누나가 키웠어. 학교 공부는 안하고 딱정벌레나 잡으러 다니고 해서 아버지는 "너는 너 자신과 집안에 망신꺼리가 될꺼다"라고 실망적인 말씀을 하셨지.

광자: 아인슈타인의 아버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지요.

다윈: 처음에는 의학을 하려다가 중단하고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성직자가 되려고 했지. 그런데 일할 자리도 빨리 나지 않고 해서 이럭저럭 하고 있는 판에 내 일생 뿐 아니라 인류사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일이 일어난 거야. 내가 대학 때 박물학 공부를 좋아하는 바람에 헨슬로우(Henslow)라는 식물학 교수와 가깝게 지냈는데, 이 분이 추천을 해서 2년에 걸쳐 세계를 일주하는 대영제국 해군 탐사선 비글호(H.M.S. Beagle)에 생물학자(naturalist)로 동승하지 않겠냐는 요청을 받게 된거지.

광자: 임무가 무엇이었나요?

다윈: 눈에 띄는 모든 동식물을 채집하고 린네의 체계에 따라 분류하는 일이었지. 산호초의 연구도 중요한 임무였고.

광자: 선뜻 수락하셨나요?

다윈: 나는 세 번째 후보였는데 내 앞의 둘이 사절을 했어. 두 번째 후보는 바로 헨슬로우 교수였는데 부인의 반대로 못가게 되었고. 그래서 나중에 성직자가 되더라도 폭넓은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에 기꺼이 응하기로 했지. 사실 보수도 없는 자리였지만 나로서는 좋은 기회였거든.

광자: 그래서 2년 동안 어디를 다녀오셨나요?

다윈: 1831년 12월 27일에 영국의 플리머스를 떠나서 카나리 군도를 거쳐 남아메리카의 남단을 돌아 북상해서 갈라파고스 군도(Galapagos Islands)로 갔다가 그 다음에는 뉴질랜드, 오스트렐리아와 타스마니아, 마다가스칼과 희망봉을 거쳐 다시 브라질로 오고 거기서 영국으로 돌아왔지.

광자: 많은 것을 보고 채집하셨겠네요.

다윈: 시간이 많았지. 2년 예정이었던 항해가 5년이 걸렸거든. 그 동안 숱한 암석, 화석, 동식물을 수집하고 표본으로 만들어서 본국으로 보내는 등 할 일이 많았지. 그런 오랜 시간 동안에 여러 가지를 면밀히 관찰하는 과정에서 온갖 생물의 특성과 주위 환경과의 관계가 점차 머리 속에 떠올랐어.

광자: 지루한 시간은 없었나요?

다윈: 다행히 떠날 때 헨슬로우 교수가 준 라이엘의 "지질학의 원리(Principles of Geology)"가 도움이 되었어. 훔볼트의 저서도 가지고 갔는데 훔볼트의 남아메리카 여행 경험을 되살려보는 것도 아주 격려가 되는 일이었지. 물론 라이엘이 논한 오랜 시간에 걸친 지질학적 변화를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 생물의 진화에 필요한 시간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고.

광자: 지질학적 변화가 급격했다면 거기에 맞추어서 진화가 따라갈 수 없었겠지요.

다윈: 역시 시간은 진화의 중요한 요소야.

광자: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진화론의 아이디어가 형성되었다는 말이 있던데요?

다윈: 1835년에 비글호가 갈라파고스 군도의 해안을 탐사하는 36일 동안에 나는 여러 가지 흥미있는 관찰을 했지만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대로 거기서 당장 진화론이 모양을 갖춘 것은 아니야. 자료를 많이 모으기는 했지만 영국에 돌아온 후에야 차근히 정리할 시간이 생겼으니까.

광자: 갈라파고스에서는 어떤 중요한 관찰을 하셨나요?

다윈: 예를 들면 여러 섬에 서식하는 거북이들은 크기나 맛, 그리고 껍질의 모양, 색깔, 두께가 제각기 다르다든가 하는 것들이야. (* side: 갈라파고스는 스페인 말로 큰 거북이라는 뜻) 그 지역의 여러 섬들 사이에는 강한 해류가 흐르고 있어서 거북이들은 섬들 사이를 왕래하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섬에서 그 환경에 적합하게 진화한 것으로 이해가 되는 거지. 또 두 개의 떨어진 섬에 서식하는 finch라는 작은 새는 부리의 모양이 다른 것도 관찰했어.

광자: 그 참새 비슷한 작은 새는 진화를 설명하는 고전적인 예가 되고 있다지요?

다윈: 그래.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13종의 finch를 발견했는데 크기나 색깔에는 큰 차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부리는 먹이에 따라 아주 적합하게 진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지.

광자: 주로 차이에 주안점을 두셨나요?

다윈: 아니, 그렇지만도 않아. 나는 왜 아주 떨어진 장소에 있는 동물들이 아주 유사한가 하는 문제도 고려했지. 예를 들면 남아프리카의 타조는 남아메리카의 rhea라는 동물과 아주 닮았거든. 그런가하면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발견되는 화석과 그곳에 지금 살아있는 동물과의 차이는 왜 생기는가 하는 것도 문제였어.

광자: 1836년에야 영국에 돌아오셨지요?

다윈: 돌아오자 그 동안 헨슬로우 교수에게 보낸 온갖 자료들 때문에 나는 꽤나 유명해져 있었지. 그래서 곧바로 나는 여기 저기 불려 다니면서 다양한 제목의 논문들을 계속 발표하게 되었어.

광자: 원래 하시려던 성직자의 길은 어떻게 되었나요?

다윈: 생명의 다양성과 그들 사이의 관련을 연구하는데 반해서 진로를 아주 바꾸고 말았지.


맬서스의 인구론과 적자 생존


광자: 영국에 돌아와서 곧 진화론을 발표하셨나요?

다윈: 시간이 좀 걸렸지. 1837년 7월부터 나는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내 머리에 자리잡기 시작한 종의 변환(transmutation of species)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어.

광자: 물리학에서는 원자핵의 변환에 의해 한 원소가 다른 원소로 바뀌는데 생물학에는 종의 변환이 있군요.

다윈: 그거 재미있는 생각이군. 우연히 그 즈음에 나는 유명한 경제학자인 맬서스(Thomas Malthus; 1766-1834)의 인구론을 읽게 되었지. 맬서스는 그 책에서 "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식량에 대한 요구는 항상 식량의 공급을 초과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한정된 식량에 대한 끊임없는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었어.

광자: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군요.

다윈: 1838년 10월 어느날 "그렇다면 살아남기에 적합하게 변형된 것들은 보존될 테고 부적합한 것들은 도태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에 떠올랐지.

광자: 적자 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이란 그걸 두고 하는 말이군요. 아까 기린의 목에 관한 라마르크와의 견해 차이가 다시 생각나는데요, 그러니까 어떤 이유로 목이 좀 긴 기린이 생겼다 하면 먹이가 많을 때는 별 차이가 없겠지만 기린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든지 다른 동물과 경쟁을 해야 되는 입장이 되었다든지 하면 높은 나무에 입이 닫는 쪽이 유리하게 된다는 거지요?

다윈: 이 때 어떤 기린이 살아남을지를 선택한 건 누구일까?

광자: 선택이라니 무슨 말씀이지요?

다윈: 기린 자신이 목을 길게 해서 살아남기로 선택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광자: 그렇겠지요. 한 세대 동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다윈: 오랜 세월을 두고 작은 변화들이 살아남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축적되었다면 선택은 결국 자연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지 않겠어?

광자: 그래서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라는 말이 쓰이는군요.

다윈: 재미있는 것은 자연 선택에 의한 종의 변이가 경우에 따라서는 단시간 내에 관찰될 수 있다는 점인데 그에 관한 유명한 예가 있지. 영국에는 밝은색 나방이만 있었는데 1845년에 맨체스터 지방에서 어두운 색의 나방이가 처음 발견되었어.

광자: 돌연변이(mutation)로군요.

다윈: 그런데 석탄을 많이 때서 나무 껍질에 그으름이 앉게되자 50년 후에는 99%의 나방이가 어두운 색이었지.

광자: 눈에 잘 띄는 나방이는 새에게 쉽게 잡아 먹혔군요.

다윈: 요즘은 실험실에서 박테리아를 가지고 유사한 실험을 한다더군. 페니실린을 넣고 박테리아를 배양하면 대부분은 죽지만 얼마 후에는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의 독무대가 된다지.


동시에 발표된 진화론


광자: 진화론은 결국 언제 발표되었나요?

다윈: 1844년에 생각이 비로소 정리가 되어서 일단 소논문으로 요약을 하고 라이엘를 포함해서 몇 사람 가까운 친구에게 보여주었어.

광자: 금방 받아들이던가요?

다윈: 라이엘도 처음에는 잘 안 믿었지만 곧 수긍을 했지. 그래도 워낙 논란의 소지가 많은 내용이라서 라이엘은 나에게 절대로 논쟁에 휩쓸리지 말라고 충고를 해주었어. 그래서 나는 일을 다 마치면 원고를 아내에게 맡겨서 내가 죽은 후에 출간하게 하려고 했지.

광자: 뉴턴이 프린치피아를 서둘러 출간하지 않은 일이 생각나는군요. 그 후에도 자료를 정리하는 일은 계속되었겠지요?

다윈: 자료가 워낙 많았으니까. 자료가 정리될수록 나의 진화론은 더욱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갔어. 그런데 1858년 6월에 뜻 밖의 일이 일어났지. 말레지아에서 잘아는 동료인 월리스(Alfred R. Wallace; 1823-1913)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동봉한 원고를 읽어보고 타당한 것 같으면 생물학 저널에 게재하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어.

광자: 어떤 내용의 원고였는데요?

다윈: 믿어지지 않았어. 자연 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는 말이야. 어휘나 서술하는 순서까지도 너무나 닮아있었거든.

광자: 요즘같으면 표절 시비가 붙었겠네요.

다윈: 도저히 그럴 가능성은 없었지. 우리는 동떨어진 곳에서 따로 일하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또 하나 우연의 일치는 두 사람 다 라이엘의 "지질학의 원리"와 맬서스의 "인구론"에 깊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야.

광자: 그 때 선생님의 책은 얼마나 진전이 되어 있었나요?

다윈: 나는 이미 약 만 점의 자료를 분석했고 원고도 25만 단어를 기록했었지.

광자: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다윈: 내가 하고 있던 일을 잘 아는 라이엘에게 의논했지. 라이엘과 후커 교수는 과학계 전체를 위해서 두 사람의 공동 논문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고 린네 학회에서 읽히도록 했어.

광자: 반응은 어땠나요?

다윈: 처음에는 별로 주의를 끌지 못했어.

광자: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은 언제 출간되었나요?

다윈: 1859년 11월 24일에 초판 1,250부가 나왔는데 당일로 매진되었지.

광자: 월리스와는 그 이후 잘 지내셨나요?

다윈: 월리스는 내 저서를 보고 내가 훨씬 더 진화론에 대해 오래 철저히 연구해 왔다는 것을 인정했지. 나도 월리스의 업적을 칭찬했고.

광자: 두 분이 참 신사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셨군요. 요즈음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다윈: 옛날에는 무슨 대단한 연구비를 받는 것도 아니고 각자 자기가 좋아서 연구를 했으니까 훨씬 여유가 있었지.


진화론에 관한 논쟁


광자: 아직도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있고, 진화론을 가르치려면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당시 진화론과 종교와의 갈등은 지금보다 더 심했겠지요?

다윈: 처음에는 생물학을 하는 사람들도 회의적이었지만 내가 죽기 전에 대부분이 진화를 받아들였지. 그런데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예 나를 영국에서 제일 위험한 인물로 찍어놓고 공격을 퍼부었어.

광자: 선생님 편을 든 사람들도 있었겠지요?

다윈: 나는 처음부터 입을 다물었고 후커, 헉슬리, 월리스, 라이엘 같은 지식인들이 나서서 진화론을 옹호했지.

광자: 아무래도 보수적인 종교인들은 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없었겠지요?

다윈: 진화론이 옳다면 창세기에 기록된 창조에 관한 이야기가 틀릴 수 밖에 없으니까 보통 문제가 아니었지. 1860년에 옥스퍼드에서 윌버포스(Wilberforce) 감독과 헉슬리 사이에 유명한 논쟁이 붙었는데 감독이 헉슬리에게 원숭이는 당신의 할아버지 쪽이냐 할머니 쪽이냐 하고 짖꿎게 물었거든. 그러자 헉슬리는 자기의 지능을 과학적인 문제를 우스개로 만드는데 사용하는 감독보다는 차라리 원숭이를 할아버지로 택하겠다고 응수했지.

광자: 멋진 대답이었군요. 그런데 선생님은 정말 사람이 원숭이에게서 나왔다고 믿으셨나요?

다윈: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은 없고 단지 원숭이와 사람은 공통된 조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을 뿐이야.

광자: 훨씬 듣기가 좋네요. 그런 공통 조상의 뼈가 발견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맞나요?

다윈: 2천만 내지 천만년 전에 프로콘술(proconsul)이라는 동물이 있었고 거기에서 원숭이와 사람의 계통이 갈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지.

광자: 그럼 지금 사람에 가까운 화석은 어떤 것이 있나요?

다윈: 제일 유명한 것이 1974년에 발견된 루시(Lucy)라는 별명이 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야. 약 350만년 전에 에티오피아의 삼각지대에 살고 있었다고 생각되지.

광자: 요즈음에는 유전자 지도를 통해서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 된 모양이더군요.

다윈: 그래? 사실은 나도 현생 인류 조상의 화석은 언젠가 아프리카에서 발견될 거라고 예언했거든.

광자: 진화라는 방법을 통해서 신의 창조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다윈: 실제로 많은 개신교 신학자나 과학자들은 그런 식으로 큰 부담없이 진화를 받아들였어.

광자: 최근에는 로마 교황까지 진화론을 용납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쟎아요.

다윈: 갈릴레오를 파문에서 해제한 뒤의 일이지.

광자: 그야 순서가 그렇게 되니까요.

다윈: 사실은 그보다 앞서 1950년에 비오 12세가 창세기의 내용은 인류가 어떻게 해서 태어났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지 과학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가 있었어.

광자: 제 생각에도 과학과 종교는 제각기의 영역이 있고, 대립적이기보다는 상보적으로 우주와 인간의 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 같아요.

다윈: 동감이네.

광자: 어쨋든 진화론은 지동설에 못지 않은 충격을 가져왔고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자연도태에 의하여 진화했다."

 
지난 단원에서 살펴 본 대로 모든 생명체는 같은 유전 암호를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세포의 화폐라고 볼 수 있는 ATP도 생체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관찰은 모든 생명체가 연관되어 있고 공통된 시초의 생명체로부터 진화되어왔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오늘은 화학적 진화에 관한 밀러- 유리의 실험, 파스퇴르의 미생물에 관한 실험, 생물학적 진화론에 관한 증거를 통해 생명의 진화에 관해 살펴본다.

그리고 진화론에 관하여 좋은 발표를 해준 박대휘군에게 감사하며 참고자료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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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my.dreamwiz.com/korean93/information/data6/darwi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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