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새님에게 - 신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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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새님에게 - 신에 관해

거울처럼 0 1,871 2008.11.20 17:48
사실 저는 잠새님과 신 일반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논의를 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관심은 ‘기독교의 신’뿐입니다.
 
 님의 말씀이 자주 형이상학적인 궁극적 존재로서의 신 쪽으로 가고 있어서 아무래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
문에 님이 말씀하신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 궁극적 존재
 <다른 모든 사물의 근원... 그 근원의 존재 - 이것이 존재로 서기 위해서는 다른 어떠한 존재자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이것이 바로 형이상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자연 자체’나 ‘세계의 근원’이나 ‘스스로 자족적인 존재’나 ‘궁극적 존재’와 같은 것은 인간이 직접 인식하거나
경험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 가능한 구조로 만들기 위해 기존의 단편적이고 상대적인 지식
들을 재조직하는 데 요청되는 개념들입니다.

 이것은 직접 인식하거나 경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님도 지적했듯이 그것이 존재한다는 증명도 할 수 없습니다.
<실증이 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2. 신의 존재증명
<그러나 이러한 신 존재 증명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그들의 비판에 그대로 답할 수있는 여건이 생깁
니다...먼저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데 불가능을 말했다는 부분에서는 인정한다...그렇다면 신의 존재가 없다는 것
을 증명해 보아라...이건 아주 하급의... 게다가 논리적인 오류도 보이는 반론이기는 하지만...여전히 유효한 질문
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subtantia에 대한 혹은 신에 대한 혹은 실재의 실존에 대한 증명의 가부
는...인류의 영원한 풀리지 않는 숙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일반적인 상대적 사물에 대해서는, 그것이 시공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존재증명이나 부재증명을 할 수 있습
니다. ‘지금 여기 있다.’거나 ‘지금 저기에 없다.’는 식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공을 초월한 존재’에 대
해서는 ‘존재’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존재든 부재든 증명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저 쪽 다른 곳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가령 어떤 것이 절대적인 존재라면 ‘존재한다.’가 상대적인 규정이므로 “그
것이 존재한다.”고 진술하는 순간에 그것의 절대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것의
개념상 “있다.”, “존재한다.”라고 진술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독교 신자들이 “절대적인 신이 존재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존재’를 주장하기 위해 ‘절대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절대적 존재’는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입니다.
 
 “부재증명을 못하면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은, 상대방에게는 그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대상 자체
가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상정하고 없다는 증명을 요구하는 부당한 주장이 됩니다.
 이런 주장은 구체적인 사물에 대해서조차 어떤 사람이 거짓으로 무언가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그것의 부재증
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당한 주장이라 할 수 없습니다.
 “부재증명을 못하면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은 “존재하지 않아도 부재증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단 하나라
도 있으면 타당한 주장이 되지 못합니다.

 * 신과 같은 궁극적 존재와 관련한 ‘존재여부의 증명’은 허황된 공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3. 초자연적 현상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일어나는 supernatural 을 직면 했을 때...인간의 인지를 뛰어넘는 또다른 차원의
인지 세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입니다...신의 영역과 종교의 영역 또한 분명히 인간의 경험 속에서 증명
할 수는 없지만...실증적으로 나타나거나 보여지는 상황들이 있음을 생각했을 때...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 영원
히 모른다... 혹은 믿는다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어지게 될꺼 같습니다...>
 
- supernatural 한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때때로 일어나고 있지만 그 중 많은 것은 이제는 더 이상 신비스럽거나
초자연적인 것이 아닙니다. 신비스런 현상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은 기존의 지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인지가 더 발달하면 더 많은 현상들이 신비성이나 초자연성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런 현상의 배후에 어떤 신비스런 존재가 있다는 생각은 원시인들부터 현대인까지 인간이 불가해한 대상 세계
를 이해 가능한 세계로 해석하기 위해 사용해왔던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어쨌거나 그것이 아무리 유용하다고 하
더라도 원시인들의 그것이 그랬듯이 이제 곧 허구임이 들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니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어떤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실을 알 수가 없습니다.
어느 것이 지금의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나중에는 설명이 가능할 현상이며, 또 어느 것이 실제로 신비스
런 존재가 일으키는 현상인지 구별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신비스런 존재를 상정하는 것은 저 옛날의 원시인과
같은 입장으로 자신을 전락시킬 가능성이 언제나 있는 것입니다.
 (‘기도의 응답’과 같은 종교적 체험에 대해서는 차후에 논의하기로 합니다.)
 
4. 궁극적 존재와 서로 다른 종교들
<그리고 님께서 이렇게 나타나게 된 신이 기독교의 신이겠냐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것이 동학의 한울님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냐고 했습니다...맞습니다... 이건 증거가 없습니다...각자의 종교환
경과 인지의 배경... 문화적 환경적 차이가... 각자의 종교체험에 맞는 각각의 해석만을 만드는 것이며...이 해석
에 따라 어떤 이는 기독교인이 되고 어떤 이는 불교인이 되고 어떤 이는 무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그리고
저에게 있어서는 저의 해석에 따라 기독교의 신이 되는 것입니다... >
 
- 님의 말씀은 순서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님은, 기독교 신자가 되기 전에 기독교를 아는 만큼 불교나 기타 다른 종교를 알았습니까? 님은, 선행하는 아무
런 지식이나 관념이 없이 독립적으로 우주의 궁극적인 존재를 님 스스로 발견하고 나서 그것을 무어라 할까를 심
사숙고 한 후에, 그것이 부처나 한울님이 아니라 기독교의 신이라고 판단한 것입니까?

  인간이 선행하는 아무런 지식이나 관념 없이 이 세계를 마주하여 상정한 신적인 존재가 먼저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종교환경과 인지의 배경... 문화적 환경적 차이”에 의한 지식과 개념들이 먼저 있고, 이에 따라 세계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기독교인이 되고 어떤 이는 불교인이 되고 어떤 이는 무교가 되는 것>은, 하나인 궁극적 존재를 각
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선행하는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것이 현실성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각 문화마다 왜 다른 해석을 했을까 하는 문제는, 아마도 유대인의 신관념을 논할 때 다시 해야 할 얘기이겠지
만, 여기서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여러 문화는 그의 자연적 사회적 여건에 따라 주된 가치나 관심사가 달랐습니다. 생계수단이 수렵이냐 농사냐
유목이냐 상업이냐...하는 차이만 하더라도 그들에게 절실한 것이 무엇인가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이 세계가 어떤 것인가 하는 해석의 기초가 됩니다. 이
런 점은 토론을 진행하다보면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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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은 아직도 기독교의 신이 그 '궁극적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근거를 제시하고 그렇다고 주장하시기 바랍니다.
 기독교의 신이 완전하고 절대적인 신입니까? 전지전능합니까?
 그냥 그렇다고만 하면 그런 것입니까?
 무얼 근거로 그렇다고 주장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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