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바보같은 설계자

타이슨-바보같은 설계자

기록원 11 4,773 2007.03.14 20:48

안녕하세요?

오늘 올리는 영상은 얼마 전 올렸던 다른 영상과 같은 "Beyond Belief" 세미나 중 일부입니다.

여기서는 천체물리학자 타이슨이 '완벽한 설계자'로서의 하나님에게 강펀치를 날리고 있습니다.
영상에선 좀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닐 디그레스 타이슨은 허투른 과학자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Hayden 천체관장이고,
얼마전 명왕성의 행성지위 관련 학술대회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니까요.

짧은 제 생각을 덧붙이면, 타이슨이 정말 자연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자연에서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뽑아서 '은혜로운 조물주'를 찬양하기 바쁜 종교인들에게
일침을 놓기위한 내용으로 생각합니다.

암튼 화면의 슬라이더 부분은 굵은 글씨로, 타이슨의 말은 파란 글씨로 옮겼습니다.



지적설계론은 이른바 '간격을 메우는 하나님'(God of Gaps) 이론에 바탕하고 있습니다만,
제 생각에 이런 주장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우리가 자연을 그런 식으로 바라본다면 설명할 수 없는 '멍청한 디자인'을 나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슬라이더1: 우주>

대부분의 행성궤도는 불안정함
성간물질 중에서 실제로 항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양은 3% 미만
우주의 대부분 장소는 전혀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환경 -- 열-우주선-낮은 온도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 우리는 잠시도 생존할 수 없습니다.
창조론자들은 생명을 탄생시키는 게 이 우주의 목적인양 얘기하지만,
무한히 넓은 우주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작은 지 생각해 보십시오.
개인적으론 이런 곳을 '에덴동산'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군요.

은하계의 궤도상 언젠가는 초신성와 만나야 함
수억년에 한번 초신성에 접근하면 오존권을 순식간에 날려 버리고 지상의 생명들을 몰살시킬 것입니다.
물론 저같이 피부가 까만 사람은 피부암에 걸리지 않겠지만요.. (타이슨의 농담입니다. ^^;;)

안드로메다 은하와도 언젠가는 충돌할 예정
계속 팽창하는 우주는 결국 온도가 절대0도에 가까워져 어떤 생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

<슬라이더2: 지구>

대규모 지진과 화산 / 15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홍수 / 토네이도 / 태풍 / 번개
지구 표면의 2/3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
나머지 표면의 절반도 추위나 기근에 허덕임
질병 / 기후변화 / 소행성 충돌 등으로 언제든 대량멸종의 위험에 처할 수 있음
지구상에 지금까지 나타났던 생물종의 90%가 멸종했다는 사실
사실 90%가 아니라 99%라고 해야 맞습니다.
태양계의 내행성계는 총알의 표적과 비슷한 신세 - 혜성, 소행성, ...
지구상에 다세포생물이 출현하는 데 35억년이나 걸렸음
생명 자체는 비교적 일찍 출현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다세포생물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남조류(cyano bacteria)가 열심히 광합성을 해서 대기중 산소농도를 충분히 올려놓고 나서야
겨우 다세포생물이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 35억년이 걸렸습니다.
그다지 효율적인 공정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죠?


<슬라이더3: 인간>

저는 여기서 인간들끼리 서로 죽이는 건 빼고 순전히 자연적 재난만 나열했습니다.
온갖 선천성 난치병: 백혈병, 혈우병, 겸상적혈구 빈혈증,
다발성 경화증, 간질병, 파킨슨씨병, 루게릭병
전자기파의 전 파장 중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일부에 불과
지적 설계론자들은 인간의 눈의 정교함에 찬사를 바치느라 바쁘죠.
하지만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가 거의 장님이나 다름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시력을 잃음 - 치아도 마찬가지 - 알츠하이머 - 전립선암
들이쉬는 숨에서 몸으로 흡수되는 산소의 비율은 극히 낮음
온혈성 동물이라 악어와 같은 냉혈동물과 달리 끊임없이 음식물을 섭취해야 함
악어는 한달에 닭 한마리만 먹고도 끄덕 없습니다.
인생의 거의 1/3은 거의 혼수상태와 다름없는 상태로 보냄
자기장이나 라듐 방사선, 이온화 방사선 등은 감지할 수 없음
치명적인 가스들: CO, CH4, CO2

<슬라이더4~5: 선천적 기형/장애>

차트에 보시듯 우리는 이런 것들의 원인을 극히 일부밖에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슬라이더에 보이는 애기들의 사진은 끔찍합니다. (임산부, 노약자 건너뛰시기 바람)
초월적 설계자가 정말 있다면 이 얼마나 멍청한 짓이란 말입니까?
우리는 우리의 기준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면만을 보고 감탄하고 칭찬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 우주가 우리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환상은 금방 깨어집니다.


<슬라이더6: 신체기관 설계의 불합리성>

매년 인구의 몇%가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다 질식사합니다.
음식을 섭취하는 구멍과 숨쉬는 구멍, 그리고 말하는 입이 따로 있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건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돌고래는 실제로 이 구멍들이 따로 존재합니다.


<슬라이더7>

설계자가 우리 다리 사이에 어떤 일을 해 놓았는지 보십시오.
기쁨과 쾌락을 위한 장소를 하수구와 같이 묶어 놓았습니다.
제 정신을 가진 엔지니어라면 결코 이런 설계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_-;;)
이거야말로 부품이 잘못 결합된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 그리고 며칠 전에 올렸던 도킨스 관련 글에 여러 회원님이 주신 댓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우선 화면이 끊어진 다음분이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그 물음에 관해선 그게 끝으로 보입니다.
도킨스의 강연 및 전체 문답 부분은 자호님이 알려주신 도킨스의 홈페이지(richarddawkins.net)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호님이 말씀하신 건은 제 입장에선 뭐라 말하기 주제넘지만 아주 좋은 일로 생각하고, 계속 추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암튼 괜찮으시다면, 도킨스나 그 외 여러사람들의 동영상을 모자란 능력이나마 조금씩 옮겨보려 합니다.
댓글 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

Comments

기록원 2007.03.14 20:52
윽... 회원으로 가입하고 처음 써본 글인데 서툴러서 대략 10번은 고쳐 쓴 것 같네요..
그리고 저 화면은 왜 저렇게 작게 나올까요?? -_-;;; ...
유령 2007.03.14 20:57
크기 지정을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크기를 조정하였습니다.
유령 2007.03.14 20:54
반갑습니다.
가입 전에 올려 준 좋은 자료들 감사합니다.
기록원 2007.03.14 20:57
유령님.. 저도 반갑습니다. ^^ 안 그래도 여쭤볼게 있습니다.
비회원으로 쓸때는 그냥 HTML 옵션으로 쓸 수 있어서 이런 화면크기 같은게 조절이 가능했는데
회원으로 쓰니까 그런 기능이 보이지 않네요..
제가 찾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막아 놓으신 건지 ... 잘 모르겠습니다.
...
유령 2007.03.14 21:04
글 쓰기 화면에서 마우스로 크릭해서 크기를 조정하시면 됩니다.
html 코드를 전혀 몰라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기록원 2007.03.14 21:08
감사합니다. 아직 잘 몰라서 몇번쯤 더 시도해봐야 익숙해질것 같네요..
기록원 2007.03.14 20:58
억... 질문 올리는 사이 조절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죄송... ^^;;;
하록 2007.03.14 21:38
앗! 회원가입하셨군요.
오늘도 동시통역 감사드립니다 emoticon_001
지식의과학 2007.03.15 00:28
이분... 예전에 방송대학에서 저명한 천문학자들 모아놓고 앞으로의 우주에 대해서 토론하는 TV에 나오는걸 보았습니다. 그때 강렬한 인상과 함께 유쾌하다는 인상을 같이 받았는데 역시나군요 ^^
매향청송 2007.03.15 09:15
대단히 열정적인 강의 잘 봤습니다...번역도 감사합니다.....^^emoticon_103
개독타파 2007.04.13 14:04
역쉬 인간은 못 먹어도 배아야대........

좋은 자료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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