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정동칼럼] 다빈치코드와 한국 기독교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기사] [정동칼럼] 다빈치코드와 한국 기독교

꽹과리 0 4,704 2006.04.14 12:16

[정동칼럼] 다빈치코드와 한국 기독교
[경향신문 2006.04.13 17:52:08]

   일부 기독교 단체에서 5월 상영 예정인 영화 ‘다 빈치 코드’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한다. 만일 영화가 상영될 경우 극장 앞에서 대규모 상영반대 시위도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해 사학법 파동을 주도하여 서울시청 앞 등에서 이미 여러 차례 대규모 시위를 벌였을 만큼 조직력과 동원력이 있는 단체이므로 영화의 배급사나 관계자들은 한바탕 곤욕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종교단체의 反똘레랑스-민주사회에서 특정한 사회집단이 자신의 이해관계나 사상이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될 경우 그것을 공론화하고 그에 저항하는 것은 부자연스럽거나 비난 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종교계도 하나의 사회세력일진대 그 단체의 이러한 집단행동 역시 심상히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이미 ‘그리스도의 최후의 유혹’이라는 영화가 같은 방식으로 상영을 저지당한 전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깟 할리우드 영화 안 본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게 ‘똘레랑스’의 이름으로 덮어두자니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래도 사랑과 화해를 표나게 내세워 온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든다.

과연 ‘다 빈치 코드’라는 영화 한 편이 그렇게 기독교에 위협적일까? 예수가 책형을 당해 죽은 게 아니고 살아서 막달라 마리아와 가정을 이루고 후손까지 남겼다는 하나의 속설이 ‘소설’로 형상화되었고,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되니까 할리우드가 이젠 ‘영화’로 만들었다. 기독교도의 입장에서 보면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성경적 사실에 대한 절대불변의 확신이 기독교도들의 신앙의 힘이라면 이런 허무맹랑한 속설과 ‘상업적 통속예술’ 따위에 의해 흔들릴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요즘 식으로 바꾸어서 ‘시장(市場)의 것은 시장에게’라고 여유 있게 넘겨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소설이건 영화건 어차피 ‘다 빈치 코드’는 다른 베스트셀러, 블록버스터와 마찬가지로 몇 년 지나면 다 잊혀지게 마련인데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은 아닌가.

한국의 기독교(신교) 인구는 8백만명에서 1천만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전인구의 4분의 1 정도니까 적지 않은 비중이기는 하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내는 소리는 그보다도 훨씬 증폭되어 들려오는 것 같다. 대형교회의 비리, 목회자 세습 등 내부 문제에서부터 한·미관계나 사학법 문제 등 외부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른 종교에 비해서 기독교계가 내는 소리는 지나치게 요란스럽다.

-신정국가론적 과욕·오만 우려-종교가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제도라고 한다면 그에 걸맞게 좀 차분하고 내향적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건 비단 나 같은 무신론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기독교계의 행태는 겸손하지 못하고 안하무인격으로 보일 때가 많다. 이번 영화 ‘다 빈치 코드’에 대한 과민반응의 배후에는 단지 이단적 속설에 대한 경계를 넘어 이를테면 초등학교의 단군상 머리를 ‘까부수었던’ 때와 같은 위험한 신정국가론적 과욕과 오만이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다 빈치 코드’가 개봉된다고 하는 시점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젠 ‘유다복음’ 원본이 발견되어 예수의 생애와 관련된 기독교의 정통적 도그마가 때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큰일이라도 난 듯이 그처럼 쌍지팡이를 짚고 나서는 건 거꾸로 자신들의 신앙이 그만큼 내적으로 허약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으로 보인다. 빈 수레 요란하다는 말, 성경말씀은 아니지만 목소리 큰 기독교도들이 한번쯤은 경청해 둘 만한 말이 아닌가 한다.

〈김명인/인하대 교수·계간 ‘황해문화’ 주간〉-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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