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구장 없애 축구장 만들더니, 축구팀은 왜 내쫓아?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하키구장 없애 축구장 만들더니, 축구팀은 왜 내쫓아?

엑스 0 4,093 2002.06.15 22:18

하키구장 없애 축구장 만들더니, 축구팀은 왜 내쫓아? (성남 일화 축구단의 위기를 바라보면서)

"일화축구단으로 인해 시민들의 편이 갈리고 있다. 화합을 원하는 대다수 시민을 위해 더 이상 성남 일화 축구단의 연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 지난 2월 5일 성남시 김병량 시장이 시청에서 열린 지역 축구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이에 대해 항의하는 축구팬들의 방문이 폭주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이 갈리다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 이 문제는 천안을 연고지로 하고 있던 일화 축구단이 성남으로 이전을 추진하던 1999년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성남 기독교 연합회 등 일부 기독교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통일교가 구단 운영의 배후에 있다는 이유로 일화축구단의 연고지 이전을 적극 반대해 온 것이다. 축구팬으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종교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더라도, 그들의 주장 역시 틀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것이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을 이유로, 불과 1년여전의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하는 성남시의 무책임하고 일관성 없는 행정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김시장이 내세우는 이유란 것이 '시민들의 편이 갈리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1년전이나 지금이나 새삼스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무엇이 무책임한지, 일화 축구단의 경우부터 보자.
2년 연속 최하위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일화는 연고지를 옮긴 작년, K-리그 3위, 아디다스컵과 FA컵 준우승 등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었고, 이에 따라 전년대비 120% 오른 관중동원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1999년 12월말, 일화 축구단이 성남으로의 연고지 이전을 추진하면서 약속했던 '연고지 학교 축구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었다. 작년 한해동안, 풍생고교 등 성남시의 축구 발전을 위해 구단에서 지원한 금액은 1억1764만원에 이른다.

성남시의 축구팬들에게는 또 얼마나 무책임한가. 일화 축구단의 홈경기가 처음으로 열렸던 작년 3월 26일. 2만6000여명의 성남 시민의 박수를 받으며 시축을 한 사람이 바로 김병량 시장이다.

이번 결정이 더욱 한심해 보이는 것은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하키 대표팀이 은메달을 딴 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던 것이 바로 '하키전용구장' 하나 없는 현실이었다. 그런데 2년여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분명히 성남에 '하키전용구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드니 올림픽이 불과 1년여 앞으로 다가왔던 1999년 3월. 성남시청은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단 하나의 하키전용구장을 일방적으로 없애 버렸다. 이에 대한 하키계의 반대는 엄청났지만, 성남시청은 결국 이를 묵살하고 8억여원의 비용을 들여 성남 종합 운동장의 하키경기용 인조잔디를 걷어낸 후 천연잔디를 깔아 버렸다. 축구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때 성남시가 내세웠던 이유가 바로 '프로축구단을 빠른 시일내에 유치하기 위하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선 이렇게 일화 축구단을 내쫓으려 한다. 당시 축구장을 만든 진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의혹이 생기다 보니, 성남 일화 축구단을 내쫓는 이유로 내세운 "화합을 원하는 대다수 시민을 위해"라는 말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리 없다.

오히려 30만에 이른다는 성남시의 기독교 인구와 곧 다가올 선거가 맘에 자꾸 걸린다. 국가적 대사인 2002월드컵을 코앞에 둔 지금, 도대체 무엇을 위한 '지방 자치'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2001/02/07 오후 9:49:43
ⓒ 200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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