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관한 여러기억



나의 기독교 경험담

교회에 관한 여러기억

믿고싶지만어이없는 2 1,280 2005.06.17 00:54


가입한 기념으로 어릴적 경험담을 쓸려고 하니까 교회에 관련된 기억이 제법 많군요.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교회가 불났던 그때겠는데 하필(?) 그 교회를 그만다닌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 정확히는 모릅니다. 

저와 동생들(저 포함 셋)은 친구따라 다닌것도 있지만 엄마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교회를 다녔습니다.  사실 부모님은 그때도 무교셨고 지금도 무교십니다.  그런데도 애들은 셋다 교회에 보내면서 주일마다 천원씩 쥐어보내셨죠. 특히 남동생에게는 열성적으로 교회를 강요하셨는데 그 이유란게 교인은 술담배를 안한다는 거였습니다 ㅡㅡ;   교회 약발이 받았는지 남동생과 저희들 모두 술담배 안하네요. (지금 교회에는 한놈도 안다니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우리는 교회를 다녔지만  전  나름대로 신앙심이 있었습니다.  어릴적 소원이 무었이냐 물으신다면 천당가는 거였거든요.  그때 어린 마음에 평생 고생하더라도 영원히 천당에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신심이 흩어질 온갖 골치아픈 정보들을 마주하면 차라리 내가 중세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완벽한 신앙을 가지고 죽어서 천당에 갈수 있는데 이러다가 천당 못가면 어쩌지라는 생각까지 했다면 말 다한거겠죠.  지금 생각해보면 잔머리가 도통했다고밖에 할말이 없습니다. 

집에서 교회가라고 성경책에 찬송가책에 주일마다 헌금까지 쥐어줬지만 부모님과 저희 모두 교리에 관해서는 완전 무지했고 교회 선택도 발길닿는대로라는 주의였으므로 친구따라 이 교회 저 교회 헤메고 다녔습니다.  맨 처음에는 진짜 허름한 개척교회를 갔습니다.  가정집 2층에 있던 그 교회(?)는 네온싸인도 없었죠.  오래전에 망한듯합니다.  두번째는 제법  다녔는데 거기서 카톨릭 비방 대자보가 여름 수련회 사진들과 나란히 걸려있었던것을 기억합니다.   그때 생각에는 마귀들이 바로 카톨릭이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고보니 카톨릭도 잠시 다녔군요.(삼촌이 카톨릭 신도셨습니다.  일찍 돌아가셨지만)

마지막으로 세번째 다니던 교회는 2층짜리 건물을 가지고 있던 서x교회였습니다.  그 교회도 지극히 평범한 교회였습니다.    이 교회를 2년정도 다녔는데 그때쯤 되니까 점점 교회에 질린 상태였습니다.  나이먹어가면서 빠진 애들도 많아져서 재미도 없어졌고요.   그래도 저도 교회를 빠졌고 제 친구는 그대로 다녔습니다.  한 일년쯤 후에 어느날인가 그 교회에 불이 났습니다.  불났을때 구경은 못했지만 나중에 타버린걸 봤는데 제대로 탔더군요.  그런데 그 후에 친구를 만나서 교회가 탔더라고 말을 하니까 친구가 그러더군요.  목사님 말씀이 하나님이 더 크신 성전을 지어주시려고 태워주셨답니다.......

이 말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안나왔습니다.  하나님이 방화범도 아니고 이게 무슨 소린지. 친구에게 넌 어찌 생각하냐고 물어보니 그 친구도 상당히 어이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도 결국은 4층짜리 성전이 새롭게 들어섰습니다.   불나기 전에 재건축하려고 저축을 많이 해놨는지 신도들이 열성적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불난지 얼마 안되서 빨리도 세웠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기쁜일이 생기면 하나님의 은총이고 나쁜일이 생기면 하나님이 주신 시련이라고 하는 교회의 논리대로 볼때 교회에 불이 난것은 분명히 시련입니다.  그런데도 그걸 단숨에 축복으로 바꾼 목사에게 감탄을 금할수 없습니다.   사업가 기질이 넘치는 인물이였던 모양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그 실력자가 왜 재계에 투신하지 않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결국 망한 개척교회와 성공한 개척교회의 차이점이 이것 아난가 싶기도 해서 씁쓸하지만 웃기기도 합니다.  건축비용때문에 큰일이 생긴 신도가 없다면 이것도 블랙코미디의 일종이겠죠.

지금도 그 교회는 당당히 서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하나님이 축복을 안해주신 덕택에.

Comments

즐쳐드삼 2005.06.23 20:57
그냥 우리나라 전체를 리모델링하게 전부 다 태워 달라고 하삼
스파이더맨 2005.06.17 03:27
재미있네요 ^^ 특히 목사의 영업전략에 대한... 목사들이 말빨 좋고 영업전략 좋아야 사업이 번창한다고 하더군요. 교회도 비즈니스니까요 ^^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가 야훼 말쌈인 듯... 교회에 불 난 게 은총이라... 허허헐;;;  그 놈의 은총 두 번만 받으면 사람 다 타죽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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