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을 억누르며 고백합니다(옮긴 글)



나의 기독교 경험담

수치심을 억누르며 고백합니다(옮긴 글)

쿠우울 18 3,634 2005.02.23 14:14
수치심을 억누르며 고백합니다.

번호: 2759 글쓴이: 한얼
조회: 90 날짜: 2005/01/28 19:52


- 부끄러운 이글을 모든 분들께 드립니다. -


며칠전 아침의 일 입니다.

그날도 여전히 "시민의 발" 이라는 사명감에 시내버스를
열심히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대형할인점 앞을 마악 돌아가는데 할인점 앞에 웬 할머니들이
줄지어 앉아 있더군요.

그런데 그중에 얼굴은 쭈글쭈글하고 다늙은...그러나 웬지
예사롭지 않아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얼핏 스쳐 보이길래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차의 속도를 줄여서 유심히 보니까,

아니....! 이게 누굽니까?...바로 저의 어머니 였습니다.

(알고보니 그 대형할인점에서 대규모행사중이었고 행사기간중,
매일 선착순 몇백명씩에게 미니라면 1박스씩 준다는 광고에
그걸 타려고 모여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어머니께서도 그 미니라면 1박스 타볼까 하는 생각에 줄지어
앉아 계셨던 거지요.

--------------------------------------------------------

세월은 약 40 여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1960 년대 중반....저는 그당시에 보통집 아이들은 꿈도 못꾸는
유치원을 다녔습니다. (교육대학교 부설유치원)

그리고 유치원 졸업후 곧바로 교육대학교 부속국민학교에
입학 하였지요.

베레모에 곤색 제복을 입은 코흘리개 아이.....그런 제가 너무도
대견스러웠던지 당시 사업가 이셨던 제 아버지께서는 저의 학교에
향나무 6 그루를 기념 식수 하셨습니다.
(최근에 가보니 그나무들이 너무도 크게 자라있더군요.)

그당시 저의 집은 일대에서는 소문난 부잣집이었습니다.
주변사람들로부터는 항상 "부잣집도련님" 이라는 애칭이
따라 다녔습니다. (물론 그때는 그게 좋은건지도 몰랐지만...)

세월이 흘러....1970 년대 초반,

가정과 살림밖에 몰랐던 제 어머니는 젊은 아녀자의 몸으로 당시
개척교회 목사의 전도에 홀려 교회로 발길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역시도 그때부터 어머니 따라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지요.
교회(예수교장로회) 다닌지 얼마 지나지않아 저의 어머니는 교회에
돈을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종을 세운다, 건축헌금이다...등등,)

그리고 그때부터 저의 아버지와 불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급기야는 1983 년도에 이혼까지 하게 되었고,
(이혼당시에 재산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반반씩 나누었슴.)

이혼후에도 어머니의 교회에 재산 바치는 일은 끊어지지않았습니다.
참으로 줄기차게 바쳤습니다.

ㅇㅇ동 포도밭 팔아 교회부지 마련해서 헌납하고...시내점포
처분해서 교회 건물 짓고...그러다가....교회를 많이 개척해야
나중에 천국집에 큰 복을 쌓는다면서 또다른 목사 섭외하여
교회 개척하고.....

급기야는 목사들끼리 싸움도 치열했습니다.

예전 목사는 내 신자(저의 어머니) 돌려달라고 협박하고, 이번 목사는
그렇게는 안된다...하고...결국에는 마지막 남은 아파트 한채와
10 마지기 논마저 바쳤습니다.

그당시에(1984년도) 저는 하던 일이 잘 안되어 어머니께 도움을
요청한적이 있었습니다.

"어머니...큰아들인 저에게 도움한번만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일이 실패할지라도 두번 손벌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끝내 거절당하였고 그 재산들은 교회로 흘러가게 된거지요.

저는 끝내 하던일을 처분하였고 그 시기에 맞추어 저의 신앙심도
식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도 한때는 신앙생활 열심히 했었습니다.

교회청년회 회장직도 맡아서 앞장서서 전도활동도 많이 하였고 숱한
나날들을 밤을 하얗게 새우며 성경통독에...신학공부...등등,

그러나 가산이 탕진한 후부터 종교에 대하여 의구심과 회의감이
깊어지기를 15 년 세월....

(많은 기독인들은 이럴때일수록 성경에 나오는 "욥"처럼 시련을
이겨내야 진정으로 거듭난다...라고 앵무새처럼 말하곤 합니다.)

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이런저런 일들을 가리지 않고 했습니다.
막노동에 날품팔이 등...등,
그러다가 8 년전부터 지금의 직업인 시내버스를 하게 된것이지요.

이제 나이 50 을 바라보는 지금...저는 현재의 고달픈 삶이 전적으로
"종교"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자신의 무능력이 제일 크겠지요.

하지만 지금도 힘들때면 문득 문득 드는 생각....그 당시에 그 많던
재산중에 조금만이라도 나의 사업에 도움이 되어주었더라면...

그당시 목사들 뒷바라지에, 그리고...교회들 개척하는데 쏟았던
그 많은 정성들...이 자식에게도 조금만이라도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드는것은 왜 일까요?
참으로 부모자식 간이라도 "애증의 세월" 이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글을 쓴다는것 자체부터가 어머니께 씻지못할
불효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종교(특히,기독교) 는 저주하고 증오하지만
제 어머니는 사랑합니다.
비록 힘든 삶을 살아가고는 있지만 어쨌든 저를 이세상에 만들어
주신 분이니까요.

지금도 제 어머니는 저만 보면 그럽니다.

"얘야~ 니가 다시금 예수만 영접하면 나는 소원이 없다..."

그럴때면 저는 말이라도 "예...어머니 살다보면 그럴날도 있겠지요..."
이렇게 얘기하지만 속으로는 "어머니 죄송합니다..."하고 만답니다.

참으로 부끄럽지만 제 어머니는 기독교에 세뇌가 깊이 든 분입니다.
어쩌면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예수만 부르짖다 가시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런 어머니를 애잔한 마음으로 바라만 볼 뿐입니다.

며칠전에 할인점 앞에서 보았던 어머니의 초라한 모습...

그 많던 재산 이며 전답들...다 교회에 바치고 이제 늘그막에 돈없고
힘없으니 그 라면 하나라도 타볼까 하는 생각에 일찍부터 먼길
마다않고 와서 줄지어 앉아계신 것이지요.

그 모습을 보고 참으로 만감이 교차 했습니다.

도데체 어떤 인간들이 종교란걸 만들었나....
그리고 그런 종교가 누구를 위한 종교인가....를 생각하면 결코
그대로 방치 해서는 안되는게 종교란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군요.

-----------------------------------------------------

다음달이 저의 어머니 칠순 생신 입니다.

비록 박봉이지만 큰 맘먹고 이번 칠순때 한냥짜리(10 돈) 순금목걸이
해드릴 계획입니다.

어쩌면 어머니는 그마저도 팔아서 교회에 바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상관없습니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마지막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입니다.

현재 어머니는 저와 따로 살고 계십니다.
시골에서 허름한 남의집 방 한칸을 빌려 외롭게 지내시는게 마음에
걸려 이따끔씩 제가 찾아가서 간청을 합니다.

"어머니...비록 저의 집이 좁지만(25평 아파트) 좁은대로 어머니를
모시고 싶군요...그냥 맨몸으로 들어오세요..."

하지만 어머니는 과거에 저에게 대했던 일이 미안하고 또,
며느리(제아내) 가 걸리는지 지금껏 거절하고 계시는 군요.

-----------------------------------------------------

후유....! 이제 나의 치부를 다 보여드렸습니다.

수치감에 한없이 부끄럽지만 하고싶은말 다하고 나니 한편으론
시원하기도 하군요.

옛날엔 "모태신앙" "선교사"...등, 그런 말들이 왜 그리도 숭고하게
들렸을까요?

모든게 "우매함" 이 낳은 결과 였겠지요.
지금은 그런 단어들이 흉측스럽게만 들릴뿐입니다.

저의 네명의 자녀 역시 "모태신앙" 이었지만 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거의 대부분 기독병 치료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듯 건전한 자녀를 양육하는것에 삶의 보람을 느끼며 비록
일은 힘들어도 오늘 하루도 핸들을 잡으며 열심히 살고 있답니다.

혹시라도 이 글 보시는 기독인들....저의 어머니의 신앙은 잘못된 신앙
이라는...따위의 답글은 저는 원치 않습니다.

또한 기독인 들한테 만큼은 어떠한 답변도 듣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신은 결코 없다" 는 것을 알리고 싶고
또, 빠지더라도 너무 깊게 빠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진정한 세상진리" 를 터득할수 있게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어린 감사말씀 드립니다.


- 졸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Comments

우기 2005.03.16 13:55
정마 가슴이 아프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하면서도 글쓰신분의 용기와 노력에 감동이 되네요. 부모님의 대한 사랑...많이 배웠습니다.
하승익 2005.02.27 08:39
신은 공경은 하되 가까히하지 말라는 공자님말씀.
옥수수 2005.02.25 22:20
저도 들은 얘기인데 제 형님과 같이 일하는 분 중에 한분이 교회헌금을 많이했는데 생활이 어려워 헌금을 못하자 목사가 벌레보듯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분은 두번다시 교회에 가지 않는다고합니다. 믿는건 좋으나 거기에 푹 빠져서 헤매면 안되겠죠. 목사의 문제는 결혼해서 가정생활한다는게 제일 큰 문제 같아
산들바람 2005.02.25 14:41
휴...글 읽어보니..정말로 맘이 아프네요...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삶을 자신으로써 살아가는게 더 값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 빈치 2005.02.25 10:58
역시... 기독교는 가정을 파괴하는군요...쓰레기 같은 기독교...
신을부수는자 2005.02.24 14:23
내가 아는 형의 아버지도 영생교에 빠졌다가 한번 망한적이 있다던데...정말 좀 그렇다...
나는높은자 2005.02.24 13:25
이글좀 널리 퍼뜨립시다emoticon_024
슈퍼카비 2005.02.24 10:53
정말 절실함이 묻어나오는 글이군요..
짱아 2005.02.24 07:30
기독교에 쇠뇌당하기전에 당장빠져나와야한다는 강동에글
후니미니 2005.02.24 05:20
그래도 열심히 사시는 모습... 좋네요..힘내세요~
MadManLee 2005.02.24 04:03
존경합니다... 심신으로 얼마나 많이 힘들고 지쳤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한손도 놓을수 없는 처지에서 마음고생이 심하셧겟어요...
참 마음이 넓으신분 같아요.. 제개 해드릴수 있는건 " 힘내시고,지금처럼 넓게 생각하고 웃으며 생각하세요" 란 말밖에 드릴게 없네요...
정신병자 2005.02.23 17:35
음~
앞으로도 문제가 많이 남아있는거 같네요
모든일에 현명하게 대처하셨으면 하네요.
다빈치코드 2005.02.23 17:24
철저히 평생을 당하셨군요..
Holiday 2005.02.23 16:11
좋은 글이네요....
이런 글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독교인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글이군요..........
빙그래 2005.02.23 16:10
저도 그 교회 다녔었는데  그 목사가 쫄딱 망한 그 선배 얼굴 쳐다보며 무슨 생각에 잠길까 궁금합니다.

고향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나 한번 해볼람니다..그 선배 지금도 그 교회 계속 출근하는지  물어봐야겠네요^^

아마도 그 목사놈은 그 선배가 더이상 교회 근처에 얼씬거리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하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여 ㅠㅠ
빙그래 2005.02.23 15:58
정말 안따까운 일이군요.......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있을까요..

저의 고향에 토지를 많이 가지고 계시던 분이 한분 있었는데....그 땅이  토지개발 공사에 수용을 당해 엄청난 보상금을 받았었지요..

그분은 그 당시 약 35세 정도의 나이였었는데  수용 보상금으로  그 동네의 요지에 상당히 큰 상가용 건물을 지으셨어요..

그런데 마침 수용당하던 땅에 그 전부터 교회가 하나 있었지요..

그 교회도 함께 수용을 당했는데  이분이 3억이라는  돈을 건축헌금으로 내시더군요.....

그와 동시에  그 교회 장로의 반열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고 하더군요..

전 그 이후로 고향을 떠나서 살다가 4년만에 고향에 가 봤더니  그  선배의 건물이 경매로 넘어거고 지금은 끼니 걱정하며 산다고 하더군요.

내가 친구들에게 어케된일이냐고 물었더니 교회에 헌금을 많이 하다가 망했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생각 나네요....
토르 2005.02.23 14:36
emoticon_007한편으로 가슴아픈 글이네요.
으리부리 2006.12.13 23:14
우리 여남이 누나가 미장원해서 번 돈 몽창 그랬는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184 짜증나는 연예인들.. 댓글+21 jy-sy 2006.01.04 3733 0
2183 천일동안의 사랑이 이렇게 끝나버렸습니다. 그놈의 단기선교인가 뭔가때문에 댓글+15 이현근 2004.02.21 3731 0
2182 '어느 교회 다니시나요?'라구 묻는 이웃에게 머라해야할지.... 댓글+11 대물 2007.04.16 3731 0
2181 무교 집안으로 시집 온 기독교 며느리 댓글+7 enjoy myself 2007.01.02 3729 0
2180 경험담이지만 여러분들께 드리는 '상담'이기도 합니다. 댓글+21 Totoma 2006.09.15 3700 0
2179 여자친구와의 기독교에 관하여 어제 새벽에 열띤 논쟁을 하였습니다. 댓글+13 나자신을믿자 2006.04.09 3695 0
2178 개독 계모때문에 아버지랑 의절했다. 댓글+13 karma 2007.01.20 3688 0
2177 자유의지 조아해요!! 댓글+3 윤서 2010.01.29 3662 0
2176 조금의 말을 하려 합니다... 댓글+1 천유설 2010.02.11 3659 1
열람중 수치심을 억누르며 고백합니다(옮긴 글) 댓글+18 쿠우울 2005.02.23 3635 0
2174 내가 기독교에 절망한 경험 댓글+11 예수의문 2006.04.24 3593 0
2173 천주교 안 나가게 된 이야기 - (가입인사겸) 댓글+8 기타홀릭 2007.04.21 3593 1
2172 반기련 여러분..정말입니까ㅠ_ㅠ? 댓글+20 20살.. 2005.07.29 3591 0
2171 남친과의 종교적 갈등.. 조언부탁드립니다.. 댓글+21 sue 2005.06.13 3587 0
2170 기독교에 대해 안좋게 보시는 것에 대한 궁금증.. 댓글+23 잌투스 2006.10.03 3571 0
2169 외국과 한국 교회 답사기.....-십일조를 깐다- 댓글+2 엑스 2002.07.22 3566 2
2168 그냥 이것저것 잡글 댓글+16 베니레오루이 2007.03.02 3561 0
2167 개신교아내와 처가를 가졌던 사람입니다. 지금? 행복합니다^^ 댓글+16 마룡폭주기 2006.07.18 3553 0
2166 이해할 수 없는 개독 환자 사모 댓글+18 봄의왈츠 2006.04.30 3508 0
2165 답답한 이 내맘. 댓글+15 sl 2006.08.09 3504 0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04 명
  • 오늘 방문자 2,369 명
  • 어제 방문자 4,805 명
  • 최대 방문자 5,411 명
  • 전체 방문자 1,533,668 명
  • 전체 게시물 14,416 개
  • 전체 댓글수 38,042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