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회가 두렵다. -by enemy



나의 기독교 경험담

나는 교회가 두렵다. -by enemy

엑스 2 1,954 2003.04.04 08:31

나는 교회가 두렵다.

우리집은 가난하다. 전기, 수도, 가스공급 중단알림종이 자주 받아봤다. 수도가 안나와서 학교가기전에 못 씻을 뻔 했는데, 아버지와 공공수도에 물뜨러 가서 씻은적도 있다. 내가 용돈을 못봤은 것은 몇 달째이다. 그래도 어머니는 매일 같이 새벽교회를 가셨고,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교회를 나가셨고, 일요일 아침9시에 교회에 가서 오후 5시에 집에 들어오셨다. 물론 성금은 만원씩 빼먹지 않고 내셨다. 어머니에게 돈이 없으면, 몇 달전에 받아놓고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안 쓴 내돈을 빌려가셨다. 나에게도 없으면 주의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교회를 가셨다. 나는 교회가 두렵다.


어머니는 내가 6살때 부터 교회를 안 나가시다가, 내가 중학교를 다닐 무렵 다시 교회를 다니셨다. 교회를 다니기 이전의 어머니는, 내가 싸움을 하고 와도 그냥 안아주셨고, 내가 어머니에게 심한말을 해도 같이 울면서 괜찮다고 하셨고, 어린 내가 어머니 지갑을 훔쳐서 돈을 꺼낼 때에도 오히려 용돈을 더 주시려고 노력하시는 그런 분이었다. 우리 집은 못 살았지만, 우리 집에는 남들집 부럽지 않은 어머니가 있었고, 나는 가난을 제외하면 행복했었다.


교회를 다시 다니면서 어머니는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얘기를 더 많이 하시는 것 같더니, 자기 주장이 예전보다 강해지셨고, 똑같은 말을 하루에도 몇 번, 몇 십번 반복하셨다. 또, 나에게 교회를 가자고 해서 같이 가봤는데, 어머니는 다른 교회인들과 얘기를 나눌 때 내가 아는 어머니가 아니었다. 나는 갈수록 어머니를 피하게 됐다. 교회도 따라다니지 않았으므로 어머니도 나에게 점점 무관심해졌다.


고3이 되고 나는 아픈 때가 많아졌다. 몸이 오들오들 떨리고 정신이 없어서 학교를 조퇴하고 집에 오면, 어머니는 나에게 밥먹으라며 교회를 가신 적이 있었다. 또, 내가 고3 때 컴퓨터에 중독되서 앉아 있는 것을 본 어머니는 나에게 "공부좀 해!"라는 큰소리를 치셨다. 그 후에 부연설명으로 교회에 다니는 다른 집 얘기가 나왔다. 공부와 관련해서 큰 소리를 들은 것은 평생동안 그 때가 처음이었다.


수능 시험이 끝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나는 게임폐인이 되었다. 어머니는 컴퓨터에 앉아있는 나에게 큰소리를 쳐서 야단치기 일 수였고, 나는 어머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렇게 갈등이 커졌고, 나는 그 후, 생일 때 어머니로부터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얼마 후, 어머니 생일 때, 나는 아침 일찍은 아니지만 생일 축하 인사를 했고 점심시간에 없는 돈으로 중국집에서 음식도 시켜먹었다. 다음 날, 아버지와 어머니는 집안 물건이 부서질 정도로 큰 싸움을 했다. 나는 그 싸움을 말리다가 어머니에게 "너도 똑같아! 자식도 아냐!"라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와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나는 교회가 두렵다.


나는 그 일이 있은 후,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는 밖에서는 멋진 남자였지만, 집에서는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 항상 친구, 형제들과 술먹고 놀다가 집에는 늦게 들어오기 쉬웠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아버지를 싫어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와 얘기해보고 아버지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었다.


아버지는 10남매의 장남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돌아가셨으니 그 집안의 기둥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남동생(삼촌)의 결혼식이었다고 한다.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지, 그냥 일요일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못하지만, 어머니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교회에 갔다고 한다. 그 밖에도 어머니와 교회에 얽힌 사건은 엄청 많았고, 아버지는 반폭력 반강요로 교회를 억지로 끊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동안의 세월이 나에게 나쁜 아버지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제 어머니는 나에게나, 아버지에게 어떠한 심한 말도 서슴없이 하신다. 그리고 방에서는 어머니가 기도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그런 어머니에게 미안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기도의 나날이 길어질수록 어머니의 말과 행동은 더 심해졌다. 나는 어머니를 포기하고 있다.


이런 글을 썼다고 어머니를 욕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나는 종교를 이슬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슬은 뱀(뱀은 악이 아니다)이 먹었을 때, 독이 된다. 그 독에 인해 우리 집은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 나는 미래에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다. 설사 후에, 내가 결혼을 한다할지라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피하고 싶다. 나는 교회가 두렵다.




 

Comments

세일러문 2004.09.15 13:55
너무 글이 아래에 깔려서 그런가봐요;
satzki 2004.09.02 01:14
좋은글인데 이게 왜 베스트가 안됬을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184 [펌] 답답한 현실..... 쯧쯧쯧 2003.08.03 1973 0
2183 우리집을 찾아온 어느 기독교인들.. 나난 2003.08.02 1876 0
2182 난 하야시다 !!! 댓글+2 眞如 2003.08.01 1794 0
2181 나의 이야기... 댓글+1 지나가는 나그네 2003.07.29 1615 0
2180 사각지대 사각지대 2003.07.11 1634 0
2179 (질문) 죽음을 지켜보는 입장... hyades 2003.06.27 1528 0
2178 고3을 위한 수능 100일 기도회... 샤샤샥 2003.06.25 1517 0
2177 ^^쥐뿔님의 글(삼막사 까까중 몽뎅이) 眞如 2003.06.23 1456 0
열람중 나는 교회가 두렵다. -by enemy 댓글+2 엑스 2003.04.04 1955 0
2175 인사겸 주절... TheQueen 2002.11.28 1592 0
2174 목포 "유달중학교" 학부모님의 하소연. 댓글+2 정미애 2002.11.25 2165 0
2173 [re] <공립학교서 복음성가 '강제 합창'> 댓글+1 오디세이 2002.11.25 1645 0
2172 정말 미치겠다. 댓글+1 2021 2002.11.14 1735 0
2171 제 남자친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ㅜ.ㅜ 댓글+1 나는나 2002.11.09 2209 0
2170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엑스 2002.09.26 1624 0
2169 기독교는 나보고 지옥에 떨어져라고 했고 내가 악마를 불러들인다고 했다 (안티예수 펀글) 쥐뿔도없는놈 2002.08.24 1870 0
2168 친구와 같이 갔던 모 기도원 체험 (작자미상) 오디세이 2002.08.08 1869 0
2167 [체험] 교회참관기 II (by 오디세이) 오디세이 2002.08.07 1833 0
2166 [참관기]오디세이 부흥회 가다~~~!! (2001/05/29) 오디세이 2002.08.05 1615 0
2165 오디세이의 교회관찰기....(1) (2001/05/07 ) 오디세이 2002.08.05 1526 0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02 명
  • 오늘 방문자 3,267 명
  • 어제 방문자 4,263 명
  • 최대 방문자 5,411 명
  • 전체 방문자 1,553,199 명
  • 전체 게시물 14,417 개
  • 전체 댓글수 38,042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